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최근 NASA 연구진은 왜소행성 세레스가 단순한 얼음과 암석 덩어리가 아니라, 과거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었던 조건을 갖춘 ‘해양 세계’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NASA의 공식발표, CBC, Science Advances, Sci.News등의 보도에 따르면, NASA의 우주생물학 전략 수석 과학자인 데이비드 그린스푼 박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NASA의 Dawn(던) 미션이 관측한 세레스의 데이터를 인용하며, 지하의 방대한 염수 저장소와 유기 탄소 분자, 그리고 수십억 년 동안 지속된 화학 에너지 공급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생명체 존재에 필수적인 3대 요소로 평가된다.
1. 숨겨진 해양 세계의 실체
Dawn 탐사선은 세레스 표면에서 두드러진 밝고 반짝이는 얼룩들이 소금 퇴적층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이 퇴적물은 수백 마일에 걸쳐 약 40km 깊이의 거대한 염수(소금물이 섞인 물) 저장소에서 지하수가 올라와 증발하며 형성된 것으로, 2020년 후속 연구에서 확인됐다.
이러한 염수 저장소는 세레스의 오카토르 분화구 아래 저밀도 지역에 존재하며, 이는 액체 상태의 물이 여전히 일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에르누테트 분화구 근처에서는 생명체 구성에 필수적인 유기 탄소 분자도 탐지됐다.
2. 오랜 지속 화학 에너지: 생명체 활동의 열쇠
2025년 8월에 Nature Astronomy 등 학술지에 발표된 최신 연구는 세레스가 과거 방사성 붕괴로 인한 내부 열로 인해 약 5억 년~20억 년 전 사이에 연속적으로 수천만 년 동안 화학 에너지를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세레스의 변성된 암석 핵에서 용해된 가스가 포함된 뜨거운 물이 지하 바다로 스며들어, 지구의 열수 분출구와 유사한 조건을 조성하며 미생물에 ‘먹이’가 될 수 있는 화학적 붕괴 불균형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 수석 저자인 샘 쿠르빌은 “지구에서 지하의 뜨거운 물이 바다와 만나면 미생물에게 풍부한 화학에너지가 공급되듯, 세레스도 비슷한 환경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 현재 상태와 미래 탐사 전망
현재 세레스는 내부 열이 줄어들며 표면 아래의 염수가 대부분 얼음 상태로 고착되어 있어 생명 체계 유지를 위한 환경으로는 부적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린스푼 박사는 “과거 생명의 서식 가능성뿐 아니라, 현재 일부 해양 세계에서는 아직도 미지의 활동이 존재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레스는 앞으로 유로파, 엔셀라두스 등과 함께 심도 있는 우주생물학 탐사의 중요한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만, 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직접 증거는 아직 없으며, 단순히 생명체 서식에 필요한 조건이 있었다는 점만 확인된 상태다.
4. 추가 근거 및 맥락
세레스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왜소행성으로, 직경은 약 950km에 달한다. Dawn 미션은 2018년까지 근접 탐사를 수행하며 표면과 내부에 대한 여러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특히 오카토르 분화구 내 밝은 지역들은 최근 200만 년 이내의 젊은 소금 퇴적물임이 밝혀져, 최근에도 지하 염수가 지표로 유출되는 지질학적 활동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조사는 우리 태양계 내 해양 세계의 범위를 기존의 위성 외에도 왜소행성까지 확장했으며, 우주생물학의 연구 대상과 방법론에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