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ISS)가 2025년 11월 6일 예정된 테슬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1조달러(약 1422조원) 규모의 보상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이는 작년에 이어 연속된 반대 권고로,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 CEO의 경영 집중을 유도하기 위해 제시한 초대형 보상안에 사실상 제동이 걸린 셈이다.
CNBC, Reuters, techbuzz, TESLARATI, Yahoofinance, The New York Times에 따르면, ISS는 보고서에서 머스크가 테슬라뿐 아니라 스페이스X, xAI, 뉴럴링크, 보링 컴퍼니 등 총 5개 회사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상의 핵심 목적이 머스크 CEO가 다른 벤처 대신 테슬라에 시간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으나, 이를 명확히 보장하는 조건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이 보상안이 지나치게 거대하며, 설계상 머스크가 목표의 일부만 달성해도 막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과 향후 적정 보상 수준 조정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상안은 총 12개 성과 트랜치를 통해 지급되며, 각 성과 달성시 머스크는 추가 주식을 받게 되어 테슬라 지분을 최소 25%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시가총액 목표도 최대 8조5000억달러(약 10경원)로 역대 최대치를 노리는 중이다.
다만, 과거 2018년 머스크의 보상안은 델라웨어 법원이 적극적 경영과의 영향력 및 불충분 공시를 근거로 무효화한 바 있어 이번 보상안에도 법적 리스크가 여전하다.
아울러 ISS는 작년 무효 판결된 2018년 보상안에 대한 소급 적용 보상도 부당하다며 반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더불어 테슬라의 인공지능 자회사 xAI에 대한 투자 안건 역시,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를 활용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주주제안을 유도한 점을 비판하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테슬라는 이미 X에 머스크 보상안 및 xAI 투자 지지 영상 등 관련 홍보를 적극 전개하며 주주 찬성 여론 조성에 나섰다. 머스크는 보상안 부결시 테슬라 외 제품 개발 가능성도 시사하는 등 주주총회를 앞두고 첨예한 갈등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ISS 권고가 주주들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한다. ISS와 유사한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도 이례적으로 강력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세계적 기업 경영진 보상 문제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또 다른 불씨를 지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