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 (금)

  • 맑음동두천 15.8℃
  • 맑음강릉 17.1℃
  • 맑음서울 18.8℃
  • 맑음대전 17.4℃
  • 맑음대구 17.7℃
  • 맑음울산 16.8℃
  • 맑음광주 19.5℃
  • 맑음부산 20.4℃
  • 맑음고창 16.4℃
  • 맑음제주 20.2℃
  • 맑음강화 16.6℃
  • 맑음보은 13.4℃
  • 맑음금산 15.0℃
  • 맑음강진군 16.2℃
  • 맑음경주시 16.6℃
  • 맑음거제 16.8℃
기상청 제공

Opinion

[강남비자] 반포 아파트 사우나 수건·소모품 年 1.1억…'공유지의 비극'이 낳은 씁쓸한 투표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이종화 기자] 

 

한 동네 대중목욕탕을 방문한 한 지인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목욕탕 안에 비치된 모든 수건에 큼지막한 글자로 ‘훔친 수건’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목욕하러 온 손님들이 수건을 너무 많이 가지고 간다"며 "이렇게 라도 해야 창피해서라도 안가져갈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요즘 새롭게 짓는 아파트에는 사우나, 수영장, 헬스장, 골프장, 독서실, 카페 등을 갖춘 커뮤니티시설은 필수다. 하지만 사우나, 수영장에 수건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이용객들이 워낙 많이 가져가거나, 마구 써버려 세탁비용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강남의 반포동 A아파트에서 재미있는 투표가 진행됐다.

 

<커뮤니티센터 수건 및 소모품 지급종료 입주민 동의(찬/반) 투표>라는 제목처럼 커뮤니티센터(남, 여 사우나, 헬스장, 골프장)에서 사용하던 수건 및 소모품(거품타올, 로션, 스킨, 치약, 헤어젤등) 지급종료에 대한 입주민 동의(찬/반) 투표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입주자대표회의의 투표취지에서  "일부 주민의 수건 및 소모품 남용 관련해 민원이 지속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2023년 1년 비용이 1억1300만원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관리비 증가로 이어졌다.

 

5일간의 투표를 거친 결과 '지급종료 반대세대가 과반수 이상을 득표해 현행 제도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결론이 났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1603세대가 투표에 참여(투표율 65.6%)했으며, 이중 지급종료 찬성은 720표, 지급종료 반대(현상태 유지) 883표, 투표세대 대비 찬성률은 44.9%로 나타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은 무료로 수건을 쓸 수 있으니까 개인적인 이기심으로 수건을 가져가거나, 1~2장이면 충분한데도 3장 이상씩 사용하는 일이 벌어진다. 결국 수건은 점점 바닥나게 되고, 세탁비용등의 증가로 인해 결국 목욕탕은 수건제공을 중단한다. 수건을 휴대하지 않고 목욕탕을 사용했던 수많은 이용자들이 결국 피해를 입게 된다.

 

수건 뿐만 물도 마음껏 사용한다. 집에서 샤워할때는 딱 씻을 때만 물을 사용하지만, 목욕탕에서는 샤워기를 틀어놓고 다른 볼일도 보러가고, 씻고 또 씻고, 이른바 '물펑펑 재벌'로 변신한다. 왜냐하면 더 사용한다고 당장 나에게 비용지불이나 특별한 불이익이 없어서다.

 

만약 목욕탕에서 수건을 무료로 나눠주는 대신 집에서 수건을 가지고 오도록 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선 목욕탕 입장에서는 수건구입비용과 관리세탁비용이 없어진다. 이전에는 수건을 구입하고, 세탁하고 개어 놓아야 했다. 아울러 목욕탕의 세탁하는 물과 전기세도 아낄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잃어버린 수건을 되찾을 수 있다. 집으로 수건을 가지고 간 몰지각한 이용객들이 다시 그 목욕탕 수건을 가지고 올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렇게 공짜 수건을 가지고 가고, 목욕탕 물을 펑펑 쓰는 이유는 나쁜 손버릇과 이기주의, 몰지각한 시민의식으로도 충분히 설명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 경제학적 이유 ‘공유지의 비극(公有地의 悲劇, 영어: 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란 개념이 있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모든 사람이 함께 사용해야 할 공공자원을 제한없이 마구잡이로 사용해 고갈될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갈치 값이 오른다고 갈치를 마구잡이로 포획한다면, 결국 갈치가 바다에 더 이상 잡히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 공동으로 쓰는 초원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소를 방목하게 되면, 그 초원은 결국 황무지가 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즉, 개인의 이익을 최대로 얻기 위한 행동으로 인해 결국 다른 모든 사람이 피해를 입게 되는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한다.

 

이 개념은 1833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포스터 로이드(William Forster Lloyd)가 쓴 에세이에서 유래됐다. 그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규제되지 않은 방목의 영향을 가상의 예로 사용했다. 이 개념은 1968년 개릿 하딘(Garrett Hardin)에 의해 쓰여진 기사 이후 1세기 후에 '공유지의 비극'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용어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쟁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개발, 경제 성장, 환경 보호와 관련해 자주 인용된다. 경제, 진화 심리학, 인류학, 게임 이론, 정치, 조세, 사회학 분야의 행동 분석에도 사용됐다.

 

하딘은 또한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공동의 자원을 사용한다면, 모든 자원이 결국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합리적인 사리사욕을 가지고 행동하는 개인의 문제를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하딘은 양심에 의지하는 것을 반대하며, 이것이 더 이타적인 사람들보다 이기적인 사람들(흔히 무임승차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자연에서 발생하는 공유지의 비극이론은 지식자원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인터넷에서 우리가 얻는 지식은 공짜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많은 노력을 들여 좋은 지식을 만들었어도 공짜로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잘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지식에 대해서는 지적 재산권을 허용해야 사회적으로도 양질의 지식콘텐츠가 생겨나게 된다.

 

반면 '반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것도 있다. 마이클 헬러가 1998년에 사용한 이 개념은 "생의학 연구분야에 지나치게 높은 수위의 지적재산권제도와 특허과잉으로 오히려  활용도 못하고 방치"된 상황을 말한다.

 

이렇게 작은 허점을 방치하면 더 큰 범죄가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교수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1969년에 발표한 이론)'에 따라 작고 사소한 것을 방치하고 등한시하면 결국 전체가 무너진다. 공유지의 비극도 마찬가지다.

 

즉  개인의 이익 추구가 결국 전체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각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행동할 때, 그 결과는 종종 전체 집단에게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내 행동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동체 의식을 항상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공유지의 비극〉 이전에 나온  생태학자 레이철 카슨이 1962년 발간한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란 책이 있다. '사람들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DDT를 남용하고 있고, 이 결과로 본래 의도했던 잡초나 병충해의 제거 수준을 넘어서 모든 곤충과 나아가 조류와 동물들까지 모두 사라지고 생태계가 파괴되어서 봄이 와도 아무런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상황을 우화로 묘사'한 것이다. 현대의 환경운동과 환경윤리학의 시초가 된 책으로,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 역시 이 연장선에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 다만 그레샴의 법칙은 품질이 동등하지 않은 화폐의 폐해를 논한 것이고, 공유지의 비극은 비사유지의 비애에 대해 논했다는 점이 차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71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마음공간] 행복의 다른말…‘밝음’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 말이 왜 이렇게 새롭게 느껴지는지 그토록 무더웠던 지난날이었기에 요즘 아침은 일어나면서부터 짜증 대신 환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일전 다른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다크(dark)’라는 ’암‘의 기운을 멀리하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하우어 형님의 책을 읽다보니 다시금 맞다는 걸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여럿 영화를 좋아하지만 <다크나이트>는 정말 명작 그 자체로 꼽습니다. 남다른 스케일에 웅장한 ost는 물론 주조연의 조합과 긴 런닝타임 불구 한 순간도 놓칠 장면이 없는 이 작품은 언제봐도 새롭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 시리즈의 주인공…바로 ’배트맨‘을 조금 더 관심갖고 들여다보면 ’다크‘로 똘똘 뭉친 어찌보면 정말 불쌍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재벌가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집사까지 둔 채 호사스러움의 극치를 경험하며 정의를실현하는 그는 잘 들여다보면 얼굴은 웃고 있어도 그늘을 피할 수 없고, 행복 그 자체의 삶도 어렸을 적 부모를 잃은 그 순간의 트라우마로 그리 지속하지 못합니다. 철저히 자신을 숨긴 채, 박쥐의 탈을 쓰고 어두울 때 생활하고 밝을 때 잠드는 스스로 불쌍함을 자초한 이 인간이

[공간과 색채] 당신의 가을은 무슨 색깔인가요?

유난히 길고 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와 같은 기후대는 계절별로 상징하는 일반적인 색상이 있다. 예컨대 봄은 싱그러운 새싹의 기운이 가득한 연두색이나 벚꽃에서 떠오르는 핑크 계열 색상 등이 연상된다. 여름은 뜨거운 태양에서 빨간색을 떠올리기도 하고 시원한 바다의 파란색이 생각나기도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연상되는 계절색이 있는데, 가을하면 생각나는 컬러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가을이라고 하면 울긋불긋한 단풍잎에서 보이는 색상이나 갈색 계열의 색상들이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가을의 색조 혹은 톤(Tone)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색상만큼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은 경우가 많다. 색조 혹은 톤(Tone)은 같은 뜻으로 명도와 채도가 결합된 개념이다. 색의 밝고 어두움을 나타내는 명도와 맑고 탁한 정도 의미하는 채도를 합친 것이 톤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표준 색조는 기본 톤을 포함하여 총 1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가로축은 채도, 세로축은 명도를 기준으로 색상을 분류한 것이 톤 체계인데, 가장 선명하고 명랑한 이미지를 주는 비비드 톤(vivid tone)

[방구석은 우주] '마음상처'엔 내면과의 소통, '경청'이 해답…"경청하려면 글을 쓰라"

나이 들어 아프면 힘들고 서럽습니다. 중년 아재에게 지난 추석이 그랬습니다. 초대하지않은 대상포진이란 손님이 방문했지요. 집안 면역 체계에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지난해부터 부모님과 장모님, 아내에 이어 저까지 연달아 대상포진에 걸렸습니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기운이 빠져서 힘내서 뭘 할 수 있는 게 없더군요. 그나마 추석 연휴와 국군의 날, 개천절 등 휴일이 많아서 회복에 도움이 됐습니다. 이제 좀 살 것 같네요. 오랫동안 이어졌던 여름, 그 끝에서 만난 환절기 질병과 잘 헤어졌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이것저것 하기 귀찮은 날들이었지만 책 읽기에는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침 독서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기도 했지요. 접한 몇 권의 책 중 김혜진 작가의 ‘경청’이란 소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인 추천으로 올 초에 구입한 후 펼쳐보지 못했는데, 어쩌면 이때 찬찬히 읽어보라는 신의 뜻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임해수라는 상담전문가가 소설 속 주인공이자 관찰자입니다. 어느날 출연한 방송에서 문제 많던 배우의 행실을 비난하는 발언을 합니다. 그 배우가 누구인지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대본에 적힌 대로 말했던 것인데, 얼마 뒤 해당 배우가 자살하는 일이 벌어집

[마음공간] ‘행복’하기 위한 ‘아이러니'…"뭔가를 얻으려면 버려라"

중학생 시절… 이른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건 좀 오버네요 ㅎ) 당대의 히로인, 바로 이미연 배우가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란 영화 촬영을 위해 들른 적이 있습니다. 까까머리 소년들로 가득찬 교실 내외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고, 그녀의 숨소리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저를 비롯한 그 시끄럽던 녀석들도 모두 조용히 숨죽여 지켜봤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50을 목전에 둔 지금, 그 때 그 영화 제목처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님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 하우어 형님께서 다시 말씀 하셨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행복을 제거하라”구요.. 이 무슨 반어적 표현이란 말입니까! 아니 행복 하기 위해 그 행복을 없애라니~ 아무튼 정말 싫어할래야 싫어하기 쉽지 않은 철학자임에 분명합니다. 정말 뭔가 있어 보이지 않은가요? <쇼펜하우어 인생수업>(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에 따르면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의 목표는 거의 비슷하고 따라서 그러한 목표들은 멀리서 보면 다 비슷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당연하죠. “나는 부자가 될 것이다”, “나는 아주 건강해질테야“, ”우리 이번 목표 꼭 초과달

[지구칼럼] '계란·달걀·알' 관찰·성찰·통찰…줄탁동기·콜럼버스달걀·병아리감별사·계란번호·크기와 껍질색·인류세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세계 계란 가격이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의 외신보도에 따르면, 세계 계란 평균 가격이 2019년 대비 60% 급등했다. 계란 품귀 현상은 물론이고 오믈렛과 샌드위치 등 계란이 들어간 메뉴 가격이 인상되거나 대형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의 일부 메뉴가 단종되는 일까지 생겼다. 삶은 달걀 1개의 열량이 80kcal정도인데, 우리 몸에 머무는 시간이 3시간 이상 되기 때문에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다. 달걀은 단백질 식품의 품질을 의미하는 '생물가'가 약 93.7%로 매우 높다. 두뇌와 눈에 좋은 인지질과 루테인, 비타민 A, 비타민D, 비타민 E, 아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건강필수, 완전식품으로 꼽힌다. 전세계 계란대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계란(달걀, 알)에 대한 관찰, 성찰, 통찰의 이야기를 나눠보자. 1. 김종필과 줄탁동기(啐啄同機) 줄탁동기(啐啄同機)란 고사성어는 알에서 깨기 위해 알 속의 새끼와 밖에 있는 어미가 함께 알껍데기를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다른 해석은 알속의 병아리가 안에서 톡톡 두드리는 것은 줄, 바깥의

[공간탐구] 10월이면 슬픈 '핼러윈 성지' 이태원, 역사를 알면 더 슬프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태원하면 '이태원 클라쓰'란 드라마가 생각난다. 박서준, 유재명, 김다미, 권나라, 안보현등 탑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했다. 조광진 웹툰작가의 원작으로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창업신화를 '힙한 반란'으로 다루며 화제가 됐다. 이태원은 경리단길과 더블어 한국 속의 외국의 모습을 간직한 몇안되는 '이방인들의 해방구'같은 공간이다. 2022년 실질적인 핼러윈 데이는 10월 31일 월요일이었다. 하지만, 10월 29일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해밀톤 호텔 뒤편의 세계음식문화거리방면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에 몰렸다. 폭 3.2m골목에서 사망자 159명, 부상자 195명의 참사가 벌어졌다. 2014년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피해였다. 이태원 살인사건, 이태원클럽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태원 압사사고, 미군 폭행사건 등 한국의 사건사고 역사에서 다사다난했던 곳 중 하나였다. 젊은이들의 해방구, 이방인들과의 소통공간, 핼러윈 파티 성지, 코스튬 백화점 등 화려한 명성을 가진 이태원의 역사를 알아보자. '이태원'은 한자로 '梨泰院'이라 쓴다. 이태원(梨泰院)의 이름은 한자만

[마음공간] 기억은 짧고 인생은 길다

좀 지났으나, 비교적 최근 일 입니다. 뭐 올해 겪은 일이긴 하니까요~ 간만에 친한 형이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연극표를 줘서 와이프와 눈치보다 칼퇴 후 혜화역 kfc앞에서 도킹했습니다. ‘혜화역 kfc’는 단지 정크푸드 프랜차이즈가 아닌 거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중년층 모두에게 추억의 장소죠. (대학시절 낭만을 즐기기전 모였던 도킹 포인트) 그때의 설렘과 추억을 갖고 하차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계단 한계단 상승해 드디오 발걸음이 닿았는데…. 앗, 이 차가운 시선은 뭘까요? 저를 직시하진 않았으나 순간 머릿결은 용솟음쳤고 와이프도 약간은 민망해 하는 느낌. 전 제가 무슨 실수를 해나 생각했습니단, 이내 깨달은 건 제가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주문하는 손님중에서도 자리잡은 이들중에서도 말이죠. 연극 보기 전 시장기도 사라졌고, 딱히 잘못한 것도 아닌데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쳐다보면서 우리 같이 느끼는 이 멜랑꼴리 기분은 뭐지란 말하지 않아도 전달된 이심전심에 무언의 빵터짐이 곁들여졌지요~ 요즘 다시 읽고 있는 하우어 형님의 사상을 접하다 몇자 적는 지금 입니다. 형님께서 왈 “나이가 들수록 지금껏 살아온 인생은 짧게 느껴질 것”이라

오달지다·발밤발밤·옴살·사부자기?…네이버, 한글날 앞두고 '숨은 우리말' 공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우리말 어디까지 아시나요? ‘오달지다’(긍정적인 경험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인의 감정 표현으로 마음이 흡족하게 흐뭇하다), ‘옴살’(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매우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 ‘발밤발밤’(어감이 재미있는 움직이는 모양에 관한 표현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 ‘사부자기’(노동을 중시하면서도 여유로운 삶의 태도를 잃지 않으려는 문화적 특징을 반영하여 별로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등이 숨은 우리말로 선정됐다. 네이버는 10월9일 한글날을 앞두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 좋을 '숨은 우리말' 20개와 외국어·한자어 등을 우리 문화와 생각에 맞춰 '다듬은 우리말' 20개를 30일 공개했다. 숨은 우리말은 한국문예창작학회, 한글문화연대, 한글학회에서 추천 받고 국립국어원의 자문을 받아 함께 선정했다. 숨은 우리말은 생소하지만 오늘날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20개를 찾았다. 다듬은 우리말은 매일 익숙하게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어원을 알고 보면 우리말을 지키려는 노력이 담겨 있는 우리말을 국립국어원과 함께 선정했다. 바탕화면(영어 데스크톱의 번역어로 처음에는 책상정리였으며 1995년 윈도우 95가 나오면서 다듬

[강남비자] 유대인은 바지 내리면 알고, 강남 중학생은 바지 올리면 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스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았다. 그는 “위대한 아리아인인 우리 독일인이 빈곤한 건 유대인 때문이다”고 공언했다. 독일 전 사회가 유대인을 색출하기 시작한다. 독일 나치가 유대인을 어떻게 구별했을까? 겉으면 보면 그냥 같은 유럽인이니 구분이 안간다. 외적 특징이 없으면 유대인이냐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잡아뗄 수도 있고. 그래서 독일 나치가 구별하기위해 사용한 방법이 남성들의 바지를 내려보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포경수술은 유대인을 구별하는 하나의 단서였다.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나치 독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