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3 (목)

  • 흐림동두천 5.5℃
  • 맑음강릉 11.4℃
  • 구름많음서울 7.7℃
  • 박무대전 2.9℃
  • 구름많음대구 5.4℃
  • 흐림울산 10.2℃
  • 구름조금광주 5.4℃
  • 흐림부산 11.8℃
  • 맑음고창 3.4℃
  • 구름많음제주 13.6℃
  • 맑음강화 6.3℃
  • 맑음보은 0.0℃
  • 맑음금산 0.6℃
  • 구름많음강진군 4.9℃
  • 구름많음경주시 11.3℃
  • 흐림거제 9.5℃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우주AtoZ]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블랙홀"…사상 최대 360억 태양질량 블랙홀 ‘코스믹 호스슈’서 발견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국제 천문학자팀이 최근 인류가 직접 측정한 사례 중 가장 거대한 블랙홀을 코스믹 호스슈(Cosmic Horseshoe)라 불리는 은하계에서 발견해 과학계를 뒤흔들고 있다.

 

Space.com, New Scientist, IFLScience의 보도와 University of Portsmouth의 발표에 따르면, 새로 측정된 이 초거대 블랙홀의 질량은 무려 360억(36.3 billion) 태양질량에 달하며, 이는 우리 은하 중심부의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약 400만 태양질량)보다 1만배나 더 무겁다.

 

이번 연구는 2025년 8월 7일(현지시각) 네이처 자매지인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휴면’ 블랙홀을 잡아낸 이중 정밀 측정

 

전통적으로 블랙홀의 존재와 질량은 주변 물질(가스, 먼지 등)을 삼키며 발생하는 X선이나 강한 방사능 분출을 통해 측정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측정된 ‘코스믹 호스슈’의 블랙홀은 관측 시점에 물질을 삼키지 않는 ‘휴면’(Dormant) 상태였다.

 

이에 연구진은 획기적으로 두 가지 방법을 결합했다. 먼저 강한 중력렌즈 효과(gravitational lensing)로 해당 블랙홀이 어느 정도 광선을 굴절시키는지 측정했고, 동시에 항성 운동학(stellar kinematics) 분석을 통해 은하 내부 별들이 초당 거의 400km에 달하는 질주 속도를 보여준다는 점을 이용했다. 이 두 측정값을 결합해 블랙홀의 실제 질량을 기존보다 훨씬 높은 신뢰도로 산출할 수 있었다.

 

대표저자 카를로스 멜로(UFRGS)는 “이 방법은 은하 중심부까지 세밀히 분석할 수 없었던 먼 거리에 있는 은하의 블랙홀까지 정확히 측정 가능한 혁신”이라며, “우리가 발견한 블랙홀은 물질을 삼키고 있지 않음에도 중력적 지배력만으로 효과적으로 검출해낸 첫 사례에 가깝다”고 언급했다.

 

‘아인슈타인 고리’가 만든 우주 최대급 은하


코스믹 호스슈 은하는 지구로부터 약 50억 광년 떨어진 사자자리(Leo)에 위치한다. 이 은하는 질량이 너무 커서, 배경에 있는 다른 은하에서 오는 광선을 강한 중력으로 구부려 말굽 모양의 ‘아인슈타인 고리’(Einstein ring)를 만든다. 전경 은하인 LRG 3-757은 우주에서 관측된 은하들 중 질량이 손꼽히게 크며, 우리 은하의 100배가 넘는다.

 

이번 블랙홀 질량 측정은 약 60억 태양질량의 오차 범위를 가졌으나, 경쟁 후보들에 비해 훨씬 낮은 불확실성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보고된 초거대 블랙홀 중 상위 10위 내에 들고, 사실상 현재까지 가장 무거운 것으로 여겨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은하-블랙홀 공동진화 이론 흔드는 대발견…‘화석 그룹’의 증거

 

기존 우주론은 은하와 중심 블랙홀이 오랜 시간 상호작용하며 질량적으로 동반 진화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코스믹 호스슈 블랙홀은 통상적인 스케일링(블랙홀 질량-은하 중심부 항성 속도 분산 관계) 예측치를 크게 초과한다. 이는 거대 은하계의 경우 이 스케일링이 별도로 작동하거나, 은하 합병과정에서 블랙홀 대합병이 반복되며 질량이 급등하는 등 이론적 재해석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해당 은하는 주변 동반은하를 모두 흡수해 단일 초거대 은하와 블랙홀만 남은 ‘화석 그룹(fossil group)’ 상태로 해석된다. 화석 그룹이란 여러 은하가 융합하면서 중심 초질량 블랙홀이 동반 은하의 블랙홀까지 모두 흡수해 초거대 블랙홀로 진화한 우주 구조의 ‘최종단계’로, 이런 구조가 실관측을 통해 증명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새로운 측정법, 우주 숨은 ‘블랙홀 제왕’ 찾아낼 게임체인저


블랙홀 연구를 이끌고 있는 토머스 콜렛(포츠머스대)은 “이번에 사용된 중력렌즈+항성운동 결합법은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Euclid) 우주망원경 등 차세대 망원경 데이터를 활용해 암흑 우주 속에 숨어 있는 ‘침묵의 초거대 블랙홀’들도 효과적으로 찾아낼 기반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 블랙홀은 질량만 놓고 보면 중간 크기 은하 전체의 질량을 한 점에 농축한 것에 비견된다.

 

이번 발견은 ‘숨은 우주 제왕’ 초거대 블랙홀에 관한 이론과 은하 탄생·진화 시나리오, 그리고 우주 구조 형성 모델에 커다란 이정표를 새겼다고 볼 수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1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우주AtoZ] 중국 우주정거장 선저우 20호, 우주파편 충돌로 3명 우주인 ‘비상 귀환’ 연기…2003년 이래 첫 일정 차질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중국 유인우주선 프로그램이 선저우 20호의 귀환 지연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2025년 4월 24일 발사된 선저우 20호는 톈궁 우주정거장과 도킹 후 우주 과학 및 응용실험을 수행하며 6개월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승무원인 천둥(사령관), 천중루이, 왕제가 탑승했으며, 이들은 원래 11월 5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선저우 20호가 궤도상에서 미소 우주파편의 충돌로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비상 조치가 취해졌다. 이 충돌은 우주선 외부에 경미한 손상을 입혔으나, 대기권 재진입 시 극심한 열과 충격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승무원 없이 무인으로 귀환하는 계획으로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우주인들의 귀환 일정은 불가피하게 연기되었으며, 중국 유인우주공정사무실은 “생명 우선, 안전 제일” 원칙에 따라 비상대응 계획을 즉시 시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주취안 위성 발사센터에서 다음 인원 교체를 목적으로 제작된 선저우 22호가 발사 준비 중인 상태다. 이 우주선은 새로운 보급품을 싣고 톈궁으로 가 승무원 교체 및 귀환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나, 공식 발사 일정은 미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저우 20호 충돌사고가

[이슈&논란] 대전서 테슬라 돌진에 10중 추돌…"1명 사망·15명 부상"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2025년 11월 8일 낮 1시 50분경 대전 유성구 도룡동 신세계백화점 인근 도로에서 테슬라 승용차가 멈춰 서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했고, 테슬라 차량 운전자인 40대 A씨와 동승자가 중상을 입었으며, 택시 포함 총 15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사고 당시 신호등은 적색으로 바뀌면서 차량들이 정차하거나 속도를 줄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테슬라 차량이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주행하며 앞서 있던 오토바이와 차량 여덟 대를 잇따라 충돌시켰다. 이로 인해 대규모 10중 추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테슬라 운전자 A씨에 대한 음주 측정을 실시한 결과, 현장에서는 음주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혈액 검사를 통해 추가 확인할 계획이다.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사고 현장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 중상을 입은 A씨는 회복 후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인근 도로 일대는 긴 시간 교통 정체가 발생했으며, 경찰과 소방 당국은 신속한 사고 수습과 부상자 이송에 주력했다.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에 대한 철저

[지구칼럼] '노랑초파리' 최초 우주 비행사, '검정파리'는 법의학자 …작은 곤충들의 앤트맨 이상의 초능력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보기엔 하찮아 보이는 곤충인 초파리는 인간 유전자와 70% 이상 일치한다. 그래서 우주생물학 연구의 대표적인 대상이다. 1947년 미국 뉴멕시코에서 노랑초파리는 V2 로켓을 타고 108km 상공을 비행하며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 생명체가 됐다. NASA에는 ‘노랑초파리 실험실’이 따로 있을 정도로, 우주 임무에 베테랑인 곤충이다. 트럼프 카드 크기 상자에 수천 마리가 들어가 집단으로 우주로 나가며, 우주에서 태어난 초파리들은 근육량과 심장박동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이들은 장시간 우주 비행이 인간 건강과 생리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모델 역할을 했다. 검정파리는 법의학자 이상의 전문가다. 범죄의 현장에서 뛰어난 사건 발생 시간 측정 능력을 보여준다. 사람이 사망한 후 3일 이상 지날 경우 사망 시점 파악이 어려워지는 반면, 검정파리는 사망 후 몇 시간 내에 번식하며 알을 낳는 습성으로 사망 시간 추정 도구 역할을 한다. 이같은 곤충의 활용은 고대에도 있었다. 1247년 중국 관료가 쓴 법의학 사건집 ‘세원집록(洗寃集錄)’에도 파리가 살인범을 찾아낸 기록이 등장한다. 현대 과학에서는 파리 유충의 성장단

[우주AtoZ] 우주에서 1시간 내 지구 전역 신속 화물수송 현실로…美 스타트업 ‘인버전’의 ‘아크’ 우주선 공개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우주 스타트업 인버전(Inversion Space)이 우주에서 지구 어느 지점으로든 1시간 이내에 중요 화물을 신속 수송할 수 있는 완전 재사용 ‘리프트 바디(lift-body)’형 우주선 ‘아크(Arc)’ 설계를 공개했다. 이 우주선은 군사적 시간이 긴박한 상황에서 글로벌 신속 보급을 위한 첨단 물류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버전 공식 홈페이지, 워존, 페이로드, 디자인붐, 에어로타임, 페이로드스페이스, 뉴욕포스트, 디펜스스쿱에 따르면, 아크 우주선은 로켓에 실려 저궤도에 투입되며, 궤도에서 대기권 이탈 엔진과 조종 제어를 활용해 목표 지점으로 자율적으로 재진입한다. 이 과정에서 최대 마하 20 이상의 극초음속 속도를 견디며, 제어 플랩과 작은 추진기로 정확한 낙하 지점 조절이 가능하다. 최종 착륙은 낮은 고도에서 능동 제어 낙하산 시스템을 이용해 부드럽고 정밀하게 진행되며, 약 50피트(15m) 이내의 정확도로 낙하 지점에 착지 가능하다. 착륙한 우주선은 재사용이 가능해 지속 운용이 가능하다.​ 아크의 화물 적재 용량은 약 500파운드(약 223kg)로, C-17 수송기 60~80톤과 비교하면 적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