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실사는 5월 19일부터 27일까지 약 9일간 이어지며, 업계에서는 해외 규제기관의 국내 바이오 생산시설 실사가 드물다는 점에서 그 배경과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4공장 집중 점검…“불시 점검과는 무관, 고객사 요청 따른 정기실사”
FDA 심사위원단은 실사 첫 주 3공장과 4공장을 방문해 생산공정과 안전관리 체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직원들에게 실사 기간 동안 개인보호장구 착용, 작업용 타이머·호루라기 소지 등 안전수칙 준수를 강조하는 한편, 임직원 언행과 전문적 태도 유지도 당부했다.
삼성바이오 측은 “이번 실사는 미국 FDA의 해외 불시 점검 파일럿 프로그램과는 무관하며, 고객사와 관련된 정기적인 실사”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위탁생산(CDMO) 파트너로서 정기적으로 FDA 등 해외 규제기관의 실사를 받아왔다.
다만, 미국 FDA가 직접 대규모 생산시설을 장기간 점검하는 사례는 국내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규제 강화 흐름 속 “한국 바이오 신뢰도 시험대”
FDA는 최근 인도·중국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인 ‘해외 불시 점검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해외 의약품·식품 제조시설에 대한 현장 감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실사는 해당 프로그램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미국 내 제조사와 동일 수준의 품질·안전 기준을 글로벌 공급망 전체로 확대 적용하려는 규제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실사 소식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7%대 급등
실사 소식이 전해진 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일 대비 7.11% 급등한 110만원에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사가 오히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신뢰도와 위탁생산 역량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CDMO 시장 지배력 강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영업이익 1조3200억원, 순이익 1조800억원, 매출 4조54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누적 수주액은 176억 달러(약 24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시장에서의 입지와 신뢰도는 이번 FDA 실사를 통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번 FDA 실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품질·안전관리 체계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동시에, 국내 바이오산업의 국제적 신뢰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