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7 (월)

  • 구름조금동두천 -1.0℃
  • 구름조금강릉 4.1℃
  • 구름많음서울 0.6℃
  • 구름많음대전 2.7℃
  • 구름많음대구 4.5℃
  • 구름조금울산 5.3℃
  • 구름많음광주 5.9℃
  • 구름조금부산 6.9℃
  • 흐림고창 6.1℃
  • 흐림제주 10.0℃
  • 구름많음강화 -0.2℃
  • 구름많음보은 1.1℃
  • 맑음금산 2.3℃
  • 구름많음강진군 6.6℃
  • 구름조금경주시 4.4℃
  • 구름많음거제 8.3℃
기상청 제공

Opinion

[강남비자] 강남사람은 식사미팅 전 식사를 하고 나간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드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정통부 장관과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은 비즈니스로 어떤 사람을 만날 때 항상 먼저 말할 세 마디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 세마디는 일종의 '엘리베이터 토크'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없을 때 강력하고 의미있는 몇마디로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 환심을 사는 전략이다.

 

세 마디로 그 사람의 마음과 관심을 끌었다면 "이제 3분을 벌었구나"라고 생각하고 3분동안 토크를 이어간다. 그렇게 3분 동안 엘리베이터에서 스몰 토크를 하면, 자연스레 30분 혹은 1시간의 티타임이나 식사약속이 이뤄진다.

 

 

한국 사회에서 식사는 참 중요하다. 밥에 진심이 민족이기 때문이다. 밥에 진심인 한국인의 밥 언어인 밥과 관련된 속담과 관용어구들을 살펴보면 이렇게 많다.

 

사람이 싫거나 무엇가 싫을때=밥맛 떨어진다, 겸상도 안한다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할때=밥값 못한다
고맙고, 도움을 받았을때=나중에 밥 한끼 살께. 식사대접할게요
어려운 부탁을 완곡하게 거절할 때=그냥 내가 나중에 밥살게. 나중에 밥이나 한번 먹자
잘못을 해서 혼날 때=넌 오늘 국물도 없어

 

잘못했거나 눈치없는 사람일 때=지금 밥이 넘어가냐
고민이나 근심걱정이 있을 때=밥도 안넘어간다
복에 겨운 소리를 할 때=배가 불렀네 아주
어떤 결정이나 사실을 비하할때=그게 밥먹여줘?
안부를 물을때=밥은 먹고 다니냐, 식사하셨습니까?

 

누군가에게 부탁이나 하소연할때=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너무 바쁘게 사는 사람에게 격려할 때=밥은 먹고 해야지
너무 약게 노는 얌체같은 사람을 봤을 때=숟가락만 얹네
너무 힘들고 피곤할 때=숟가락 들 힘도 없다
안정적이고 연봉높고, 일이 편한 직장=철밥통

 

자주 잊어버리거나 건망증이 심한 경우=까먹음
뭔가 불법을 저지르거나 큰 잘못을 했을때=콩밥 먹고 싶어?
상황이 안좋아 무슨 행동이라도 해야하는 긴급한 상황일 때=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행동이나 결정을 말리고 싶을때=도시락이라도 싸들고 다니면서 말린다
나쁘거나 미운사람에게 하는 욕=빌어먹을 놈

 

 

일상생활에서도 이렇게 밥과 식사의 의미는 크다. 하물며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우리 언제 식사 한번 같이 하시죠"라는 의미는 '나는 너랑 좀 더 친해지고 싶다. 좀 더 우리 가깝게 지내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강남사람들의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강남사람들에게 식사는 단순히 밥을 먹는 자리가 아니라, 상대방과 친해지고, 뭔가 원하는 비즈니스를 이루기 위한 통과의례적 의식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명이 점심, 저녁 한달내내(주말제외) 비즈니스로 미팅을 할 경우 40번 정도에 불과하다. 어렵고 힘들게 잡은 한 번의 미팅에서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식사에 주어진 1시간~2시간 남짓'은 정말 소중하다.

 

 

그래서 강남 사람들은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 전에 미리 식사를 하고 간다. 식사를 하고 적당히 배가 부른 상태에서 가야 좀 더 대화와 그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고픈 상태로 가면 음식이 눈에 들어오고 음식을 먹기 시작하다 보면 우리 뇌는 먹는 데 더 집중하게 된다. 결국 그 비즈니스의 흐름은 비즈니스보다는 다른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먹는 듯 마는 듯 여유와 품격을 갖고 그렇게 먹어야 상대방에게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플라이미투더문]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큰 이유…복잡계의 창발적 현상

얼마 전 AI 관련 포럼을 양일간 다녀왔는데 상당히 기억에 남는 만남이 있었다. 바로 ‘창발적 현상’ 이라는 녀석과의 만남이었다. ‘벌목’이라는 단어를 벌의 머리아래 목 언저리 부위로 이해하는 요즘 세대의 어느 친구라면 발이 달린 창문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으나, ‘창발’이라는 단어는 기대 이상으로 심오한 뜻을 지녔다. “창발(Emergence)이란 개별 구성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부분 수준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속성, 구조, 패턴, 혹은 기능이 전체 수준에서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창발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복잡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복잡계란 ‘많은 구성요소들이 서로 비선형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전체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패턴이나 질서가 스스로 형성되는 시스템’을 뜻한다. 즉 ‘복잡계’라는 ‘과정’을 통해 ‘창발적 현상’이라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 경제의 창발적 현상 주위를 둘러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온 국민이 글로벌 경제에 관심을 가지는 듯하다. 각자가 개별 경제주체로써 올바른 투자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일 텐데, 신기하게도 각 개인은 오로지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독립적으로

[마음 회복 연구실] 코칭은 깊은 호기심…진심어린 호기심에 대한 20번의 실험을 마치며

◆ 당신은 지금 무엇을 듣고 있습니까 회의실에서 팀원이 말한다. “우린 늘 이렇게 해왔는데요?.” 그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스치는가? “관행을 고집하는 완고함”? “변화를 두려워하는 저항”? 혹은 “검증된 방식에 대한 신뢰와 안전에 대한 욕구”? 같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전혀 다른 세 개의 의미가 숨어 있다. 나는 코칭을 배우며 깨달았다.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려면 단어가 아니라 맥락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는 지난 20주 동안 한 편씩 글을 써오며 내 안에서도 일어났다. ◆ 스무 번째 글, 그리고 나를 마주한 시간 어느덧 스무 번째 칼럼이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쓴다’는 약속이 작지만 버거웠다. 주말이면 노트북을 열고 생각을 정리하려 할 때마다 피곤이 몰려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글을 쓰면 쓸수록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맑아졌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내 안의 흐트러진 생각을 한 줄로 세우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느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되었고, 그건 셀프 코칭의 과정으로 발전했다. 이 시리즈를 써오며 나는 ‘코칭의 정의’를 머리로가 아니라 손끝으로 익혔다.

[눈치코치] ‘자기계발’과 ‘자기개발’

스무 번째 칼럼을 앞두고 문득 저 네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함께 필진으로 참여한 두 명의 동기 코치와 ‘각자 20편씩, 도합 60편의 칼럼으로 1단원을 마무리하자’며 ‘도원결의’를 했는데, 정말 그 시간이 다가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자기계발’과 ‘자기개발’의 차이를 여러분은 알고 계신가요? 어학사전과 챗GPT를 찾아보니 이렇게 정의되어 있더군요. ‘자기계발’은 내면을 닦는 과정이고, ‘자기개발’은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즉, 자기계발은 사람으로서의 성장, 자기개발은 전문가로서의 성장을 뜻합니다. 코칭을 공부하며 첫 단계 인증코치(KAC)가 된 저는 여러 분야 중에서도 ‘커리어(Career)’에 천착했습니다. 5번의 이직, 성격과 업태가 모두 다른 기업들 -대기업, 외국계, 중견기업까지 - 약 20여 년 동안의 다양한 경험이 있었기에, 나름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깨달았습니다. 정작 저는 ‘자기계발’과 ‘자기개발’을 명쾌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그 순간, 다시 고개를 숙이게 되었습니다. 많은 직장인은 조직 안에서 좋은 구성원(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핵심인재(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고 싶어 합

[마음 회복 연구실] 상처는 흉터가 아닌, 성장의 나이테

◆ 설악산의 기억, 그때 나는 나를 이겼다 지금도 '산'하면 15년 전 회사 팀워크숍으로 갔던 설악산이 생각난다. 그때 우리 팀은 무려 1년을 준비했다. 각자 주말마다 작은 산을 오르며 체력을 다졌고 함께 회사 계단을 오르내렸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새벽에 한계령에서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초반엔 웃으며 사진을 찍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허벅지는 천근만근, 머릿속에는 조직장에 대한 원망과 함께 '왜 사서 고생하지?'라는 생각만 맴돌았다. 정상까지 가야 한다는 목표보다 지금의 고통을 그만 멈추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지금도 선명하게 남은 것들이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 장만했던 등산복이 땀에 흠뻑 젖은 느낌, 얼굴에 엉긴 소금기, 그리고 대청봉 정상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날이 내 인생에서 분명한 이정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결국 해냈다는 사실. 그 이후로 나는 가끔 마음속에서 되뇌곤 한다. "그때 내가 설악산을 올랐잖아. 그러니 이번에도 할 수 있겠지." ◆ 상처는 흉터가 아닌, 나이테가 된다 삶도 산을 오르는 일과 닮았다. 정상에 오르기 전, 누구나 몇

[눈치코치] 스페셜리스트와 제네럴리스트…당신의 선택은?

어느덧 여섯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제 자신을 문득 살포시 돌아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육군 중위로 전역한 바로 다음 날, 저는 말년 군인에서 다시금 ‘군기 팍 든’ 신입사원이 되었습니다. 고심 끝에 들어간 첫 직장은 건설회사였습니다. 23년 전 공채로 입사해 4년 남짓 다니며 대리로 특진도 했지만, 결국 제 선택은 ‘이직’이었습니다.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또 고심했습니다. 그때 불현듯 마음속에서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너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될래, 아니면 조직 안에서 제네럴리스트(Generalist)로 성장할래?” 제 선택은 ‘스페셜’이었습니다. 그래서 홍보라는 본래의 신호를 벗어나진 않았지만, 과감히 업종을 바꾸며 새로운 길을 택했습니다. ◆ 이직을 해야만 스페셜리스트가 될까요? 제 대답은 단호히 “그렇다!”입니다. 한 회사에서 같은 팀, 같은 본부에 수십 년을 머무는 건 - 자의든 타의든 -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정년까지 한 조직에서 근속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 의지나 조직장과의 관계, 회사 시스템의 변화, 사업 구조 개편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언젠가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결국 나만의 커리

[플라이미투더문] 노력도 가끔 배신한다…방향성 있는 노력이 중요

딸아이에게 종종 동화책을 읽어줄 때면, 필자는 아이의 비판적 사고를 강화해 주겠다는 명목 하에 여러 질문을 던지곤 한다. 물론 어깨 너머로 느껴지는 아이엄마의 불편한 시선은 마치 세금과도 같다. “백설공주가 주인 없는 난쟁이 집에 들어가서 음식을 먹고 침대에서 자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인가?” “신데렐라의 구두는 왜 12시가 지나도 변하지 않으며, 발사이즈로 특정인물을 가늠하는 것이 논리적인 접근인가?” 이러한 괴짜스러운 접근방식이 ‘토끼와 거북이’의 한 구절에 닿았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 노력도 가끔은 배신한다 얼마 전 매니저와의 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과 코칭을 진행 한 적이 있다. 그는 관계 개선을 위해 지금껏 다양한 시도를 해왔으며, 매니저에게 맞추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는 것이 없음을 느껴 정신적으로 위축이 되고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한 상태였다. 심지어 내면에 매니저에 대한 미움과 원망도 커진 상태였다. “제가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 걸까요?” 힘겹게 꺼낸 그의 말에 나는 질문했다.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한 5년 후의 나를 상상한다면 어떠한 모습일까요?”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