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애플이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으로 주목받은 ‘아이폰17 에어’ 광고에서 전 세계 공식 홈페이지에는 엄지와 검지로 제품을 집는 손 모양을 강조했으나, 유독 한국 홈페이지에는 해당 집게손 이미지를 삭제해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 내에서는 집게손 제스처가 일부 젊은 남성층 사이에 남성 성기 크기를 비하하는 의미로 인식돼 논쟁의 대상이 돼왔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은 “제품 두께를 강조하려는 연출 의도”라 해명했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남성혐오 논란의 선제 차단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주요 기업 사례들, 집게손 논란과 사회적 파장
한국에서는 이미 GS리테일의 GS25 편의점과 르노코리아 등 여러 기업이 집게손 관련 광고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GS25는 2021년 캠핑 이벤트 포스터에 등장한 집게손 모양이 ‘남성 혐오’ 의도로 해석되어 논란이 확산됐다. 결과적으로 GS리테일은 해당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를 징계하고, 마케팅 팀장은 보직 해임시켰다. 또 당시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이 사건에 책임을 지고 7월 정기 인사를 통해 편의점 사업부장에서 물러나는 등 심각한 후폭풍이 이어졌다. 당시 논쟁은 기업 이미지와 젠더 갈등 현상이 교차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르노코리아는 2024년 신차 홍보 영상에서 여성 직원이 집게손 모양의 손짓을 한 것이 남성 비하 표현으로 해석되며 온라인에서 강한 비판과 징계 요구가 발생했다. 르노코리아는 즉각 사과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나, 일부 온라인에서는 해당 여성 직원의 신원을 공개하고 해고까지 요구하는 과도한 공격이 이어져 사회적 논란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사소한 제스처가 페미니즘 검증’ 문제로 확산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남성혐오 논란 배경과 한국 사회 젠더 갈등
이 문제를 둘러싼 젠더 갈등은 한국 사회 젊은 남성층과 여성주의 진영 간 긴장과 반목이 심화된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부 남성들은 현 정부와 사회가 여성 중심 정책에 치우쳐 자신들이 차별받는다고 느끼면서 남성혐오라는 반발 정서를 키워왔다.
집게손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디지털 문화에서 ‘남성 성기 크기 비하’ 용어로 상징화돼 일부 여성 집단이 이를 남혐 도구로 삼는다는 인식이 퍼졌다. 이로 인해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손동작이 ‘페미니즘 상징’으로 비화, 이에 민감한 사회 환경과 반응이 과도한 검열과 기업의 ‘정치적 올바름’ 검증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기업 애플의 이번 광고 이미지 수정은 국내 젠더 갈등과 ‘남혐’ 논란을 의식한 ‘위기 관리’ 차원이라는 점에서, 한국 기업뿐 아니라 대형 외국 기업도 한국 시장에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더욱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