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AtoZ] “차가운 행성, 천왕성 미스터리" 논란 종지부…40년 만에 내부 열 방출 '확인'

  • 등록 2025.08.18 22: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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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천왕성 내부가 완전히 차갑다고 시사했던 NASA의 보이저 2호 탐사선 관측 결과가 뒤집혔다. 40년 만에 태양계 최대 미스터리였던 ‘천왕성 내부 열 실종’ 논란에 종지부가 찍힌 셈이다.

 

Science News, ScienceDaily, 스푸트니크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휴스턴대학교 주도 국제 공동 연구팀은 2025년 7월 14일 미국지구물리학연합(AGU) 학술지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최신 논문을 통해, 천왕성이 태양빛으로부터 받는 열보다 약 12.5% 더 많은 내부 열을 방출한다는 객관적 수치를 공개했다.

 

Voyager 2호가 놓친 것과 새로운 발견


1986년 1월 보이저 2호가 천왕성을 세계 최초로 근접 통과 관측했을 당시, 과학계는 천왕성 대기에서 내부 열 발산이 거의 감지되지 않았던 점에 충격을 받았다. 당시의 적외선 검출 결과에 따르면, 천왕성은 태양으로부터 받은 에너지와 거의 비슷한 양을 복사하며, 내부 열원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천왕성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내부 열을 방출하지 않는’ 거대 행성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이 결론이 Voyager 2호의 단 6시간 남짓의 근접비행이라는 제한적 관측, 한쪽 반구만의 탐사, 그리고 당시 태양활동 영향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했다고 본다. 실제로 행성의 계절이나 태양의 활동에 따라 방출되는 에너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졌다.

 

수십 년 누적 데이터와 첨단 모델이 밝힌 ‘뜨거운 진실’


연구팀은 1950~2022년까지 모든 관측기록을 총망라, 허블우주망원경 등 지상 및 우주망원경과 각종 우주선 데이터에 첨단 컴퓨터 모델을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천왕성이 방출하는 열 에너지는 태양으로 받은 열 에너지보다 12.5% 많다는 수치가 확인됐다. 이는 영국 옥스퍼드대 패트릭 어윈(Prof. Patrick Irwin) 교수팀의 독립 연구와도 일치한다.

 

이에 따라 천왕성 역시 목성, 토성, 해왕성처럼 ‘남은 형성 초기 내부 열’을 서서히 방출하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나온 셈이다.

 

다만, 열 발산량 측면에서 천왕성은 유난히 이례적이다. 목성, 토성, 해왕성은 태양광 흡수량의 최대 100%를 추가로 내부에서 방출하지만, 천왕성은 12~15%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천왕성은 여전히 태양계 거대 행성 중 ‘가장 차가운 행성(대기 부분 최저기온 -224.2°C)’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스터리의 여전한 뿌리…“충격적 충돌 이론” vs “구조 장벽설”

 

왜 천왕성만 내부 열 방출이 미약한지는 아직 확실한 해답이 없다. 대표적 추론으로, 행성 형성 초기에 거대 충돌(초대형 임팩트)로 내부열이 대량 손실되었거나, 대기 상부에 특이한 열전달 장벽 구조가 존재해 내부열이 표면으로 잘 올라오지 못한다는 가설이 제기된다.

 

이러한 점에서 천왕성의 내부 구조, 대기역학, 자전축 98도 기울기 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학적 난제들이 남아 있다.

 

미래 탐사·과학적 의의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가 행성탐사 최우선 프로젝트로 선정한 2030년대 NASA 천왕성 플래그십 미션(Uranus Orbiter and Probe)에 대한 명분을 극대화시킨다. 이 미션이 추진되면 2040년대 천왕성 도착 예정이다.

 

천왕성의 계절(각각 약 20년) 및 내부 열변화 관측이 진행될 경우, 태양계 외행성들의 형성과 진화, 나아가 지구 기후변화 이해까지 큰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 휴스턴대 연구팀 왕신위 박사는 “이번 연구는 천왕성이 아직도 형성 초기 남은 내부 열을 서서히 방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행성과학의 오랜 퍼즐 조각을 완성하는 핵심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차디찬 거인’ 천왕성의 미스터리는 끝났지만, 태양계-외계 행성의 생성 서사, 극단적 기울기 내부열 미스터리는 이제부터가 진짜 과학의 무대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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