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2025년 여름부터 일본 전국 일반도로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 시스템을 본격 도입했다. 이는 일본에서 AI 기반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달리는 첫 사례로, 업계 최초의 시도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테슬라가 선보인 자율주행은 레벨2 단계로, 운전자는 핸들에 손을 얹고 AI의 주행 판단 및 조작을 감시하는 방식이다. AI는 차량에 장착된 다수의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실시간 인식, 가속·제동·조향을 전적으로 제어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E2E) 방식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된 테슬라 차량에 탑재돼 검증된 바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기존 고속도로 중심의 제한적인 자율주행 기능과 달리, 일반도로 전역에서 AI가 주행을 전담하는 혁신적 변화다.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에 판매된 3만대 이상의 기존 테슬라 차량에도 이 기능이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 국토교통성은 관련 안전기준과 가이드라인 준수를 요구하는 한편, AI 자율주행 중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은 운전자에게 귀속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에서도 자율주행차 사고 사례가 지속해 논란이 되고 있어, 일본 도입 과정에서도 안전성과 법제도 정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테슬라의 이번 일본 진출은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다. 도요타자동차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웨이모와 협력해 엔드 투 엔드 기술을 개발 중이며, 혼다도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약 1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테슬라와 일본 완성차업계의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앞으로 자율주행 상용화와 도입 촉진에 긴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일본 내 도입은, AI가 차량 운행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기술 상용화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용 차량 사고에 대해 제조사 책임이 법원에서 처음으로 인정되며 3300억원대 배상 판결이 내려져, 자율주행 사고 시 책임 소재에 대한 제도적 논의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사안을 통해 일본은 엄격한 안전 기준과 AI 기술 활용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자율주행법규 및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