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국내 대표 방산기업 LIG넥스원의 한 직원이 회장과 대표이사를 포함한 5000명 이상의 전 임직원에게 보낸 내부 메일이 회사 내부와 업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직원은 메일 첫머리에 명심보감에서 "달콤한 칭찬보다 쓴소리의 직언을 스승처럼 가까이 하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현 경영진에게 직설적이고 진지한 조언을 던졌다.
해당 메일 내용에는 출장, 성과급, 복리후생 등 주요 노동환경 문제에 대한 현실적 지적과 함께 개선을 촉구하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특히, 방산 업계가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 공유가 부족하고 근로환경 개선에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내부 불만이 누적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은 2025년 상반기 방산 호황에 힘입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0.1% 급증한 1006억원(미화 약 7290만 달러)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임직원들이 성과급과 복리후생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2025년 4월 이사회에서 전 직원 대상으로 자사 주식 5만930주(가치 약 159억원)를 성과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결정했으나, 임직원의 요구에는 여전히 갈증이 있다.
임직원 대상 메일 발송 후 내부 반응은 "깨어있는 직원의 합리적이고 용기 있는 의견 개진"이라는 호평과, "회장 및 대표이사를 참조인으로 포함해 전 직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낸 배짱이 대단하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이는 방산업계 호황에도 불구하고 성과와 복지에 대한 투명한 공유와 소통 부족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분석된다.
LIG넥스원의 전체 임직원 수는 4700~5000명 수준으로, 이 중 연구개발 인력이 약 2700명에 달한다. 방위산업의 특성상 첨단 무기체계와 정밀 전자 기술 개발이 주 업무이나, 최근 수년간 내부 커뮤니케이션 및 보상체계의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방산업계 전문가는 "방산업계가 글로벌 무기 수요 증가와 국방비 확대에 힘입어 매출과 이익은 크게 개선됐지만, 일선 직원들은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과 합리적 복지 정책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내 메일은 그러한 숨겨진 불만을 표출한 하나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사 사례로 다른 대기업 노동자들도 최근 성과급 및 복리후생 문제로 집단 행동과 사측과의 갈등을 겪고 있어, LIG넥스원 사례가 국내 산업 전반에 갖는 시사점도 크다.
이번 LIG넥스원 내부 메일 사태는 방산업계 내 불투명한 성과 공유와 복지 정책 재검토 필요성을 재조명하며, 기업 내 투명한 소통문화와 진정성 있는 경영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임을 알려주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