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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The Numbers] 다단계판매 등록업체 115곳, 12년 만에 '최소'…온라인 시대에 밀려 구조조정 가속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국내 다단계판매업 등록업체 수가 115곳으로 12년 만에 ‘최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도 4분기 다단계판매업자 주요 정보 변경 사항을 통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다단계판매 등록업체 수가 115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3년 말 112곳 이후 12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로, 정점이던 2017~2018년과 비교하면 뚜렷한 축소세다. 다단계업체 수는 2018년 141곳에서 2023년 122곳, 2024년 121곳을 거쳐 2025년 115곳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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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대면 방문을 전제로 한 전통적인 다단계판매 모델이 모바일·플랫폼 중심 유통구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별 업체의 경영 사유나 사업모델 변화에 대해서는 공정위 통계만으로는 확인이 어렵다며 ‘복합 요인’이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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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1곳·폐업 2곳…“완만하지만 뚜렷한 구조조정”

 

2025년 4분기 동안 다단계판매 시장에서 신규등록은 1건, 폐업은 2건 발생했다. 새로 등록된 업체는 ‘카나비’로,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뒤 관할 시·도에 등록을 마치고 영업을 개시했다. 같은 기간 ‘클로버유’와 ‘씨에이치다이렉트’ 두 곳은 다단계판매업을 폐업 처리했으며, 휴업 신고를 한 업체는 없었다.

 

4분기에는 이밖에 상호·주소 변경 7건을 포함해 총 10건의 주요 정보 변경이 발생했다. 다단계업체 수 자체는 매년 소폭 감소하는 추세지만, 신규 진입과 퇴출이 동시에 이뤄지는 점에서 ‘완만한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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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주소 수차례 바꾸는 ‘회색지대’ 업체 경보


공정위는 상호나 주된 사업장 주소를 잦게 바꾸는 사업자와의 거래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3년간 상호·주소를 5회 이상 변경한 업체는 ‘아오라파트너스 유한회사’ 1곳으로, 이 회사는 바이디자인코리아→제이브이글로벌→한국프라이프→아오라파트너스로 상호를 세 차례 바꾸고, 주소도 두 차례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호나 주된 사업장 주소 등이 자주 바뀌는 사업자의 경우 환불이 어려워지는 등 예상치 못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업체와 거래할 때는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공제계약 및 채무지급보증계약 등 소비자피해보상보험이 해지된 다단계판매업자는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으므로, 해당 업체와의 거래는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최근 일부 사업자가 다단계판매업을 영위하면서도 ‘신유형 투자·플랫폼 비즈니스’인 것처럼 포장해 하위 판매원(참여자) 모집을 유도하거나, 실질적으로 다단계판매를 하면서도 등록하지 않은 채 불법적인 후원수당 지급을 약속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등록 여부, 휴·폐업 여부, 공제계약 유지 여부 등을 사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을 소비자와 예비 판매원에게 거듭 강조했다.

 

‘코리아 다단계’ 쪼그라드는데…글로벌 시장은 성장세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가 업체 수 기준으로 축소되는 것과 달리, 글로벌 다단계·직접판매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의 한국 유통·판매 채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직접판매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22조2000억원(미화 194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됐고, 이 가운데 다단계판매 매출은 약 45억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같은 보고서는 2020~2021년 사이 등록 다단계업체 수가 122곳에서 120곳으로 줄어드는 등 국내 시장이 이미 ‘정체 또는 서서히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네트워크마케팅(MLM)은 거시환경의 굴곡 속에서도 중기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자이온마켓리서치는 2024년 전 세계 MLM 시장 규모를 약 2017억달러로 추정하면서, 2034년에는 약 3978억달러까지 성장해 2025~2034년 연평균 6.5%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직접판매협회연맹(WFDSA)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직접판매 산업은 2019~2023년 달러 기준으로 2.8% 성장했고, 2023년 기준 아시아가 전체 매출의 40.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며 이 가운데 한국은 약 163억달러 규모로 아시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중남미 일부 신흥국에서는 인구 구조와 고용 환경, 창업 장벽 등을 배경으로 다단계·직접판매가 여전히 ‘보완적 소득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한국을 포함한 선진 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와 구독경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결합된 새로운 D2C(Direct-to-Consumer) 모델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다단계 판매망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밀린 전통 다단계…규제·신뢰 리스크도 상존

 

국내 다단계판매업 축소에는 유통채널 변화와 규제·평판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업계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통계청·민간 통계를 종합하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왔고, 2025년 기준 모바일 쇼핑이 유통의 중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방문 기반 판매는 상대적으로 성장 여력이 줄어들었고, 다단계판매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는 진단이다.

 

또 국내에서는 다단계판매가 불법 피라미드, 고수익 미끼형 투자사기와 반복적으로 혼동되면서 전반적인 산업 이미지가 훼손된 측면이 크다. 공정위와 금융당국, 경찰은 최근 수년간 무등록 다단계, 미등록 후원수당 약정, 코인·가상자산 연계 다단계 등 위법 사례에 대해 제재 강도를 높여왔으며, 이 역시 ‘그림자 영역’ 축소와 더불어 공식 등록업체의 구조조정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법조계에서는 방문·다단계판매를 규율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구 방문판매법)이 플랫폼·디지털 기반 신유형 영업에 대해선 여전히 회색지대를 남겨두고 있어, 향후 입법·가이드라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쟁법 전문 변호사는 해외 논문과 국내 연구들을 인용해 “다단계판매를 일괄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정보 비대칭과 과장수당 구조, 환불·소비자보호 장치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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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공제계약·정보변경 내역, 최소 3가지는 확인해야”


소비자와 예비 판매원이 스스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권고다. 첫째, 공정위 또는 시·도청 공시 시스템을 통해 해당 업체가 정식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등과의 공제계약 또는 채무지급보증계약이 유지되고 있는지, 해지 이력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최근 몇 년 사이 상호·주소 변경이 지나치게 잦지 않았는지, 대표자·사업장 이력이 비상식적으로 자주 바뀌지 않았는지를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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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글로벌 차원에서 직접판매·MLM은 여전히 거대한 시장이지만, 한국에서는 온라인·플랫폼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선별된 소수의 생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아닌 구조와 리스크를, 판매원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아닌 ‘사업자’라는 지위를 전제로 계약 내용을 꼼꼼히 살피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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