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천문학자들이 태양 질량의 약 360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을 코스믹 호스슈(Cosmic Horseshoe)라는 은하에서 발견했다.
2025년 8월 7일,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는 이같은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ScienceAlert, Space.com, ScienceDaily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블랙홀은 약 50억 광년 떨어져 있으며, 우리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보다 약 1만배 무거운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 블랙홀의 질량은 현 우주론적 모델이 제시하는 이론적 상한선인 태양 질량 400억~500억 배에 근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블랙홀의 발견이 역사적 의미를 갖는 이유 중 하나는 탐지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주변 물질을 흡수하면서 방출하는 밝은 에너지 방출을 통해 발견되지만, 이 블랙홀은 현재는 활동을 멈춘 '휴면' 상태로, 직접적인 방출이 없는 상태다.
연구팀은 중력렌즈 효과와 항성 운동학이라는 두 가지 방법을 결합해 이 블랙홀을 탐지했다. 코스믹 호스슈 은하는 너무 거대하여 시공간을 왜곡시키고, 배경에 있는 은하의 빛을 휘어 말굽 모양의 아인슈타인 고리(Einstein ring)를 형성한다.
또한, 은하 내 별들이 초속 약 400km라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현상에서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블랙홀의 존재와 질량을 높은 신뢰도로 확인했다.
이 블랙홀이 존재하는 코스믹 호스슈 은하는 “화석 집단(fossil group)”으로, 수십억 년에 걸친 여러 은하의 합병 결과로 형성되었다. 당시 동반 은하들의 초대질량 블랙홀들이 모두 합쳐져 현재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이로 인해, 이번 발견은 은하와 블랙홀의 형성과 진화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며, 우주에서 가장 거대하고 복잡한 구조가 어떻게 생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 연구팀의 책임자 중 한 명인 브라질 리우그란데두술 연방대학교 박사과정 카를로스 멜로는 “이 방식은 완전히 조용한 상태의 초대질량 블랙홀도 우주 전역에서 감지하고 질량을 측정할 수 있게 해, 블랙홀 천문학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현재까지 발견된 블랙홀 중 가장 질량 측정 정확도가 높고 신뢰할 만한 사례 중 하나로 꼽히며, 전 세계 천문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향후 이와 같은 탐지 기법이 더욱 발전함에 따라 우주의 비밀스러운 초대질량 블랙홀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