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제너레이티브 AI ‘제미나이(Gemini)’를 축으로 사상 첫 연간 매출 4,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단숨에 ‘AI 인프라 대장주’로 올라섰다. 동시에 연간 2,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의 설비투자를 예고하며,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오픈AI·메타 등과의 ‘AI 컴퓨팅 패권전’ 2막을 열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실적: 매출 4,030억 달러, 순이익 1,320억 달러의 의미
blog.google, theverge, cnbc, tradingeconomics, fortune, stockanalysis에 따르면, 알파벳은 2025년 연간 매출 4,030억 달러(약 584조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00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같은 해 순이익은 1,320억 달러(약 191조원)에 달해, 2023년 736억 달러, 2024년 900억 달러대(시장 컨센서스 기준 추정)를 크게 상회하는 이익 레벨로 점프한 것으로 평가된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5년 4분기 매출 1,138억3,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2.82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알파벳은 연매출 규모에서 전통 제조 공룡들을 대부분 제치고, 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연 매출 4,000억 달러 클럽’의 한 축을 굳힌 셈이다.
성장 엔진: 제미나이·클라우드가 끌고, 검색이 받쳤다
이번 실적의 1차 동력은 AI와 결합한 클라우드 사업이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한 약 18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2024년 11월 출시된 ‘제미나이 3’가 기업용·개발자용 워크플로에 빠르게 안착하며, 고부가가치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너레이티브 AI 서비스의 외형 성장은 사용자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애플리케이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24년 10월 6억5,000만명에서 현재 7억5,000만명으로 단기간에 1억명 가까이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AI 검색·챗봇 서비스들이 2,200만~3,000만명 수준의 월간 이용자 또는 10억건 내외 월간 질의량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구글이 플랫폼 관성 위에서 AI 트래픽을 대규모로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 캐시카우인 검색 사업도 견조했다. 챗GPT,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AI 스타트업들의 공세 속에서도 구글 검색의 분기별 매출이 약 630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법무부와의 반독점 소송 과정에서 “애플 사파리의 구글 검색 트래픽이 22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지만, 전체 검색 관련 매출은 2025년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05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AI 인프라 베팅: 연 1,800억 달러 CAPEX, “격차를 구조적으로 벌린다”
게다가 알파벳은 사상 최대 호실적을 발판으로 ‘투자 2배 전략’을 선언했다. 알파벳이 제시한 2026년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는 1,750억~1,850억 달러(약 268조원)에 달한다. 이는 2025년 910억~930억 달러보다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로, 데이터센터·GPU·전용 AI 칩(TPU)·광케이블 등 AI 인프라 전반에 대한 공격적 투자 의지를 드러낸다.
미 법무부와의 온라인 검색 독점 소송에서 알파벳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것도 ‘투자 드라이브’의 배경이다. 미 연방법원은 2025년 9월 판결에서 구글에 대해 독점적 검색 배포 계약 종료, 일부 검색 데이터 경쟁사 공유 등 시정조치를 내리면서도, 법무부가 요구한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강제 매각은 기각했다.
이로써 구글은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에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되는 대가로 연간 200억 달러 이상을 지급하는 기존 계약을 유지하게 됐고, 이 ‘사파리-구글’ 검색 동맹은 월스트리트저널, 더 버지 등 주요 매체에서 “양사 모두에게 전략적 승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의 처방은 그러나 ‘조건부 승리’에 가깝다. 구글은 더 이상 검색과 제미나이 AI를 묶은 독점적 기본 탑재 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일정 범위의 검색 인덱스·사용자 상호작용 데이터를 ‘자격 있는 경쟁자’에게 공유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애플·모질라 등과의 검색 제휴를 유지하게 해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검색 경쟁사의 진입장벽을 일부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주가·밸류에이션: ‘엔비디아 다음’ 4조 달러 클럽
실적과 규제 리스크 완화가 맞물리면서 주가도 크게 움직였다. 알파벳 주가가 2025년 한 해 동안 65% 급등하며 엔비디아에 이어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800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실제로 미국 나스닥에서 알파벳 클래스 C(GOOG)는 2026년 2월 4일 기준 333.34달러에 마감한 뒤, 대규모 투자 예고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반영되며 시간외 거래에서 326달러 안팎으로 조정을 받았다.
같은 날짜 기준 클래스 A(GOOGL) 주가는 335달러대에서 거래되며, 1년 전 대비 약 60% 이상 상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이 같은 re-rating은 시장이 알파벳을 단순 광고·검색 기업이 아닌, 엔비디아와 견줄 만한 ‘AI 인프라 플레이어’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략적 시사점: ‘AI 검색’ 재편기, 구글의 딜레마와 기회
AI 검색 경쟁 구도는 이미 재편이 시작됐다. 링크드인·전문 분석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은 약 90%에 달했고, 당시 검색 광고 매출만 1,620억 달러 수준으로 알파벳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4~2025년 사이 챗GPT, 퍼플렉시티 등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가 수억 명 단위의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사용자는 검색 결과가 아닌 ‘답’을 찾는다”는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구글 스스로도 AI ‘오버뷰(Overview)’를 검색 첫 화면에 올리며 이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용자가 광고·링크를 클릭하기 전에 AI가 답을 먼저 제공하는 구조로, 단기적으로는 검색 광고 클릭률 둔화와 트래픽 재배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월가 애널리스트들을 통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일부 분석에선 2025년 구글 검색의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개별 검색 결과 페이지당 클릭·전환 지표는 ‘한 자리 수 초반’대로 성장률이 둔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빅테크 전문가는 "알파벳의 ‘연 매출 4,000억 달러 돌파’는 단순한 외형 성장의 기록이 아니라, AI 인프라·데이터·플랫폼 3박자를 모두 쥔 플레이어가 시장과 규제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전초전으로 읽힌다"면서 "1,800억 달러에 이르는 CAPEX는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릴 ‘공격 포석’이자, 동시에 AI 검색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스스로의 광고 모델을 잠식할 수도 있는 ‘위험한 베팅’이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