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국제 연구진이 금성 근처에 있는 ‘공동궤도’ 소행성들 가운데 현재의 탐지 시스템으로는 거의 포착되지 않는 수십 개의 대형 소행성이 존재하며, 일부는 TNT 410메가톤에 상응하는 에너지를 가졌다고 밝혔다.
phys.org, Earth.com, Live Science, usatoday, SciTechDaily,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JPL)에 따르면, 이들 소행성은 태양에 가까워 가시광선 망원경으로 탐지하기 매우 어렵고, 궤도 변화 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대도시 파괴 규모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상파울루 주립대학교 발레리오 카루바 교수가 이끌었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이들 미발견 소행성들은 수천 년에 걸쳐 궤도 전이를 겪으며 일부가 지구 궤도를 교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론은 9월 18일 Physical Review Letters에 발표됐다.
지구 방위 위한 최첨단 탐지 임무 가속
그간 미국 의회는 지름 140미터 이상의 근지구천체(NEO)를 90% 이상 탐지하라는 미션을 NASA에 부여했으나,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44% 정도만 탐지되었다. 이러한 탐지 한계는 금성 인근 소행성 문제로 더 뚜렷해지면서 NASA는 NEO 서베이어(NEO Surveyor) 임무를 2027년 9월로 발사 시기를 조기 앞당겨 금성 궤도 내 위험천체 탐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 임무는 태양-지구 L1 라그랑주 포인트에 위치한 적외선 망원경을 통해 태양 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 소행성의 열 신호를 감지한다.
아울러 칠레의 베라 루빈 천문대는 고성능 광학 관측 시스템으로 남반구 하늘 전체를 매 3~4일마다 스캔하며 연초 10시간 관측만으로도 2104개의 미발견 소행성을 새로 찾아내는 등 탐지 효율을 혁신하고 있다. 그러나 금성 근처 소행성은 태양 근처 배경광 때문에 잠깐 걸쳐 보이거나 거의 보이지 않아 지상망원경만으로는 한계가 크다.
중국의 우주 방위 전략과 CROWN 미션
중국은 행성방위 체계 구축을 가속하며 CROWN 임무를 제안해 금성 인근에 6~8기의 소형 위성을 배치, 5년 내에 지름 10미터급 근지구 소행성의 90% 탐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미션은 태양-금성 삼체계 내 라그랑주 포인트를 중심으로 3단계의 에너지 효율적 전개 경로를 채택해 저비용으로 다수 위성을 운영할 예정이다. 2035년 금성 대기 샘플 반환 계획도 포함된 중국의 2050년 우주 과학 로드맵의 핵심 임무다.
장기적 충격 가능성과 탐지 과제
이번 연구는 금성 공동궤도 소행성들이 약 1만2000년 주기로 궤도 전이를 하며 이 때 일부가 지구 궤도와 교차해 심각한 충돌 위험을 낳는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들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거의 보이지 않고 충돌 가능성이 있는 짧은 기간에만 포착 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구 지상 및 현재 궤도 관측 범위를 뛰어넘는 금성 인근 전용 탐지임무가 필수적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우주 강국들은 이러한 장기적 행성 방위 위협에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성 인근 대형 소행성 미탐지 사각지대는 우리 행성의 도시와 인류 생존에 잠재적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최신 우주 관측 기술과 국제 협력이 앞으로의 핵심 방어 전략임이 이번 연구를 통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