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궁내정] 이란, 중동 전역 공격 속 터키 제외한 이유…NATO 핵기지·외교 생명줄 지킨 '고차원 계산'

  • 등록 2026.03.03 00: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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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이란은 2026년 3월 1일 이스라엘과 걸프 6개국(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요르단, 이라크를 향해 미사일·드론 100여 대를 동시 발사하며 보복했으나, 터키 내 미군 기지인 인치를릭과 퀴레치크는 철저히 회피했다.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Reuters, aljazeera, straitstimes, fdd.org, wsws.org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누락이 우연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분쟁을 피하기 위한 테헤란의 계산된 전략적 결정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터키는 수십 년간 미군이 사용해 온 아다나 인근의 NATO 공군기지인 인질리크와, 이란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있는 NATO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이 장착된 터키 중부의 퀴레직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앙카라는 퀴레직의 레이더 데이터가 이스라엘과 공유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이 시스템의 존재는 오랫동안 테헤란과의 긴장 요인이 되어왔다.

 

인치를릭은 NATO 핵 공유 프로그램 하에 B61 핵폭탄 50여 기를 보관 중이며, 퀴레치크는 이란 미사일 탐지 레이더로 작동해 공격시 NATO 제5조 발동 확률이 90%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선택이 "고비용 전략 도박"을 피한 결과로 평가한다.

터키는 이란 천연가스 공급의 15%를 의존하며, 2026년 중반 파이프라인 계약 만료를 앞두고 경제적 상호의존이 높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월 28일 美·이스라엘 공습을 비난하며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했고, 피단 외무장관은 1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란 핵 협상 준비됐으나 공격은 잘못"이라며 중재 의지를 밝혔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와 피단의 1월 30일 통화·회담 등 5회 이상 백채널 대화가 이란의 자제 요인으로 작용했다.

 

걸프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분석가들이 저위험 "메시지 전달 작전"이라고 묘사하지만, 터키 영토에 대한 공격은 훨씬 더 위험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란의 타격 대상 27개 미군 기지 중 터키 제외는 군사적 손실 최소화 전략이다. 걸프 공격으로 UAE 두바이·제벨 알리 항만 피해 발생했으나 터키 공습 시 난민 100만명 유입·경제 손실 500억 달러 추산돼 테헤란이 피했다는 전략적 계산의 산물이다.

 

앙카라대학교의 이란 문제 전문가인 아리프 케스킨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행동은 앙카라로부터 대칭적 보복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 이는 분쟁을 통제 가능한 한계를 넘어서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 타격은 NATO 전쟁 유발, 이란 고립 심화"라 분석했다.

NATO 회원국을 공격하는 것은 동맹국 조약 5조를 발동시킬 수도 있는데, 이는 한 동맹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 방위 조항이다. 워싱턴 소재 중동연구소의 고눌 톨은 "현 시점에서 터키와 같은 NATO 회원국을 공격하는 것은 미군 인력이 주둔하는 다른 국가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보다 이란에게 훨씬 더 큰 위험을 의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이란의 최후 생명줄이라 포기 못함"이라고 지적한 것. 결과적으로 이란은 메시징 보복에 그쳐 확전 리스크를 70% 낮췄다.

​앙카라 이란연구센터의 소장인 시난 시디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걸프 국가들은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의존해왔으며, 이러한 가정은 터키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터키 내 어디든 표적으로 삼을 전략적 동기도 의도도 없다. 그러한 행동의 위험은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테헤란에게 극도로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군사적 계산을 넘어, 이란은 터키를 실행 가능한 마지막 외교 채널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을 모두 비난하며, 당사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터키 외무장관 하칸 피단은 이전에 워싱턴과 테헤란 사이의 중재 작업을 해왔으며, 1월 알자지라에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테헤란은 "핵 문제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케스킨은 AFP에 "이란은 긴장 완화와 외교적 중재에서 터키의 잠재적 역할을 계속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터키를 공격하는 것은 대화가 여전히 중요한 시점에 그 채널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은 또한 앙카라를 "적대 진영"으로 밀어낼 위험이 있는데, 이는 유럽과 중동을 잇는 터키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테헤란이 감당할 수 없는 전망이다.

 

포브스 분석가 귀네이 일디즈는 "터키는 이란의 위기 상황에서 다른 어떤 지역 행위자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잃을 것도 더 많다"고 분석했다. 터키 외무장관 피단의 이란 안보 기관과의 비공식 연결 고리는 격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앙카라대학교 케스킨 교수는 터키에 대한 이란의 자제는 "선의의 문제가 아니라 매우 다층적인 전략적 계산의 결과"라고 결론지었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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