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최근 6년간 대한민국 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신규 감염자 통계에서 내국인 감염자는 29%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반면, 국내 체류 외국인 HIV 감염자는 20% 이상 증가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감염 외국인의 국적별 분포는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순으로 나타나, 다국적 감염병 관리 및 조기 검사 확대가 긴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최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내국인 신규 HIV 감염자는 연 1006명에서 714명으로 29.0% 줄어든 반면, 외국인은 217명에서 261명으로 20.3%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신규 감염자 261명 중 국적별로는 태국 출신이 37명, 남아프리카공화국 27명, 중국 23명으로 집계됐다. 그 외 우즈베키스탄(22명), 러시아(20명), 베트남 및 캄보디아(각 18명), 미얀마(15명) 등 아시아·아프리카 국가 출신 감염자가 포함됐다.
HIV 감염은 주로 성 접촉을 통한 감염경로가 국내 사례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20~39세 남성이 내국인에서는 95.6%, 외국인에서는 69.7%를 차지해 이 연령대 남성이 주요 위험군임을 보여준다.
실제 2023년 내국인 HIV 감염자 중 남성은 683명, 20~30대가 472명, 외국인 남성은 182명, 20~30대 179명으로 나타나 젊은 남성층이 감염률 증가의 중심임이 다시 확인됐다.
사망자 통계에서는 내국인 사망자는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158명씩 보고된 반면, 외국인은 2023년 14명에서 2024년 8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치료 중단 및 이탈률은 2019년 5.6%에서 2023년 8.2%로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어 치료 관리의 어려움도 드러났다.
김미애 의원은 "외국인 대상 다국어 안내 및 조기 검사 채널 확대, 치료 이탈 방지를 위한 현장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출신국과 체류 형태를 반영한 맞춤형 감염병 관리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HIV 신규 감염 감소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외국인 감염자 증가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각국 출신 외국인 감염자의 다양성에 대응하기 위해 다문화 맞춤형 정책과 함께, 젊은 연령대 남성에 대한 예방 교육 및 검진 인프라 확충이 요구된다. 국내외 보건 당국은 지속적 감시체계 강화와 함께 조기 발견 및 치료 체계 개선을 통해 HIV/AIDS 확산을 적극 억제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약자로,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면역세포를 공격해 파괴함으로써 면역력을 점차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HIV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바로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체계가 심각하게 손상되어야만 에이즈 단계로 진행된다.
반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는 HIV 감염으로 인해 면역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각종 감염성 질환이나 암 등 기회감염이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에이즈는 HIV 감염의 최종 단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