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한 ‘탐나는전 현장 지급’ 정책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관광객 감소 추세를 막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지만, 재정 부담과 효과성에 대한 의구심이 병존하는 양상이다.
공항 도착 즉시 3만원 지급…“지역 소비 촉진”
제주도는 2025년 6월 10일부터 단체관광객에게 공항 도착 즉시 지역화폐 ‘탐나는전’ 3만원을 현장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지원 대상은 15명 이상 단체다. 지원 대상이 확대돼 기존 일반 단체(여행사 모객), 수학여행, 뱃길 단체, 협약·자매결연 단체, 동창·동문회 등에 더해 동호회·스포츠 단체와 기타 단체까지 포함된다.

특히 기존 사후 정산 방식에서 벗어나 “도착과 동시에 현금성 혜택을 제공해 지역 소비로 직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2025년 3월 시범 운영 당시 509개 단체(3만67명)가 신청했으며, 정식 시행 후 신청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탐나는전 사용률이 92%에 달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입증됐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외국인 관광객 적용 여부 논란…“중국인도 받나?”
정책의 핵심 논점은 외국인 관광객 적용 여부다. 현재 규정상 단체 신청만 가능하며, 개별 외국인 관광객은 제외된다. 그러나 2025년 3월 도입된 QR 통합결제 시스템은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21개 해외 결제 앱과 연동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도 탐나는전을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장 지급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아 “혜택 배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혜택 확대 필요성”을 주장한다. 2025년 2월 기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9.5% 증가했으나, 단체 지원 정책과의 연계성은 미흡한 상태다.

재정 부담 vs 지역 경제 효과…“과연 효율적인가”
정책의 재정 적정성도 쟁점이다. 3만원 지급 규모를 적용할 경우, 연간 100만명 단체관광객 발생시 3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2025년 관광 진흥 예산으로 1200억원을 편성했으나, 이 중 25%가 해당 정책에 투입되는 셈이다.
비판론자들은 “지난 2022년 지역화폐 판매량이 63배 급증하며 지자체 재정 압박을 초래한 전례가 있다”며, “단기적 소비 촉진보다 인프라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2025년 1~2월 제주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2.2% 감소했으나, 외국인 증가로 총량이 유지되며 “정책 타겟팅 오류” 지적도 나온다.
경제학자 김모 교수는 “단체관광객 지원이 지역 소상공인 구제에 긍정적이지만, 탐나는전의 70%가 편의점·대형마트에서 사용되며 소규모 업체 효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 대상 맞춤형 프로모션과 디지털 관광 인프라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2025년 하반기까지 탐나는전 사용처를 2만개소로 확대하고, 외국인 단체 신청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라며 정책 보완 의지를 밝혔다.
제주관광협회 양문석 회장은 “탐나는전 현장 지급은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접점이 돼야 한다”면서 "이 정책으로 제주도 경제가 다시 한 번 살아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