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안경이 미래의 핵심 인터페이스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AI 안경이 없는 사람들은 향후 인지적 불리함(cognitive disadvantage)에 직면할 것"이라는 강한 경고를 내놨다.
CNBC, PYMNTS, TechCrunch, BrandXR 등의 매체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이 같은 메시지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공개됐으며, 웨어러블 AI 시장의 글로벌 경쟁 구도와 더불어 폭발적인 성장세가 확인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저커버그 "AI 안경 없으면 인지적 불이익"… 차세대 플랫폼의 주도권 선점 선언
저커버그는 "안경이 AI를 위한 이상적인 폼팩터(form factor)”라며, “하루 종일 사용자의 시각·청각 정보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상호작용하고, 음성대화와 맥락 인식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시력을 교정하지 않으면 불편하듯, 향후 AI 안경이 없으면 업무와 일상, 경쟁에서 심각한 인지적 불이익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안경이라는 웨어러블이 스마트폰 이후의 컴퓨팅 플랫폼을 선점할 것이란 메타의 장기 전략을 반영한다.
실적으로 입증된 폭발적 성장… 매출 3배 급증, 200만대 판매 돌파
실제 메타가 패션 브랜드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와 공동 개발한 ‘레이밴 메타(Ray-Ban Meta)’ AI 스마트 안경은 2025년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로 급증했다. 누적 판매 대수는 2023년 10월 출시 이후 200만대를 돌파했다. 2025년 상반기 에실로룩소티카의 전 세계 매출은 162.5억 달러(약 21조4000억원)를 기록하며, 이 중 레이밴 메타 안경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기의 가격은 기본형이 299달러, 편광렌즈 329달러, 트랜지션(변색렌즈) 379달러, 도수 추가 시 160~300달러가 붙으며, 글로벌 15개국 이상에서 판매된다. 메타는 2026년부터 연 최대 1000만대 생산체계를 구축해 수요 증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레이밴 메타 안경은 12MP 카메라로 1인칭 사진·영상 촬영, 실시간 방송, 오디오·뮤직·통화·메시지 등 AI 기반 멀티모드 서비스, 4시간 사용과 32시간 충전 케이스 제공, 실시간 4개 국어 번역·음악 인식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리얼리티랩스의 심각한 누적 손실… 미래를 건 도박
메타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 부문은 AI 안경·VR사업을 총괄하지만, 2025년 2분기 3억7000만 달러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만 45억3000만 달러에 달했다. 2020년 말 이후 누적 손실은 700억 달러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저커버그는 “AR/AI 안경 개발에서 수년은 앞서 있다”며, ‘홀로그램 인터페이스’와 실시간 AI 지원이 가능한 미래형 스마트 안경을 메타가 가장 먼저 대중화할 것임을 자신한다.
구글, 애플, 오픈AI까지… AI 안경 전쟁 '불붙는다'
시장의 지각변동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 애플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애플 AI 스마트 글래스’를 준비 중인데, 카메라·마이크·AI 탑재와 시리(Siri) 연동, 음성 비서·음악·통화·실시간 번역 등 메타와 유사한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애플은 이미 올해 말까지 대량 프로토타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오픈AI는 아이폰 탄생을 이끈 조니 아이브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65억 달러에 인수하며, AI 중심의 차세대 소비자 기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오픈AI와 아이브의 첫 제품은 콘텍스트 인지형 AI 기기로, 기존 웨어러블과 차별화되는 혁신적 사용자경험을 예고했다.
글로벌 AI 안경 시장, 2030년 82.6억 달러로 뛴다
AI 안경을 포함한 글로벌 AR 글래스 시장은 2024년 19억3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27.3% 성장해 2030년에는 82억6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메타가 현재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독주 중이지만, 애플·구글·오픈AI 등 빅테크들의 진입이 본격화되며 18개월 안에 경쟁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