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 우주장례 전문기업 셀레스티스(Celestis)가 2025년 6월 23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트랜스포터-14’ 임무를 통해 150개 이상의 DNA 캡슐과 인간 유해를 실어 우주로 발사했다고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이번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비행’은 전 세계적으로 우주 장례 서비스가 새로운 추모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셀레스티스, 30년 우주 장례 선구자…DNA·유해, 우주로
셀레스티스는 1994년 설립 이래 30년간 우주 장례 분야를 선도해온 기업으로,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1997년 ‘스타트렉’의 창작자 진 로든베리, 2001년에는 미 대통령 조지 워싱턴, 존 F. 케네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DNA 표본 등 유명 인사들의 유골·DNA를 우주로 보내며 독보적 입지를 쌓았다.
이번 퍼서비어런스 비행은 셀레스티스의 25번째 우주 임무이자, 12번째 ‘어스라이즈(Earth Rise)’ 미션이다.
어스라이즈는 유골이나 DNA 샘플을 소형 캡슐에 담아 우주로 보낸 뒤, 지구 저궤도를 두세 바퀴 돌고 대기권에 재진입해 태평양에 낙하, 회수 후 가족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우주를 다녀온 ‘기념품’이 가족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스페이스X·TEC와 협업…우주장례, 대중화 신호탄
이번 임무에는 셀레스티스와 유럽 우주선 제조사 ‘디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TEC)’가 협력했다. TEC의 ‘미션 파서블(Mission Possible)’ 우주선이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캡슐은 궤도 비행 후 태평양에 낙하, 회수팀이 수거해 유족에게 반환한다.
특히 이번 미션에는 3세 독일인 마테오 바르트(Matteo Barth)가 DNA를 실어, 역대 최연소 유럽인 우주 DNA 송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우주장례가 특정 국가·연령을 넘어 글로벌·세대 간 추모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주 장례, 왜 선택하나…“별이 된다는 상징, 과학과 감성의 융합”
전통 장례와 달리 우주 장례는 ‘별이 된다’는 상징성과, 우주 탐사에 대한 평생의 꿈을 실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학자, SF 팬, 우주 애호가뿐 아니라, “인류의 미래와 연결되고 싶다”는 일반인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
셀레스티스는 “우주 장례는 단순한 유골 송신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가 함께 우주 발사 현장을 참관하고, 우주를 여행한 유품을 돌려받는 독특한 추모 경험”이라고 설명한다.
시장 확대…기술·문화 결합한 새로운 추모산업
우주 장례 시장은 최근 10년간 기술 발전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셀레스티스 외에 엘리시움 스페이스, 비욘드 버리얼스, 아우라 플라이트 등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33년까지 연평균 6.8% 성장할 전망이다. 우주 장례는 환경오염 우려가 적고, 개인화·맞춤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추모산업의 한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퍼서비어런스 비행은 우주와 인간의 연결, 과학기술과 추모문화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우주 장례가 단순한 이색 서비스가 아닌, 미래의 보편적 추모 방식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