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한국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6호가 내년 초(2026년 1분기) 프랑스령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유럽 우주 발사체인 아리안스페이스의 베가-C(Vega-C)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아리랑 6호는 기상이나 시간에 제약받지 않고 지구를 고해상도로 관측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천후 영상레이더(SAR)를 탑재, 지상 관측분야에서 큰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아리랑 6호의 SAR(합성 개구 레이더) 시스템은 X-밴드(9.66GHz)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0.5m의 초정밀 해상도를 구현하며, 5km에서 최대 100km에 이르는 다양한 스와스 폭으로 이미지를 촬영한다. 이 기술은 기존 광학 위성으로는 불가능했던 야간, 악천후와 같은 환경에서도 뚜렷한 관측이 가능해 재난 감시, 환경 모니터링, 공공안전 강화 등 다양한 국가 수요를 충족한다.
아리랑 6호는 2012년 12월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돼 2018년 2월 상세 설계를 완료했으며, 2022년 위성체 총조립과 우주환경시험을 마쳤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래 예정되었던 러시아 엔가라(Angara) 발사체 사용 계약이 취소되면서 지난해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사의 베가-C 로켓으로 발사 계약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베가-C 발사체의 기체 결함과 동반 탑재 위성의 개발 지연 등으로 발사가 수차례 미뤄져 왔다. 현재 아리랑 6호 위성은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 보관 중이며, 발사 직전 최종 점검을 거쳐 현지로 운송될 계획이다.
총중량 1750kg인 아리랑 6호는 태양동기궤도에서 운용되며, 영상 데이터는 초당 600 Mbps의 속도로 지상국에 전송된다. 임무 수명은 최소 4년으로 설계됐으며, 국내 민간 및 군사 분야뿐 아니라 국제 우주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형열 위성우주탐사연구소장은 "아리랑 6호는 세계적 수준의 SAR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한국 우주 기술력의 도약을 의미한다"며 "우주 주권 강화와 우주 산업 생태계 발전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 김진희 인공위성부문장 역시 "앞으로도 위성 기술 고도화와 산업 생태계 육성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리랑 6호 발사는 여러 차례 연기로 인해 3700억원이 넘는 개발비와 추가 보관 및 발사 지연 비용 등으로 예산 부담도 커졌으며, 전문가들은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와 같은 독자 발사체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아리랑 7, 차세대 중형위성 2호도 연내 발사가 계획되어 있어 한국 우주개발 로드맵의 중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아리랑 6호의 발사는 한국의 위성 독자개발 역량과 글로벌 우주 산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으며, 악천후와 야간에도 고품질 관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재난 관리 등 공익적 가치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