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이하 힐하우스)에 1조1000억원에 팔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수 과정의 공정성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힐하우스는 본입찰에서 9000억원대 중반의 인수가를 제시한 뒤,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 방식을 통해 추가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1조1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흥국생명은 본입찰 당시 1조500억원을 제시했으나, 이후 프로그레시브 딜 과정에서 힐하우스에 역전당했다.
흥국생명은 매각 주간사가 본입찰 전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를 번복했다며, 매각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흥국생명 측은 힐하우스에 추가 입찰 기회를 부여하면서 자사의 입찰 금액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하며, 비밀유지각서(NDA) 위반 여부를 포함해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0년 설립 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총 운용자산(AUM)은 66조8000억원, 9월 말 기준 부동산 관련 수탁자산은 27조원으로 시장 점유율 14.6%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 사후 배우자 손화자 씨가 최대주주(지분율 12.4%)로 올라섰으며, 국민연금 등 연기금 자금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로서 국내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정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의 최대 변수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자산운용사 최대주주가 바뀔 경우 반드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승인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며, 심사 과정에서는 재무건전성, 자금 출처, 지배·소유구조의 투명성, 사회적 신용도, 법 위반·제재 여부, 국가 안보 영향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이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인 만큼, 이번 심사가 한층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힐하우스는 베이징, 홍콩, 런던, 뉴욕 등에 지점을 둔 글로벌 사모펀드로 중국계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자금의 성격이 심사 과정에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만약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미달하면 주식 취득 자체가 막혀 딜 종결(클로징)이 불가능해진다. 힐하우스가 최종적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을 품을 수 있을지, 그리고 흥국생명의 법적 대응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