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거대 기술기업 알리바바가 2025년 9월 11일 역대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모델인 Qwen3-Next와 자회사 앤트그룹을 통해 개발한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R1을 동시에 공개하며 AI와 로봇공학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alizila, South China Morning Post, DEV Community, Tech Wire Asia, Dataconomy Media, The Verge에 따르면, Qwen3-Next는 1조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가진 초대형 언어 모델로, 기존 Qwen3 시리즈 모델 대비 연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장기 문맥을 이해하는 데 최적화된 혁신적인 모델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해당 모델은 8000억개 파라미터급으로 추정되던 전작보다 10배 빠른 처리 속도와 90% 낮은 훈련 비용을 실현했으며, 국내외 언어 이해, 복잡한 지시 수행, 다국어 처리 능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Qwen3-Next-80B-A3B 버전은 3억개 활성 파라미터만 사용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도입해 비용과 속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이로써 알리바바는 오픈AI의 GPT-4.5(5~7조 파라미터 추정)와 견줄 만한 첨단 모델 라인업에 진입하게 됐다.
로봇 부문에서는 앤트그룹 산하 샤오샹 앤트 링보 테크놀로지(Robbyant)가 개발한 R1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하이 ‘2025 인클루전 콘퍼런스’와 베를린 IFA 2025 기술 박람회에 공개됐다. 몸무게 110kg, 키 1.6~1.75m인 R1은 투어 가이드, 약국의 약 정리, 기본 의료 상담, 주방 업무 지원 등 다양한 일상 서비스 업무 수행이 가능하며, 특히 자사 대형 AI 모델을 기반으로 자율적 업무 계획과 실행 능력을 갖춘 점이 돋보인다.
다만 현장 시연 영상에서는 움직임이 다소 느린 모습을 보여, 기술 성숙도와 로봇 공학 분야에서의 도전 과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앤트그룹 측은 R1이 단품으로 판매되는 대신 ‘시나리오 솔루션’ 패키지 형태로 공급되며, 이미 상하이 역사박물관 등 기관에 납품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AI 모델과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는 미·중 무역 갈등과 기술 자립 정책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첨단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라는 전략적 행보의 일환이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약 3800억 위안(52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해 AI 분야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최근 발표된 알리바바 재무 결과에 따르면 AI 관련 제품군은 8개 분기 연속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클라우드 사업 역시 연간 26% 성장하여 회사 전체 매출 347억 달러를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이번 행보는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테슬라 등 선도 기업과의 경쟁을 공식화하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특히 로봇 분야에서는 테슬라 옵티머스와 직접 경쟁하며, AI 분야에서는 파라미터 수조 단위의 초대형 모델 개발을 통해 세계적 AI 경쟁 구도에 가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기술 완성도와 상용화 시점, 성능 최적화 등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향후 연구개발 진척과 시장 반응이 주목된다.
이번 공개는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모델에서 첨단 AI 및 로봇공학 분야로 전방위적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AI·로봇 상용화 및 산업화에 따른 글로벌 경쟁에서 중국산 AI와 로봇의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킬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