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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강남비자] 강남에 효자가 많이 산다? 국평 60억원이 낳은 신풍속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스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34평형) 9층이 지난 8월 2일 60억원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3.3㎡당 가격으로 따지면 1억7600만원선으로 '국평'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다. 
 

60억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감이 잘안온다. 우선 내 연봉이 60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연봉 6000만원도 적은 돈은 아니다. 이렇게 받는 연봉을 세금 하나도 안떼고, 한푼도 안쓴다는 가정하에 모두 모았을 경우 10년이면 6억원, 100년이면 60억원이다.

 

10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모아야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다.  한 번 맞기도 힘든 로또(요즘에는 번호 한 개도 안맞음)를 최소 4~5번 이상은 1등에 당첨돼야 가능한 금액이다.

 

 

결국 강남의 집은 이제 내 돈 모아서, 월급쟁이가 사는 건 불가능한 시대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내가 강남의 집을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부모를 잘 만나, 부모님의 집을 내가 물려받는 길이다.

 

그래서 강남엔 효자가 많다는 것이다. 강남에 사는 부모에게 잘해야 그 집을 나에게 상속(증여, 저가 매도)해 줄 것이기 때문에 자주 찾아뵙고, 용돈과 선물도 갖다드리며 이른바 '효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강남 집값 급등이 초래한 또 하나의 씁씁한 현실, 강남의 세태를 대변하는 부모자식간 풍속도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강남지역이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청약당첨만 되면 '로또 당첨'이상의 2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가능해지자 청약가점자들 역시 효자가 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청약가점 체제에서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가점이 70점대 중후반에서 80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구별로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는 ▲4인가구 69점 ▲5인가구 74점 ▲6인가구 79점 ▲7인가구 이상 84점이다. 84점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7인 이상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면서 청약통장을 유지해야 한다. 또 가점 70점대를 받으려면 부양가족을 포함해 가구원 수가 5~6인이어야 한다. 부모님을 한가족 내 세대구성원으로 모시지 않고서는 받을 수 없는 점수기 때문이다.

 

반포동 인근 부동산업체 A사장은 "몇십년 전만 해도 부모님을 서로 안모시려 자식들이 싸웠는데, 이제는 청약가점을 위해 부모님을 서로 자기들이 모시려고 싸운다는 말도 있다"며 "당첨만 되면 20억원을 벌 수 있는데 부모님과 같이 산다는게 대수냐"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체 공인중개사 B사장은 "분양 당첨을 위해 청약가점을 높이려고 부모님을 모시려는 자식들이 늘어나는 신종 효자 풍속에 웃으냐할지, 울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하지만 부모를 직접 부양하기 보다 실제로는 함께 거주 하지 않는 부모 등을 가구원으로 편입해 가점을 부풀렸을 수 있다는 의혹이 심각한 상황이라 전수조사가 본격화되면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남에서는 증여와 상속 대신 부담부 증여방식으로 아파트를 넘겨주는 사례가 빈번하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식에게 15억원가량의 강남아파트를 증여할 경우 세금만 4억원가량이다. 하지만 가족 간에는 ‘시가의 30% 또는 최대 3억원’ 싸게 거래할 수 있다는 규정을 이용하면, 15억원의 아파트를 시세보다 3억원 정도 낮은 12억원에 거래할 수 있다.

 

게다가 6억원의 대출금을 끼고 증여하거나, 혹은 부모가 전세보증금 6억원에 전세들어간 것으로 할 경우 자식입장에서는 6억원만으로 15억원의 아파트를 물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식이 한푼도 없을 경우 부모에게 받은 6억원의 증여세만 내면, 15억원의 강남아파트가 한 채 생기는 셈이다.

 

자식에게 상속이란 방식을 택했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동거 주택 상속공제’ 방법도 있다. 자녀가 10년 이상 한 집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한 경우 주택을 상속받을 때 6억원 한도까지 추가로 공제해 준다. 일괄공제 5억원까지 포함하면 최소 11억원짜리 아파트는 세금 없이 물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래저래 강남에서는 부모에게 잘하면 잘할수록, 즉 부모에게 효도해야 집을 물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강남엔 지금도 효자가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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