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현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고 AI 생태계 혁신을 위한 대규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도 함께 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협력의 일환으로 최신 GPU(Graphics Processing Unit) 26만197대를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 현대차, 네이버 등 국내 대표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중 네이버에는 6만대, 삼성전자, SK, 현대차에는 각각 5만대씩 배정됐으며, 나머지 5만대는 한국 정부에 공급된다. 이는 현재 국내 보유 GPU 4만5000대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시장 가치는 약 78억 달러(한화 약 14조8000억원)로 추산된다.
이번 GPU 공급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SK, 현대차는 해당 GPU를 활용해 AI 팩토리 구축, 반도체 공정 디지털 트윈, 자율주행·로봇 등 피지컬AI(실제 하드웨어 기반 AI)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기반 AI 모빌리티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과기정통부와 함께한 양해각서(MOU)를 통해 산학연 협력도 강화하며, KISTI 등 연구기관과의 슈퍼컴퓨터 연계, AI RAN(지능형 무선접속망) 상용화 등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AI 및 피지컬AI 분야 전반의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엔비디아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추진하는 AI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엔업(N-UP)’ 확대, 엔지니어 현장 실습 교육 강화 등 중장기적 협력도 모색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AI 혁신의 속도를 담당한다면, 한국은 그 속도를 활용해 혁신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최적의 파트너”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협력은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도’로 도약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블랙록,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대형 AI 허브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엔비디아의 참여로 인프라·기술·투자가 선순환하는 생태계 구축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한국은 세계에서 기술 인프라와 제조 역량이 독보적인 국가”라며 “한국이 AI 산업 혁명을 주도하는 핵심 허브가 될 잠재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영상기술과 e스포츠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AI 적용 범위와 깊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급될 GPU는 엔비디아의 최신 세대인 ‘블랙웰(Blackwell) B200’ 칩이 주를 이루며, 높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로 AI 연구개발 및 산업 현장 자동화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글로벌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대규모 공급은 한국 AI 경쟁력 강화에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2027년까지 AI 인프라와 데이터 센터에 65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전방위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와 연산 시설 구축이 예정돼 있어, 이번 엔비디아 협력이 국내 AI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