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글로벌 IT 기업 오라클(Oracle)이 2025년 9월 대대적인 전 세계 인력 감축에 나서며, 미국을 비롯해 인도, 필리핀 등지에서 수천명의 직원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맞물린 전략적 재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Oracle 공식 뉴스, 오픈AI 및 Stargate 프로젝트 발표 자료를 비롯해 Fast Company, The Register, DatacenterDynamics, Reuters, Capacity Media의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9월 2일(현지시간) 워싱턴 주에서 101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최근 몇 주간 미국 내에서만 수백명의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플레젠튼, 레드우드 쇼어스, 산타클라라 시설에서 250명 이상이 해고될 예정이며, 이 조처는 11월 초에 본격 시행된다. 8월에도 베이 에어리어와 시애틀 등지에서 450명 이상의 해고가 단행된 바 있어, 이번 구조조정은 수백명 단위를 넘어 수천명 규모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 직원은 20년 이상 근속자도 포함돼 있어, 감원 대상이 신입이나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국 내 매사추세츠, 텍사스, 캔자스 등 다양한 지역과 함께 인도, 필리핀에서도 해고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오라클 내부에서는 익명 포럼 및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원들의 퇴사 및 해고 소식이 확산되면서, 한때 회사의 일반 슬랙 채널 인원이 하루 만에 약 3500명 줄어드는 현상도 목격됐다. 오라클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전체 인력 감축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다.
오라클의 이번 대규모 감원은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궤를 같이 한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에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2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며, 특히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AI용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 30억 달러를 투입해 클라우드 구축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 내 4.5 기가와트 용량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오픈AI, 소프트뱅크와의 합작인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500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미국 내 AI 인프라 산업 재도약과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재정적 성과 측면에서 오라클은 올해 회계연도 2025에 574억 달러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사프라 카츠 CEO는 2026 회계연도 매출 성장률이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하며 AI 투자에 따른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와 함께 올해 주가도 약 35% 상승해 최고가인 250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대규모 해고 확대가 고용 안정성과 조직문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시장의 우려도 일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오라클의 이번 감원에 대해 "AI 인프라 경쟁 본격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재편과 비용 효율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및 AI 사업 확장에서 대규모 인력 수요 변화와 함께 기존 인력구조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9월 말까지 지속될 수 있는 이번 해고는 AI·클라우드 패권 전쟁과 맞물려 IT 산업 전반에 걸친 기업들의 구조조정 흐름을 대변하는 현상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