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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보령의 우주 베팅 3년, "미래는 없고 이벤트만 남았다”…1200억 쏟아부은 우주, 실적·전문성·전략 ‘미지수’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김정영 기자] 보령(구 보령제약)이 김정균 대표 체제에서 우주 의학을 신성장동력으로 천명하며 3년간 1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우주사업에 투입했으나, 뚜렷한 사업 성과와 전략적 방향성, 전문성 모두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900억 투자, ‘미래 먹거리’ 선언…성과는 어디에

 

김정균 대표는 2022년 “보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할 지 내부적으로 고민하던 중 우주라는 공간에서 그런 회사가 되면 어떨까라는 도전적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다”면서 CIS(Care In Space)를 매년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령은 2022년부터 미국 민간 우주정거장 기업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에 두 차례 총 816억원(6000만 달러)을 투자해 지분 2.68%를 확보하고,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하는 등 11건의 우주사업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까지 보령이 액시엄 스페이스에 투자한 금액은 12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시적인 수익이나 실질적 사업성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대표적 프로젝트로 내세운 것은 ‘Care In Space(CIS) 챌린지’ 등 우주 헬스케어 아이디어 경진대회와, 초등학생 그림을 우주로 보내는 교육·홍보성 이벤트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하거나, 우주 의학 플랫폼을 상용화한 사례는 전무하다.

 

◆ 실적 부진 속 ‘우주’ 외치지만…주주·시장 신뢰는 하락

 

2025년 1분기 보령의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 감소했다. 매출은 2406억원으로 3% 증가했으나, 연구개발비 증가와 일반의약품 시장 침체, 그리고 우주사업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 신뢰가 하락했다.

 

주가는 김정균 대표가 우주사업을 신사업으로 제시한 직후 20% 가까이 급락했고,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주들은 “제약회사가 왜 우주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하느냐”, “실질적 성과 없는 홍보성 이벤트에 자원을 소모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기존 제약·바이오사업에서도 국내 1위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우주사업이 경영권 승계와 존재감 부각용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 ‘우주전문가’·멘토그룹 실체 불투명…우주사업 전략·비전도 '안개속'


보령은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2020년부터 내부 TFT를 꾸리고, 2023년부터는 글로벌 우주기업·스타트업과 협력하는 CIS 챌린지를 매년 개최한다고 밝혔으나, 내부에 우주산업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나, 독립적인 멘토그룹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공개된 바 없다. 잦은 인력교체와 입사후 단기 퇴사의 반복으로 우주사업 전문가들이 뿌리 내릴 조직문화조차 갖춰지지 못했다는 평이다.

 

보령이 추진하는 우주 멘토링 프로그램도 외부 글로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Starburst)와 액시엄스페이스에 의존하는 구조다. 

 

우주사업의 전략적 목표와 중장기 비전 역시 ‘우주에서 신약 개발’, ‘우주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등 추상적 선언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우주정거장에서 신약을 개발하거나, 우주인의 건강관리 솔루션을 상용화한 구체적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았다.

 

◆ ‘우주 홍보’는 남발…이미 유사 사업 다수 존재


보령이 최근 강조하는 ‘우주인재 양성’, ‘청소년 우주 그림 보내기’ 등은 이미 한국과학창의재단, 항공우주연구원 등에서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과 유사하다. 보령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 차별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의 본업인 제약바이오사업에서 조차 제대로 자리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기업이 '우주의학'이라는 엄청난 성장동력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초등생 그림을 우주에 보내는 것'이 고작이었다"며 "우주사업을 앞세워 보여주기식 선도적인 이미지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것 외엔 너무 실체도 성과도 없어 보령의 미래가 걱정될 정도"라고 평가했다.

 

◆ 바이오사업 성과도 제한적…‘우주’로 돌파구 찾을 수 있나


보령은 항암제 사업 등에서 4년 만에 매출 3배 성장(2019년 798억→2023년 217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바 있으나, 이는 기존 합성의약품·제네릭 중심의 전략에 기인한 것이다. 바이오 신약, 글로벌 신약개발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는 아직 없다. 오히려 바이오 계열사(보령바이오파마) 매각 추진 등 바이오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 업계 중론 "한국 우주산업 핵심 되기엔 전략·전문성 모두 부족"

 

보령의 우주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언한 후 이뤄진 활동은 교육적·사회적 가치,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실질적 사업 성과(신약 개발, 플랫폼 상용화, 수익 창출 등)로 이어졌다고 볼 객관적인 아웃풋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즉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단계’로 평가되며, 향후 실질적 연구개발 성과와 구체적 사업화 사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시장 안팎에서 지속되고 있다.


보령의 우주사업은 현재까지 ‘장기적 비전’과 ‘홍보성 이벤트’에 치중돼 있을 뿐, 실질적 성과와 전문성, 전략적 로드맵 모두에서 미흡함이 드러난다. 내부 우주전문가·멘토그룹의 실체도 불분명하다. 한국 우주산업의 미래를 견인할 ‘기둥’이 되기엔, 보여주기식 투자와 이벤트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정균 대표의 ‘우주 베팅’이 진정한 미래 성장동력이 되려면, 실질적 연구개발 성과와 전문성 확보, 그리고 명확한 전략적 비전 제시가 시급하다.

 

한편 김정균 대표는 1985년생으로 미국 미시건대학교 산업공학 전공을 졸업한 뒤 중앙대학교 의약식품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11년 1월 삼정KPMG를 거쳐 2014년 보령에 입사해 202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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