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 구이저우성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현수교인 ‘화쟝 대협곡 대교’가 2025년 8월 21일부터 5일간 진행된 최종 하중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개통 전 마지막 시험을 통과했다
엔지니어들이 ‘교량 구조적 안전성의 궁극적 신체검사’라고 부른 이번 안정성 통과로 예정대로 9월 말 개통을 앞두고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China Daily, NDTV, Xinhua News, Times of India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베이판강 위 총 2890m 길이에 주경간 1420m, 해발 625m 높이에 달하는 이 대교가 96대의 대형 트럭, 총 3360톤의 하중을 견뎌내며 구조적 안전성과 내구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625m의 높이가 감이 안온다면 국내외 초고층 건물들의 높이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보다 70m 더 높으며, 상하이타워 보다는 7m낮은 수준이다.
현재 세계 최고층 빌딩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로 높이 828m에 163층이다. 부르즈 할리파와 함께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타워(632m),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아브라즈 알 바이트(601m), 대만 타이베이금융센터(508m) 등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에 인접한 휴양도시 제다에 건설중인 제다 타워가 무려 157층, 1000m 높이로 건립중인데, 2028년 완공되면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등극한다.
최첨단 센서로 미세 변위까지 감지하는 정밀 검사
교량 전 구간에는 400여개 이상의 센서가 부착되어 교량의 주경간, 타워, 케이블, 행거 등 주요 부위의 변위와 응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으며, 시험 과정 중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완벽히 감지해 안전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했다.
구이저우 교통투자그룹의 수석 엔지니어 한홍쥐는 “모든 측정 지표가 정상적으로 반응했고, 교량의 강도와 강성, 동적 성능이 모두 요구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교통 혁신, 협곡 횡단 시간 2시간에서 2분으로 대폭 단축
화쟝 대협곡 대교는 구이저우의 험준한 산악 지형을 횡단하는 교통 시간을 극적으로 단축시키는 혁신적 인프라 프로젝트다. 기존에는 구불구불한 도로로 최대 2시간 이상 걸렸던 협곡 횡단이 다리 개통 이후 단 2분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교육·의료 등 사회 서비스 접근성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중국 해안과 내륙을 잇는 고속도로의 핵심 연결고리로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세계의 다리 박물관’ 구이저우의 교량 혁신
구이저우성은 ‘세계의 다리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3만여개의 교량이 밀집해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100개 교량 중 거의 절반이 이곳에 위치한다.
화쟝 대협곡 대교는 산악 지형에 건설된 가장 긴 주경간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라는 두 가지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2022년 1월 착공 이후 가파른 협곡 경사면 안정화 및 강한 바람 등 극한 조건 속에서도 첨단 기술과 정밀 시공으로 예정보다 앞당겨 완공됐다.
인프라 투자가 불러온 지역 경제와 복지의 대변혁
네이처(Nature) 등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구이저우의 대규모 교량 및 도로 인프라 투자는 여행 접근성뿐 아니라 경제 잠재력도 크게 향상시키며, 2000년 48개에 달했던 빈곤 현이 2020년 현재 0개로 감소하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교량 건설로 물류 효율성이 높아지고 관광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이 가속화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등 경제사회적 통합 효과도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화쟝 대협곡 대교’의 최종 시험 통과는 단순한 인프라 완공 그 이상으로, 중국의 척박한 산악 지역에 대한 도전과 현대 건설기술의 결실을 상징한다. 또한 이 다리는 지역 경제를 일신시키고, 국가 내륙과 해안 간 연계를 강화하는 교통망 혁신의 전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9월 개통 이후 화쟝 대협곡 대교가 불러올 변화는 동북아 경제 지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