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9일(현지시간) 고액 자산가 대상 이민 프로그램 '트럼프 골드카드'가 출시 열흘 만에 13억 달러(약 1조9,000억원)어치 판매됐다고 발표했다. 백악관 행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대해 "13억 달러"라고 답변하며, 이는 미국 경제에 즉각적인 재정 수입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카드는 지난 10일부터 신청 접수를 시작한 부자 이민 프로그램으로, 개인은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원)와 1만5,000달러의 처리 수수료를 내면 미국 영주권 또는 체류 허가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기업이 외국인 직원을 후원할 경우 200만 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전체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추산할 때 현재까지 1,300명 이상이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카드를 "기본적으로 그린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자 "스테로이드를 맞은 그린카드"라고 표현하며, "기업들이 카드를 구매해 인재를 미국에 데려와서 미국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판매 수익이 전액 미국의 부채 감소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법적 논란: 위헌 논쟁과 전문가 비판
그러나 골드카드는 출시 직후부터 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이민 전문가들은 의회 승인 없이 행정명령만으로 새로운 이민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는 새로운 비자 프로그램은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톨릭 대학 법학저널(CU Law Review)의 분석도 "트럼프 골드카드는 이민법(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에 명시된 범위를 벗어나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설한 것으로, 헌법적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B-5 투자이민 전문가들은 "새로운 비자 유형은 반드시 의회에서 입법 승인을 받아야 하며, 행정명령만으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경고했다.
시장 반응: 예측시장, 91% 확률로 '판매 제로' 전망
시장 반응은 더욱 회의적이다.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에 골드카드를 단 한 장도 팔지 못할 확률이 91%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13억 달러 판매 주장은 "최종 승인과 결제 완료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실제 거래 완료 수치와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마켓은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는 신청 접수나 예약 단계의 수치일 뿐, 실제 완료된 결제와 승인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중 이민 정책 비판: 부유층과 일반 이민자 간 이중 기준
비판론자들은 골드카드가 부유층에게만 신속한 영주권 통로를 제공하면서, 일반 이민자들에게는 엄격한 심사를 요구하는 이중 이민 시스템을 고착화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날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 심사를 대폭 강화해 최근 5년간의 SNS 계정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일반 이민자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했다.
법적·시장적 리스크와 정책적 논란
트럼프 골드카드는 출시 초기부터 법적·시장적 리스크와 정책적 논란에 휩싸이며, 실제 판매 실적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민 제도의 근본적 개편은 의회 승인이 필수이며, 시장 역시 행정부의 발표를 신뢰하기보다는 법적 절차와 실제 거래 완료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