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LS그룹 총수일가가 677억원 상당의 LS에코에너지 지분(5.97%)을 대대적으로 매각하고, 매각 자금을 지주사 ㈜LS 지분 확보를 위한 ‘실탄’으로 전격 투입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 구자용 E1 대표이사,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은희씨 등 6인은 다음 달 22일부터 한 달간 LS에코에너지 보유주식(총 183만83430주)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처분할 계획이다. 매각 단가는 8월 20일 종가(주당 3만7000원)에 맞춰 산정됐으며, 총 금액은 677억원에 달한다.
이번 ‘대량 매각’ 움직임은 최근 호반그룹의 공격적인 ㈜LS 지분 취득과 맞물리며 LS그룹의 경영권 방어전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호반그룹은 올해 초부터 ㈜LS 지분을 3% 이상 매집했고, 이는 상법상 임시 주총 소집과 회계장부 열람 청구권, 주주제안권 등을 가질 수 있는 ‘경영권 위협선’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LS 오너가 가족회의를 개최, 지주사 지분 매입 합의를 공식화하며 조직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LS에코에너지의 주요주주인 LS전선이 63.35%(비상장사 ㈜LS는 92.3% 보유)의 압도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총수일가의 지분 매각은 계열사 경영권에 직접적 영향은 없지만, 매각 자금은 ㈜LS(현재 오너가 44명 32.1% 보유)의 추가 지분 매입(약 1.4%)에 투입되어 경영권 방어에 핵심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한편 LS그룹과 호반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시장 내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교환사채 발행, 자사주 매각(우호주주 대한항공 유치) 등 다각도의 방어책도 추진되고 있으며, 팬오션-하림그룹의 LS 지분 이동 역시 ‘호반 우군화’ 의혹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LS에코에너지는 최근 2025년 상반기 기준 매출 4786억원, 영업이익 389억원, 순이익 30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경제적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유럽 시장 신재생에너지 케이블 수출이 실적을 견인했으며, 베트남 발전·공항 확장 프로젝트에서도 독보적 사업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이 글로벌 및 국내 투자자들에게 LS 경영권 안정 메시지를 전달할지, 혹은 호반그룹의 ‘지분 공세’가 추가적으로 이어질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