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월가의 권위 있는 증권사들이 일제히 테슬라(Tesla)의 AI 기조 전환과 미래 잠재력에 주목하며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하고 있다.
베어드(Baird)는 테슬라가 제조업을 넘어 AI와 로보틱스 혁신 기업으로 전환하는 '피지컬 AI'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지난 19일(현지시간) 테슬라에 대한 등급을 기존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높이고 목표주가도 320달러에서 548달러로 무려 71% 인상했다.
Teslarati, Yahoo Finance, Investing.com, Barron's, MarketBeat에 따르면, 베어드의 벤 칼로(Ben Kallo) 애널리스트는 "최근 테슬라 주가가 8거래일 중 7일 오르며 약 20% 상승했고,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2300억달러가 늘어났다"면서, 단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관심은 '미래 성장 동력'인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에너지 저장 사업 등 혁신적 프로젝트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베어드는 테슬라가 2035년까지 연 2000만대 차량 판매, 1000만대의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로봇 배치, 1000만건의 완전 자율주행(FSD) 구독 달성 등 야심찬 로드맵을 실현할 경우 기업가치가 최소 5.5조달러, 최대 12조달러(주당 3000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는 베어드 보고서 발표 직후 2.21% 급등해 426.07달러(시총 1조4170억달러)로 마감했으며, 최근 한 달간 29%, 올 들어 5%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AI 혁신 모멘텀에 힘입어 월가 평균 목표가(334달러, 팩트셋 기준)도 상회 중이다. 투자전문지 배런스(Barron's)도 S&P500 기업 중 목표가보다 높은 수준에 거래되는 종목은 10% 내외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이 같은 AI 기대는 일론 머스크 CEO의 10억달러(약 2570만주) 자사주 대규모 매입과 맞물려 주가에 확실한 긍정 신호를 불어넣었다. 머스크의 이번 주식 매입은 2020년 초 이후 처음으로, 일론 머스크는 최근 이사회가 제안한 '성과 연동 1조달러 보상안' 수혜를 위해 회사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회사의 AI·로보틱스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 25%의 의결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최근 테슬라의 자동차 사업은 글로벌 판매가 부진해 2025년 2분기 38만4122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나,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사업이 투자자 관심을 이끌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인도량이 45만5000대로 집계 컨센서스(44만5000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39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테슬라를 담당하는 미국 내 애널리스트 중 약 45%만이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이는 S&P500 평균의 55%보다 낮지만, 테슬라가 EV(전기차)·로보틱스·AI 등 미래 혁신에 걸고 있는 베팅이 월가의 평가 프레임을 재정립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1년간 테슬라 주가는 S&P500을 70%p 이상 상회하는 +74%의 상승률을 기록해 미래 성장주로서의 브랜드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