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궁내정] “반려견도 직계가족” 美 뉴욕 판결로 세계 반려동물 법적지위 '솔깃'…상속·양육권·정신피해배상 등 법제도 개선 '시급'

  • 등록 2025.06.24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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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고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최근 미국 뉴욕주 법원이 반려견을 ‘직계 가족(immediate family)’으로 인정해, 반려견 사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판결은 단순한 ‘재산’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 반려동물을 인정한 첫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국내외 주요 사례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의 법적 가족 인정과 상속, 호적 등재 등 현황을 살펴본다.

 

 

1. 미국 뉴욕주 판결: “반려견도 직계 가족” 법적 인정 첫 사례

 

2023년 7월, 뉴욕주 밀베이슨에서 닥스훈트 반려견 ‘듀크’가 횡단보도에서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호자 낸 디블레이스는 단순 재산 손실 배상에 그치는 기존 법률에 이의를 제기하며, 반려견을 가족으로 인정해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2025년 6월 뉴욕주 1심 법원 애런 매슬로 판사는 “반려견이 직계 가족으로 간주될 수 없다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서 매슬로 판사는 “듀크가 압사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충격은 단순한 재산 손실을 넘어선 정신적 고통”이라고 명시했다.

 

다만, 이 판결은 ‘목줄로 연결된 반려견과 함께 걷던 사람’이 사고를 직접 목격한 경우에 한해 적용되며, 법적 책임 범위가 제한적이다. 상급심에서 다른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

 

 

2. 유럽과 중남미: 반려동물 가족 인정과 양육권 분쟁 판례


2023년 콜롬비아 보고타 고등법원은 이혼한 부부의 반려견을 법적 자녀로 인정해 ‘양육권’ 분할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반려견이 가족 구성원이며, 이혼으로 인한 만남 제한이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지방법원은 2021년 이혼한 부부가 키우던 반려견을 한 달씩 번갈아 돌보도록 ‘양육권’을 분할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반려동물을 단순 물건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한 사례다.

 

프랑스는 이미 2014년 법 개정으로 반려동물을 ‘살아 있고 느끼는 존재’로 법적으로 인정, 이혼시 공동 양육권 주장이 가능해졌다.

 

페루는 2018년 지방 정부가 공중 보건상 이유로 가족이 키우던 돼지를 농장에 보내라고 지시했으나, 법원은 돼지를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해 이를 거부했다.

 

 

3. 반려동물 상속과 법적 보호: 미국·유럽·한국 사례


미국 대부분 주에서 ‘펫 트러스트(pet trust)’ 제도를 허용해 반려동물을 위한 유산 신탁 설정이 가능하다. 반려동물 전용 변호사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유산을 지정해 반려동물의 평생 돌봄을 보장한다.

 

독일은 유럽에서도 반려동물 선진국으로, 협회나 재단을 통해 반려동물 상속이 가능하다. 대표적 사례로 ‘군터 4세’라는 반려견이 약 4200억원의 자산을 상속받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한국에서는 민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분류돼 직접 상속은 불가능하다. 다만 유언장 작성, 펫 신탁 상품 활용, 재단 설립 등을 통해 반려동물 돌봄을 위한 재산 관리가 가능하다.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등이 펫 신탁 상품을 출시해 반려동물 전용 상속 수단을 제공 중이다.

 

 

4. 국내 판례 및 법적 인식 변화

 

2014년 서울중앙지법은 반려동물을 단순 소유물이 아닌 감정적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정해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2016년 대법원은 반려동물 피해에 대해 정신적 손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며,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을 법률적으로 반영했다.

 

 

5. 향후 전망과 사회적 의미


이번 뉴욕주 판결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법적 흐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을 단순 재산이 아닌 정서적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법적 보호와 권리 확대 논의도 활발하다.

 

특히 상속과 양육권, 정신적 피해 배상 등 영역에서 법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한국 역시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사회적 인식 변화에 발맞춰 법적 지위와 보호 강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펫 신탁, 재단 설립 등 다양한 우회적 상속 수단이 활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동물학대 사건이 빈번하며 동물의 법적 지위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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