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칼럼] 덴버 박물관 지하 230미터서 6750만년 前 공룡화석 발견…영화 '쥬라기 월드'와 어떤 연관?

  • 등록 2025.07.11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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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 에너지 시추 중 ‘역대급’ 화석 발굴…백악기 말 생태계의 비밀을 드러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미국 콜로라도 덴버 자연과학박물관(Denver Museum of Nature & Science) 주차장 지하 763피트(약 233m)에서 675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의 공룡 화석이 발굴됐다고 cbsnews, Denverite 등의 해외매체들이 보도했다.

 

이 화석발굴은 박물관이 천연가스 대신 친환경 지열 에너지 도입을 위해 약 1000피트(305m)까지 시추를 진행하던 중 올 초 1월경에 발견됐다. 지열 프로젝트란 박물관의 천연가스 시스템을 친환경 지열 냉난방으로 대체하는 혁신적 시도이다.

 

화석은 고대 진흙층과 함께 석탄 조각(공룡이 먹었을 식물 잔해로 추정)과 함께 발견됐으며, 이는 덴버 시 경계 내에서 발견된 가장 깊고 오래된 공룡 화석으로 기록됐다.

 

박물관 지구 및 우주과학부장 패트릭 오코너 박사는 “시추 작업 중 화석이 발견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이번 발견은 과학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어떤 공룡이었나?…테스켈로사우루스 vs 에드몬토사우루스

 

박물관 과학자들은 이번 화석이 초식 공룡인 테스켈로사우루스(Thescelosaurus) 또는 에드몬토사우루스(Edmontosaurus)와 유사한 척추뼈 일부라고 밝혔다.

 

테스켈로사우루스는 북아메리카 후기 백악기 서식했으며, 길이 3~4m, 무게 200~300kg에 달하는 일반 육식동물 정도의 공룡이다. 좁은 부리, 다양한 이빨(뾰족한 앞턱 이빨 6쌍, 잎 모양의 볼 이빨), 근육질의 몸, 다섯 손가락, 네 발가락, 길고 뻣뻣한 꼬리가 특징이다. 후각·균형감각은 뛰어나지만 청각은 약한 편이다.

 

에드몬토사우루스는 하드로사우루스류(오리주둥이 공룡)이며 북미 전역에 서식했다. 길이 최대 12m, 무게 4톤 이상의 초거대공룡이다. 집단생활을 하고, 장거리 이동에 적합하며 다양한 식물성 먹이를 섭취했다.

 

 

덴버 분지, 백악기 말 생태계의 창


화석이 발견된 덴버 분지는 약 6750만년 전, 대멸종 직전 마스트리흐트절(Maastrichtian) 후기 백악기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다.

 

이 지역은 트리케라톱스, 토로사우루스, 에드몬토니아, 파키케팔로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등 다양한 공룡이 서식했던 곳이다.

 

 

‘지열’과 ‘고생물학’의 만남…과학적·환경적 의미


이번 발견은 단순한 화석 발굴을 넘어, 도시 한복판에서 백악기 말 생태계와 환경변화, 지질학적 역사를 동시에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시추공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6750만년 전 공룡 화석을 찾아낸 것은 확률적으로 극히 드문 ‘로또급’ 발견이라는 평가다.

 

패트릭 오코너 덴버 자연과학박물관 지구 및 우주과학부장은 “이처럼 시추 작업 중 공룡 화석이 발견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이번 발견은 과학적, 역사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해가돈 덴버 자연과학박물관 지질학 큐레이터 역시 “이 화석은 대멸종 직전의 생태계와 환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창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도심 한복판, 박물관 주차장 지하에서 6750만년 전 공룡의 흔적이 발견된 이번 사건은 과학적 우연과 환경 혁신이 만들어낸 ‘21세기형 고생물학 드라마’라 할 만하다. 이 발견은 덴버가 백악기 말 생태계의 중요한 단서이자, 도시와 자연,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교차점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영화 ‘쥬라기공룡’(Jurassic World) 등장하는 공룡과 실제 발굴 화석 비교


2025년 덴버 자연과학박물관에서 발견된 화석은 테스켈로사우루스(Thescelosaurus) 또는 에드몬토사우루스(Edmontosaurus)로 추정된다. 이 두 종은 모두 백악기 말 북아메리카에 실제로 서식했던 초식공룡이다.

 

반면, 최근 개봉한 쥬라기공룡(‘Jurassic World’ 시리즈)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파라사우롤로푸스(Parasaurolophus), 인도미누스 렉스(Indominus rex, 가상 혼합종), 모사사우루스(Mosasaurus) 등의 공룡들이다.

 

즉 이번 덴버 박물관에서 발굴된 화석은 최근 쥬라기공룡(‘Jurassic World’) 영화에 등장하는 공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영화 속 공룡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대형 육식공룡이나 특수효과를 위한 가상 혼합종이 주를 이루며, 실제 이번 발굴에서 확인된 테스켈로사우루스와 에드몬토사우루스는 영화의 주요 캐릭터가 아니다. 다만, 에드몬토사우루스는 게임 등 부가 콘텐츠에서 등장한 바 있으나, 이는 영화와는 별개다.

 

공룡전문가는 "이번 화석발굴과 영화 속 공룡은 직접적 연관이 없다"면서 "영화의 흥미 요소와 실제 고생물학적 발견은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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