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5년 9월 26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6,643.70으로 마감하며 올해 28번째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12.8%로, 40년 장기 연평균(9.3%)과 비교해도 상당한 초과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주간 단위 기준으로는 0.3%조차 하락하는 ‘숨 고르기’ 구간도 나타났다.
FRED St. Louis Fed, CNBC, Reuters, CNN, Forbes, FinancialModelingPrep, Yahoo Finance에 따르면, 주요 월가 전략가들은 연말 예상을 줄줄이 상향조정 중이다. 몬트리올은행(BMO)은 S&P 500의 연말 목표치를 기존 6,700에서 7,000으로 올렸고, 골드만삭스 역시 9월 말 6,600에서 6,800으로 상향했다. 두 곳 모두 ‘7,000클럽’에 합류하면서, 강력한 강세장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과열 논란…CAPE 비율, '닷컴버블' 수준 근접
하지만 랠리 배경에는 심각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드리워진다. S&P 500의 Shiller CAPE(10년 평균순이익 대비 주가) 비율은 38~40까지 치솟아 닷컴버블(2000년)의 고점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도 “주식가격이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고 공개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에서는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 20개 중 무려 19개가 시장을 ‘통계적으로 비싸다’고 평가했고, 4개는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 중 49%가 주식으로, 2000년 IT버블 때보다 높은 사상 최대치”라고 강조했다.
미국 가계, 사상 최대 주식 편중... 위기의 외줄타기
미국 가계는 2분기 기준 금융자산의 45%를 주식에 배분하고 있다. 직접 소유 기준으로만 봐도 전체 미국 기업 주식의 38%를 가계가 보유한다. 2025년 상반기 동안 가계의 순주식매수 금액은 4250억 달러에 달했고, 연기금 등 간접투자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더욱 커진다.
미국 내 62%의 성인이 주식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완전히 회복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AI 열기 등으로 강세장이 당분간 지속되더라도, 주가 하락시 가계 취약성 또한 사상최대"라고 경고한다.
매그니피센트 7 집중...S&P 500 급상승의 그림자
지수의 급등 이면에는 ‘매그니피센트 7’(Nvidia, Apple, Microsoft, Meta, Alphabet, Amazon, Tesla)으로 대변되는 초대형 테크 7종의 쏠림 현상이 있다. 이들 7개 종목이 S&P 500 전체 시가총액의 34~36%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지수 상승분의 약 41%를 단독 견인했다.
미국 증시에서 500개 기업 중 소수의 대형주가 지수 전체 방향을 좌우하는 ‘집중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매그니피센트 7'의 시가총액은 영국·캐나다·일본 증시 전체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에 달한다.
실제로, 2025년 기준으로도 S&P 500 종목 중 43%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소수 대형주’가 지수 성적을 왜곡하는 비대칭 시장을 시사한다.
전략가, '뉴 노멀' 논쟁 속 강세론 유지
이같은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월가 전략가들의 전망은 강세론 일색이다. BMO의 브라이언 벨스키는 "AI 버블은 아직 멀었고, 이익의 견고함과 시장의 확산,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증시 신뢰도를 뒷받침한다"며 1990년대 ‘골디락스’ 환경의 귀환까지 언급했다.
골드만삭스, 도이치방크, BMO 등 주요 IB들은 “AI 기반의 신수익 성장과 경제 구조 변화가 밸류에이션의 ‘뉴 노멀’을 설계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이터 기준으로 시장은 역사상 가장 위험한 구간의 문턱에 진입 중임을 각종 지표들이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