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궁내정] 강수확률 80%의 진짜 의미…"비가 80% 확률로 온다" No, "100번 반복됐을 때 80번 비왔다" Yes

  • 등록 2025.11.18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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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기상 예보에서 흔히 접하는 ‘강수확률 80%’라는 수치는 많은 사람들이 ‘비가 올 것’이라는 직관적 예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비가 80% 확률로 온다"는 뜻이 아니다. 강수확률이란, 과거와 비슷한 기상 조건이 100번 반복됐을 때 80번 실제로 비가 내렸다는 경험적 통계에 근거한 예측치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수확률은 일반적으로 0.1mm 이상의 강수가 내릴 확률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강수확률 80%라면, 같은 조건이 100번 존재했다고 할 때 80번 비가 온 기록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수확률은 강수량(내리는 비의 양)이나 강수 지속 시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한 지역 총 면적의 80%에 비가 온다는 뜻도 아니며, 하루 24시간 중 80% 시간 동안 비가 내린다는 의미도 아니다.​

 

‘강수확률’이란 무엇인가

 

Britannica, 영국왕립기상학회 RMETS, isnTimes에 따르면, 강수확률 예보(PoP, Probability of Precipitation)는 1960년 미국에서 시작돼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부터 도입됐다. 기상청은 0~100% 사이의 수치를 10% 단위로 발표한다. 미국 기상청에서는 PoP의 공식 산출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PoP = C × A (C: 예보자의 예측 신뢰도, A: 강수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비율)​

 

예를 들어, 예보자가 80% 확신을 갖고 50% 지역에 비를 예측하면 PoP는 40%가 된다. 이는 예보자의 신뢰도(확신 정도)와 지역적 확장성을 모두 감안하는 방식이다. 실제 예보에서는 최신 기상 모델과 과거 빅데이터를 활용해 산출한다.​

 

‘비 올 확률’에 대한 대중의 오해와 통계


일반적으로 강수확률에 대해 ‘해당 지역 전체의 80%에 비가 내린다’거나 ‘하루의 80% 시간 동안 비가 내린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오리건주 연구에 따르면, 일반 시민 중 절반 이상이 강수확률의 이벤트 정의(내 위치에 비가 오는지, 지역 전체에 대한 확률인지 등) 자체를 오해하고 있으며, 단순히 퍼센트(%)를 실시간 예측으로 받아들인다.​

 

국내 기상 예보의 정확도 통계는 강수유무정확도(ACC)로 산출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강수유무정확도는 90.9%에 달했으며, 월별로는 86~97% 수준이다. 하지만 강수확률이 높다고 해도 실제 비가 안 올 수 있으며, 낮을 때도 갑자기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예보가 ‘불확실성’이 내포된 통계적 추정치임을 보여준다.​

 

해외 사례…기상청, 언론, 시민 이해도


세계적으로도 강수확률과 관련한 오해는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영국왕립기상학회(RMETS)는 ‘30% 강수확률’이 시간의 30%, 면적의 30% 등으로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지정된 시간/장소 기준으로 ‘비가 올 확률이 30%’임을 강조한다. 미국 기상청과 언론은 강수확률 공식과 대중의 오해에 대해 반복적으로 설명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기상 과학자들은 대중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예보의 ‘통계적 기초’와 ‘불확실성’을 함께 강조하는 교육 자료와 기사 작성, 예보 방식의 개선 등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즉 ‘강수확률 80%’는 오랜 통계에 기반한 경험적 예보치로, 반드시 ‘비가 확실히 온다’는 뜻이 아니며 해당 확률만큼 예측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독자들은 예보 수치의 본래 의미와 통계적 산출 방식, 그리고 예보의 불확실성을 이해해 생활 속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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