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유럽연합(EU)이 일론 머스크 소유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1억2000만유로(약 205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처분은 EU가 2023년 도입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에 따른 첫 제재로, 엑스의 계정 인증(블루 체크) 운영 방식과 광고 투명성 문제, 그리고 연구자에 대한 공공 데이터 접근 제한 등이 주요 사유로 지목됐다.
엑스, DSA 위반으로 첫 제재 대상
EU 집행위원회는 엑스가 계정 인증 표시를 신뢰도와 무관하게 유료로 운영해 이용자 기만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광고 투명성 요건을 위반하고 연구자에게 공공 데이터 접근 권한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삼았다.
DSA는 위반 시 해당 기업의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2024년 기준 엑스의 매출은 25억~27억 달러로 추산되며, 향후 추가 제재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았다.
미국, EU 규제에 강력 반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EU의 엑스 제재 발표 직전, “EU가 검열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엑스에 수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소문이 돈다”며 “미국 기업들을 쓸데없는 문제로 공격하지 말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밴스의 발언에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댓글을 남기며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EU의 빅테크 규제가 비관세 무역장벽이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해 왔다.
EU, 메타 왓츠앱 AI 정책에도 조사 착수
EU는 엑스 외에도 메타플랫폼(페이스북·인스타그램), 구글,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메타가 왓츠앱에서 타사 인공지능(AI) 챗봇의 서비스 제공을 차단했다는 이유로 EU가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왓츠앱은 유럽 스마트폰 메신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 지배적 플랫폼으로, EU는 메타가 경쟁사를 밀어내려 한다고 판단했다.
빅테크 규제, 글로벌 이슈로 부상
EU는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 등을 근거로 미국 기술기업들을 수시로 조사해 과징금을 매기고 있다. 미국 정부와 빅테크 업계는 EU의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고 비판하며, 관세 부과 등 강경 대응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엑스 제재와 메타 왓츠앱 조사는 글로벌 디지털 규제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