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2025년 2분기 국내 타이어 빅3(금호, 넥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경영 성적표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통합 연결 실적에서 뚜렷한 영업익 감소와 순이익 급감으로 침울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특히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 오너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사법리스크와 실적 하락이 기업 안정성을 크게 흔들고 있다”는 위기론까지 대두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14일 잠정공시를 통해 2분기 연결 매출 5조3697억원, 영업이익 35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1.7%나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8% 감소했고 순이익은 무려 44.7%나 줄어든 1788억원에 그쳤다. 타이어 부문 매출은 2조5114억원(8.4% 증가), 영업이익은 3464억원(17.5% 감소)로 집계됐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품목관세 여파와 원자재·운임 상승 등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지난해 인수해 올해 1분기부터 연결 반영하기 시작한 열관리 자회사 한온시스템의 성적도 눈길을 끈다. 한온시스템은 매출 2조8581억원(11.7% 증가), 영업이익 643억원(10.2% 감소), 순손실 151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 회복과 환율 효과, 비용 구조 개선으로 외형은 성장했으나, 미국 시장 관세 부담(대미 15% 관세 확정, 비중 30%)이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 한온시스템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업계에서 '가장 선방'한 성적표를 내놨다. 2분기 연결 매출은 1조2213억원(7.9% 증가), 영업이익은 1,752억원(15.6% 증가)으로 2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고수익 교체용(RE) 타이어 시장 성장과 신차용(OE) 타이어 공급 확대, 고인치 및 전기차 타이어 판매 비중 증가가 주요 동인이다. 영업이익률은 평균 13.5%를 기록했고, 고인치 제품 판매비중은 43.4%, EV 타이어 OE 납품은 20.3%에 달했다.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지켜냈다는 평가다.
넥센타이어 역시 2분기 연결 매출 8047억원(5.4% 증가), 영업이익 426억원(32.2% 감소)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세 등으로 급감했다. 2분기 관세 손실은 50억원으로 집계됐고, 미국 고율 관세(25%)가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이다. 유럽공장 증설과 지역별 맞춤형 영업 전략으로 외형 성장은 이뤄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글로벌 관세정책 변화는 국산 타이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및 사업구조 개편을 심화시키며, 업계 전략 변화와 시나리오 플래닝의 중요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결국 이번 분기 실적은 수치로 집계되는 지표 이상의 메시지를 시장에 남겼다. 경영 불확실성, 관세리스크·원가 상승 리스크 대응,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여부, 미래 투자재원 마련 등이 국내 타이어 빅3의 중장기 전략과 안정성 판단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