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2025년 10월 8일(현지시간) 공개된 최신 연구에서 퀸즐랜드대학교 환경학부의 시몬 블롬버그 박사는 금융 분야에서 사용되는 수학 공식을 도마뱀 유전학에 접목해 미시진화와 거시진화를 아우르는 최초의 통합 수학 모델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Evolution Letters》에 게재됐으며, 약 100년간 지속돼온 진화 생물학계의 핵심 논쟁인 '미시진화가 거시진화를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가' 문제에 중요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Bioengineer.org, Blomberg, Evolution Letters, The University of Queensland News에 따르면, 연구진은 중앙아메리카에 서식하는 다채로운 아놀리스(Anolis) 도마뱀 7종의 유전 및 형질 데이터(다리 뼈 길이, 턱 크기, 머리 너비 등 8가지 특성)를 기반으로 금융 수학에서 포트폴리오 내 여러 자산의 가격 변동을 분석하는 다변량 통계기법을 도입했다.
이 기법은 종 간 및 종 내 형질들 간 유전적 상관관계를 수학적·기하학적으로 해석하여, 시간에 따른 미시 및 거시적 진화 과정을 동시에 모델링할 수 있다.
블롬버그 박사는 "기존 진화모델이 주로 개별 형질을 독립적으로 다뤘지만, 이번 모델은 여러 형질이 상호 연관되며 진화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처음으로 수학적으로 묘사했다"며 "이번 연구는 미시진화와 거시진화를 수학적으로 잇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모델은 진화생물학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고급 기하학 영역을 활용해 유전적 다양성과 진화적 경로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시진화와 거시진화 간의 '연속성' 문제에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며, 자연선택과 유전자 변이가 여러 세대를 거쳐 거대한 진화 패턴으로 어떻게 확대되는지를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데 신뢰할 만한 수학적 기초를 마련했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부분적으로 이론적·경험적으로만 접근되던 문제를 데이터와 수학적 엄밀성으로 보완하는 중요한 돌파구로 평가받는다.
버지니아텍 연구진이 제공한 아놀리스 유전 데이터셋과 함께 출판된 이 모델은 향후 더 다양한 종에 적용이 기대되며, 생물 종의 형질 수렴 현상과 자연선택이 진화 역사를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관한 이론 검증에 획기적인 도구가 될 전망이다. 블롬버그 박사는 "다른 연구자들이 이 모델을 활용해 추가 종들을 분석함으로써 진화 과정의 복잡성을 밝히는 데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제학과 진화생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번 연구는 다윈 시대부터 이어진 두 학문의 상호 영감을 재확인하며, 진화생물학 분야에 새로운 정량적 모델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로써 자연의 다양성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