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실패’의 우주영웅, 짐 로벨 별세…아폴로 13호 리더가 남긴 불멸의 기록과 인간승리

  • 등록 2025.08.09 07: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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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레이크 포레스트의 자택에서 미국 우주 탐사의 상징적인 존재, 짐 로벨(Jim Lovell) 전 NASA 우주비행사가 97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NASA 및 가족 측은 8월 8일 공식적으로 그의 별세를 발표했고, New York Times, BBC, ABC News, Space.com 등의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폴로 13호 임무를 비롯해 네 번의 유인 우주비행을 경험한 로벨은 “냉철한 판단력과 리더십, 꺾이지 않는 인간승리의 아이콘”으로 기억된다.

 

 

715시간 우주 비행, 네 번의 신화적 임무


짐 로벨은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2기 우주비행사로 선발(1962)되어, 제미니 7호(1965년), 제미니 12호(1966년), 아폴로 8호(1968년, 인류 최초 달 궤도비행), 아폴로 13호(1970년) 등 전설적 비행을 지휘했다.


총 715시간5분(29일 19시간 5분)의 우주체류 기록은 스카이랩 선발대가 등장하기 전까지 인류 최장기 우주기록이었다.

 

아폴로 13호는 1970년 4월 11일 발사되어 달 착륙을 노렸으나, 55시간 46분 뒤 서비스 모듈 산소탱크 폭발로 미증유의 위기를 맞았다. ‘670g 이하로 식수 제한’, ‘섭씨 3도 이하 저온’, ‘과도한 이산화탄소 농도 속 필사적 사투’란 극한 속에서 로벨과 동료들은 NASA 지상관제소와 협업으로 귀환 성공, 이를 ‘성공적 실패(Successful Failure)’로 남겼다.


임무 지속시간은 5일22시간54분41초였으며, 200,000마일(약 320,000km) 떨어진 무중력 속에서 인류가 경험한 한계의 시험장이기도 했다. 또 1970년 4월 인류 사상 최장 거리(400,171km)까지 비행한 유인 우주선 기록을 갖고 있다.

 

 

인류 우주개척사…냉정과 용기의 리더십


로벨의 가장 탁월한 업적은 위기에서 빛난 리더십과 인간적 품성이었다. NASA 청장 대행을 수행중인 션 더피는 “로벨의 용기와 낙담하지 않는 정신이 미국을 달로 이끌었고, 잠재적 참사를 배움의 기회로 바꿨다”며 “수백만 명의 꿈에 불을 지폈다”고 평가했다.

 

영화 ‘아폴로 13’(1995, 감독 론 하워드, 주연 톰 행크스)도 실제 임무와 리더십, NASA의 협업 역량을 대표한다. 영화 제작자 론 하워드는 “지성과 배짱, 책임감의 롤모델이자 미국이 배출한 최고의 인간형이며 우리 모두의 영원한 영웅”이라며 추도했다.

 

개척정신의 상징, 가족 사랑의 본보기


해군사관학교 졸업 뒤 7000시간 이상 시험비행사로 활약한 로벨은 1973년 NASA·해군에서 은퇴 후, 통신·운송 산업에서 경영자로 일하며 일리노이주에 정착했다.


동년배 최고령 생존 우주비행사이자, 71년을 동행한 아내 마릴린(2023년 8월 별세)과의 사랑은 달 표면 ‘마운트 마릴린’으로도 영원히 기록됐다. 로벨이 아폴로 8호 미션에서 그녀를 기려 달 산에 이름을 직접 붙인 것이 과학계 자료에도 남아 있다.

 

 

우주 개척사의 마침표…그리고 영원한 영웅


로벨의 죽음으로 NASA 초기 인류 우주개척사의 또 한 명의 산증인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NASA 및 세계 각국 우주기관, 언론, 영화계 인사들은 “실패를 누구보다 위대하게 승화시킨, 불굴의 인간 정신”을 기리며 애도를 표했다.

 

로벨은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저서 『실패 없는 성공(Lost Moon: The Perilous Voyage of Apollo 13)』(1994)에서, “우주에는 완벽이 없다. 예기치 못한 위기에 우리는 창의와 협력, 낙관적 태도로 맞서야 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김시민 기자 newssp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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