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롯데그룹이 베트남 호치민시 투티엠 지역에서 약 1조2000억원(9억 달러) 규모로 추진해 온 ‘에코 스마트시티’ 초대형 복합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8년 간 이어진 인허가 지연과 사업비 폭등 등으로 결국 전격 중단했다.
사업 초기 1조원으로 예상됐던 총사업비는 인허가 절차 지연과 토지법 개정, 건축비 급등 등 복합적 요인으로 3조5000억원까지 3배 이상 급증했다.
총 연면적 약 68만㎡로 서울 코엑스 면적(약 45만㎡)의 1.5배 규모인 이 복합단지는 지하 5층, 지상 60층의 쇼핑몰과 호텔, 레지던스, 아파트 등의 시설을 포함한 매머드급 개발 사업이었다. 2012년 첫 투자 제안부터 2017년 현지와 시행계약 체결, 2022년 9월 착공식까지 진행됐으나 베트남 중앙정부의 연이은 인허가 지연과 코로나19에 따른 행정 절차 중단, 법 개정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장기 표류했다.
특히 토지사용료 문제가 사업 발목을 잡았다. 초기 예상 1000억원대였던 토지 사용료가 베트남 토지법 개정과 평가 지연으로 1조원에 육박하며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롯데는 호치민시 측에 ▲토지사용료 완화 ▲외부투자자 허용 ▲계열사 지분 조정 ▲납부 시기 조정 등 사업 조건 변경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도 직접 사업에 공을 들였고, 2022년 착공식 참석으로 의지를 보였지만, 8년에 걸친 행정적 난관과 사업 환경 변화는 극복할 수 없는 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번 중단은 베트남 부동산 시장과 인허가 시스템의 불확실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현지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대기업들에게 경고음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미래전략실 전무(당시 롯데케미칼 상무)는 2022년 9월 베트남 호찌민시 투티엠에서 열린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착공식에 참석해 해외 경영 수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 착공식에는 신동빈 회장과 함께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등 주요 경영진과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신유열 전무는 현장 방문을 통해 베트남 내 롯데의 대규모 개발사업을 직접 챙기며 경영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신 회장은 베트남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2015년부터 베트남 정부 고위층과 긴밀하게 소통해 투티엠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신유열 전무 역시 2022년 착공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해외 경영 역할을 수행하며, 베트남 현지 사업의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당시 신유열 전무가 참석한 착공식은 롯데의 동남아시아 내 사업 확대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준 상징적 행사였다.
재계 관계자는 "당시 신유열 상무는 아버지 신동빈 회장과 함께 에코 스마트시티 착공식에 공식 참석하며 해외 경영수업 및 글로벌 프로젝트 1호 사례를 통해 3세 경영 체제 본격화로 평가됐었다"면서 "하지만 사업의 중단으로 신유열의 경영성과 만들어 주기 프로젝트도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