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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정의선 현대차 회장 "미국 근로자 구금 사태, 심각하게 받아들여"…신뢰 훼손과 불확실성 문제 '물음표'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며 근로자들의 안전한 귀국에 안도감을 표했다.

 

9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모티브뉴스 콩그레스에 참석한 정 회장은 "구금됐던 직원들이 안전하게 귀국해 안도했다"며 "수백 명이 구금됐다가 본국으로 송환되는 상황은 그룹 입장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 9월 4일 미국 이민 당국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17명을 포함한 475명을 단속, 체포·구금한 초유의 사태 이후 현대차 경영진이 직접 나선 첫 공식 입장이다. 정 회장은 “그 사건에 대해 많이 걱정했다”며 “한국과 미국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구금 사태는 미국 내 딜레마를 보여준다. 미국 정부는 제조업 부흥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엄격한 이민법 집행을 병행하며 애초 목표가 상충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반도체·배터리 등 고급 숙련 노동자 부족이 심각한데, 이민 비자 발급과 관련된 경직된 제도가 투자 지연과 비용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민 규정이 매우 복잡하다. 양국 정부가 협력해 더 나은 비자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현장에서 즉각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미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은 현대차그룹에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이며 성숙한 고객 기반을 갖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가져온 신뢰 훼손과 불확실성 문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현지에서의 피해는 현실화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이번 구금 사태로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공장 건설에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미국 현지에서는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구하기 어렵다"면서 당분간 조지아주에 있는 SK온 공장에서 배터리를 계속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당초 2026년 상반기 완공 목표였던 공장 가동이 하반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직원들에게 공가(공식 휴식 기간)를 부여하며 공장 재개 시점도 불투명한 상태다.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은 11일 전세기를 통해 귀국했으나, 구금 경력이 앞으로 이들의 미국 재입국과 비자 발급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외교부는 재입국 문제가 없도록 미국 측과 협의 중이라 밝혔지만, 실무에서는 구금 기록이 비자 심사 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번 사건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 내 이미지 타격으로도 이어졌다. 근로자들이 구금 당시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며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구금 환경을 호소하는 등 인권 문제도 불거졌다. 미국 내에서도 보수 언론과 시민사회가 이번 사태를 비판하며 “외국 기업 투자 위축과 글로벌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지난 4년간 약 31조원을 투자해 미국 현지에서 5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적 기여를 강조해왔지만, 이번 구금 사태는 투자와 인력 유치의 제도적 한계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미 조지아주가 환영하는 대규모 투자 환경 조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지 행정의 불협화음과 비자 체계의 경직성이 한국 기업과 근로자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어 후폭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결국 비자 문제와 미 정부의 단속 강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전략 수정과 협력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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