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슈퍼볼 무대에서 오픈AI의 챗GPT 광고 도입을 정면으로 풍자한 앤트로픽의 공격적 캠페인이 단기간 이용자 증가로 직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월간 활성 이용자(MAU)와 시장 점유율을 감안하면, 이번 ‘11% 점프’는 상징성은 크지만 구조적 판도 변화를 말하기엔 이른 수준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슈퍼볼 이후 수치로 본 ‘광고 효과’
2월 14일(현지시간) CNBC, 테크크런치, ainvest, mexc에 따르면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앤트로픽이 최근 미식축구 '슈퍼볼'에서 해당 광고를 내보낸 이후 일일활성사용자(DAU)가 11%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오픈AI 챗GPT DAU는 2.7%, 구글 제미나이는 1.4% 늘어나는 데 그치며, 단기 성장률만 놓고 보면 클로드가 경쟁사를 압도했다는 진단이다.
스마트폰 데이터 분석업체 앱피겨스(Appfigures)는 미국 앱 마켓에서 클로드 앱이 슈퍼볼 전후 3일간 다운로드 11만2000건에서 14만8000건으로 32% 급증했다고 집계했다. 이 여파로 클로드 앱은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가 41위에서 7위까지 치솟으며 출시 이후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웹사이트 방문자 수도 6.5% 증가해, TV 광고가 모바일·웹 트래픽을 동시에 견인하는 ‘플로우 이벤트’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광고 비즈니스’ 정조준한 블랙코미디 전략
이번 광고는 AI에게 인생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엉뚱한 상업 광고에 노출되는 위험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어머니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아들에게 데이팅 사이트를 추천하거나, 운동 효과를 빨리 보고 싶다는 질문에 키 높이 깔창 광고가 튀어나오는 식으로, AI 안에 탑재된 광고가 사용자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정조준했다.
광고의 직접적 겨냥 대상은 최근 미국 무료·저가 요금제에 광고를 도입한 오픈AI의 챗GPT다. CNBC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내부 메시지와 인터뷰를 통해 “광고는 재미있지만 기만적이고 부정직하다(deceptive and dishonest)”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광고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자사 광고 모델이 ‘조롱의 타깃’이 되는 상황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은 셈이다.
단기 ‘11% 점프’ vs 장기 시장 구조
BNP파리바와 앱피겨스, 관련 리서치들을 종합하면, 이번 슈퍼볼 캠페인은 클로드의 단기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시장 전체 스케일에서의 격차는 상당하다. 가상자산·테크 전문 매체 및 투자 리포트 일부는 클로드의 MAU를 2억~3억명 수준으로 추정하는 반면, 챗GPT와 제미나이는 합산 7억~9억명대 MAU를 기록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챗GPT가 미국 생성형 AI 챗봇 시장 점유율 50% 이상, 구글 제미나이가 15% 안팎, 클로드는 3% 내외에 머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픈AI 내부 지표도 여전히 ‘체급 차이’를 뒷받침한다. CNBC·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이달 초 직원들에게 챗GPT의 월간 성장률이 다시 10%를 넘어서며, 주간 활성 이용자가 8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페이스북·유튜브급 플랫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단일 서비스 기준으로는 여전히 압도적 선두다.
슈퍼볼이라는 초대형 이벤트를 통해 클로드가 ‘주목받는 2군’에서 ‘톱10 대중 브랜드’로 올라선 것은 분명하지만, 절대적 트래픽과 사용자 기반에서는 여전히 챗GPT·제미나이와 상당한 격차가 남아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모델 업그레이드와 결합된 ‘더블 드라이브’
슈퍼볼 광고 효과는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 출시와 맞물리며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앤트로픽은 2월 5일(현지시간) ‘클로드 오퍼스 4.6(Claude Opus 4.6)’을 공개하면서, 장기 작업 지속 능력·코딩 성능·대용량 문서 분석 등에서 전작을 상회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스 에이전트 벤치마크 등에서 금융 분석·리서치 업무에 특화된 성능을 보여줬다는 점도 강조 포인트였다.
링크드인 등에서 공유된 분석에 따르면, 클로드 오퍼스 4.6은 금융 애널리스트 업무, 장기 프로젝트 관리, 대형 코드베이스 디버깅 등 ‘실무형 에이전트’ 시나리오에서 강점을 보이며,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업무 파트너로 포지셔닝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테크크런치 등 IT 매체는 슈퍼볼 광고로 대중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오퍼스 4.6으로 전문가·기업 사용자를 공략하는 ‘투트랙 성장 전략’이 구조적 이용자 확대를 노리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빅테크 전문가는 "이번 슈퍼볼 캠페인은 AI 챗봇 3강(챗GPT·제미나이·클로드) 간 경쟁에서 ‘성능’ 못지않게 ‘비즈니스 모델’과 ‘신뢰 브랜드’가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단기 지표로만 보면 앤트로픽의 도발은 성공적이었지만, 시장 지배력과 수익 구조 측면에서 챗GPT·제미나이와의 거리, 그리고 ‘광고 없는 AI’를 얼마나 장기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