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올해 1~8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징계 건수가 484명에 달해, 지난해 전체 징계 인원(339명)을 이미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징계 규모가 매년 커지는 추세 속에, 특히 올해 상반기 징계만도 455건에 달하는 등 징계 증가율이 100% 이상 예상돼 철도 안전을 책임지는 공기업의 조직 기강 해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징계 현황과 증가 추이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징계 직원 수는 484명으로 작년 동기(112명)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연도별 징계 인원은 2020년 103명, 2021년 126명, 2022년 148명, 2023년 191명, 2024년 33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다.
징계 사유와 수위
징계 사유로는 ‘성실의무 위반’이 245건(50.6%)으로 가장 많았고, ‘품위유지 위반’이 173건(35.7%)을 차지했다. 이어 직무 태만 49건,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14건, 관리감독 소홀 3건 순이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자는 147명에 달했으며, 사고 위험과 직결되는 관리감독 소홀 및 열차 운행 위반 등도 55명에 이르렀다.
징계 수위는 대부분 가벼운 처벌에 그쳐 전체 징계의 30% 이상인 158명이 견책, 40.7%인 197명이 감봉 1~3개월, 정직 1~3개월 징계는 98명(20.2%)이었다. 중징계인 파면과 해임은 각각 7명(1.4%), 24명(4.9%)에 불과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징계는 4명으로, 모두 경징계 수준인 견책·감봉에 머물렀다.
코레일 음주운전과 징계 미흡 논란
코레일은 2021년부터 3년간 186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으나, 상당수가 징계 대신 승진이나 표창을 받는 등 내부 관리가 부실했다는 감사원 지적도 나왔다. 일부 기관사는 혈중 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임에도 당일 열차 운행을 한 사례도 있었다. 음주 측정 기록도 직원 자가 입력 방식이라 부정확한 상황이다.
국내외 타공공기관과 비교 및 시사점
국내 다른 공공기관 징계 건수도 증가하고 있으나, 코레일의 경우 승객 안전과 직결된 업무 특성상 더욱 엄정한 징계와 조직 문화 개선이 요구된다. 2023년 공공기관 전체 상반기 징계가 21.8% 증가한 가운데, 코레일은 징계 수위가 경징계 위주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 지적과 개선 요구
정점식 의원은 “철도를 운영하는 공기업인 코레일이 음주운전, 성희롱 등 비위행위 대처가 미흡해 내부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며 “대부분 경징계에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 관행을 바꾸고, 강력한 징계와 조직문화 개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국민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코레일 내부의 안일한 징계와 기강 해이가 어떻게 중대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지에 관한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음주운전 적발자에 대한 승진 및 표창 관행 등은 국민 안전에 대한 엄중한 인식 부재를 보여주어 조직 전반에 대한 대대적 쇄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