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PLUTO) 모습.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2015년 7월 14일 촬영했다. 북극 지역이 맨 위에 있으며, 중앙 오른쪽 하단에는 밝은 톰보 레지오가 있고 왼쪽 하단에는 어두운 쿨루 레지오가 있다. [NASA]](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311/art_17420428541724_0ae5c7.jpg)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태양계의 행성이 모두 아홉 개였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그리고 명왕성이었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라고 달달 외우던 기억이 난다.
미국에서 어린 초등학생들은 ‘My Very Educated Mother Just Served Us Nine Pizzas.’라고 외운다. 이 문장 단어들의 대문자로 표시된 첫 자가 바로 Mercury, Venus, Earth, Mars, Jupiter, Saturn, Uranus, Neptune, Pluto 행성 이름의 첫 자와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명왕성이 빠져서 모두 여덟 개의 행성이 태양을 공전하고 있다.
명왕성(Pluto)은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가 발견한 이후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이 새로운 행성 정의를 채택하면서, 명왕성은 공식적으로 행성에서 제외됐다.
2006년 8월 24일, IAU 총회에서 태양계 행성의 정의를 3가지 기준으로 명확히 규정했는데, 명왕성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IAU가 태양계 행성의 정의를 다시 규정한 이유는 명왕성 발견이후 유사한 천체가 속속 발견되더니, 급기야 크기는 명왕성 정도지만 질량이 훨씬 큰 에리스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결국 행성이란 용어를 재정립하고 명왕성을 왜소행성으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명왕성, 카론, 히드라, 닉스를 뉴호라이즌스가 촬영한 이미지. 명왕성과 카론의 크기비율은 비슷하나 나머지 4개의 위성은 일치하지 않는다. [NASA]](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311/art_174204285474_2230ca.png)
행성이라고 불릴 수 있는 자격 요건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태양의 주위를 공전해야 한다. 둘째, 천체가 구형을 이룰 수 있도록 충분한 질량을 가져야 한다. 셋째, 자신의 궤도를 방해하는 어떤 천체도 없어야 한다. 즉 공전 궤도 주변에서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
명왕성은 태양을 공전하므로 첫째 조건을 만족한다. 또 명왕성은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고 구형 형태를 유지하므로 둘째 조건도 충족한다.
셋째 조건이 문제였다. 명왕성은 해왕성 궤도와 일부 겹쳐 있으며, 카이퍼 벨트(Kuiper Belt) 내에 위치해 다른 천체들과 중력적 상호작용을 많이 한다. 즉, 태양 주위를 돌면서 주변 궤도를 지배할 만큼의 강한 중력을 가지지 못했다. 따라서,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명왕성은 왜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됐다.
현재 태양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왜행성은 다음과 같다. 명왕성(Pluto)을 필두로 세레스(Ceres), 에리스(Eris), 마케마케(Makemake), 하우메아(Haumea)가 있다.
2006년 미국은 태양계의 가장 외곽 행성인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를 발사했다. 그러나 바로 그 해 여름 명왕성은 태양계의 행성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으로 강등됐다.
명왕성이 지구에 알려진 지 76년만에 태양계 행성의 족보에서 빠진 셈이다.
20세기가 되면서 명왕성의 발견은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던 미국의 자존심이었다. 하지만 명왕성의 행성 지위 박탈은 미국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다. 미국인이 발견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인정받은 우주강국으로서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는 역사적인 사건이 됐다. 이후 미국의 일부 우주학자들은 아직도 명왕성의 복권을 위해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명왕성은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의 40배나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태양 빛이 닿는데 무려 다섯 시간이나 걸린다. 명왕성은 지구의 약 1/5 정도의 크기밖에 안 되는데 그래도 5개나 되는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명왕성의 위성은 1978년 제임스 크리스티가 발견한 카론, 2005년 발견된 닉스와 히드라, 2011년 발견된 케르베로스, 2012년 발견된 스틱스이다.
![20세기가 되면서 명왕성의 발견은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던 미국의 자존심이었다. 하지만 명왕성의 행성 지위 박탈은 미국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다. [NASA]](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311/art_17420428551373_4d4120.jpg)
명왕성 외에도 태양계에서 다음 행성 후보로 거론되는 천체들은 어떤 별들이 있을까.
주로 카이퍼 벨트(Kuiper Belt)와 산란원반(Scattered Disk), 그리고 오르트 구름(Oort Cloud)에 위치한 천체들이다.
아직 태양계에서 공식적으로 행성이 추가되지 않았지만, 세드나, 콰오아, 오르쿠스, 고블린, 그리고 행성 9이 주요 후보군이다. 향후 천문학 기술이 발전하면 태양계에 새로운 행성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세드나(Sedna)는 2003년 발견된 왜행성 후보로, 명왕성보다 더 먼 궤도를 돌고 있다. 공전 주기가 약 1만1400년으로 태양계에서 가장 긴 주기를 가지고 있다. 오르트 구름과 카이퍼 벨트 사이에 위치해, 새로운 행성 발견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천체다.
둘째는 콰오아(Quaoar)로 2002년 발견된 왜행성 후보로, 지름이 약 1100km로 명왕성과 비슷한 크기다. 현재 NASA에서 행성 가능성을 연구 중이다.
셋째는 오르쿠스(Orcus)로 명왕성과 공전 특성이 비슷하며, 명왕성의 '쌍둥이 천체'로 불린다. 위성 '반타(Vanth)'를 보유하고 있다.
넷째 고블린(The Goblin, 공식명 2015 TG387)은 2015년 발견된 외곽 천체로, 태양에서 1200AU(천문단위) 떨어진 곳까지 이동하는 별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태양계 천체 중 가장 멀리까지 가는 천체 중 하나다.
다섯째 행성 9(Planet Nine, 제9행성)은 2016년 칼텍(Caltech) 연구팀이 태양계 외곽에서 '미지의 거대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발견됐다. 질량이 지구의 510배이며, 태양을 10,00020,000년 주기로 공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직접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일부 소행성 궤도 이상 현상으로 인해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