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기상 예보에서 흔히 접하는 ‘강수확률 80%’라는 수치는 많은 사람들이 ‘비가 올 것’이라는 직관적 예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비가 80% 확률로 온다"는 뜻이 아니다. 강수확률이란, 과거와 비슷한 기상 조건이 100번 반복됐을 때 80번 실제로 비가 내렸다는 경험적 통계에 근거한 예측치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수확률은 일반적으로 0.1mm 이상의 강수가 내릴 확률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강수확률 80%라면, 같은 조건이 100번 존재했다고 할 때 80번 비가 온 기록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강수확률은 강수량(내리는 비의 양)이나 강수 지속 시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한 지역 총 면적의 80%에 비가 온다는 뜻도 아니며, 하루 24시간 중 80% 시간 동안 비가 내린다는 의미도 아니다.
‘강수확률’이란 무엇인가
Britannica, 영국왕립기상학회 RMETS, isnTimes에 따르면, 강수확률 예보(PoP, Probability of Precipitation)는 1960년 미국에서 시작돼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부터 도입됐다. 기상청은 0~100% 사이의 수치를 10% 단위로 발표한다. 미국 기상청에서는 PoP의 공식 산출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PoP = C × A (C: 예보자의 예측 신뢰도, A: 강수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비율)
예를 들어, 예보자가 80% 확신을 갖고 50% 지역에 비를 예측하면 PoP는 40%가 된다. 이는 예보자의 신뢰도(확신 정도)와 지역적 확장성을 모두 감안하는 방식이다. 실제 예보에서는 최신 기상 모델과 과거 빅데이터를 활용해 산출한다.
‘비 올 확률’에 대한 대중의 오해와 통계
일반적으로 강수확률에 대해 ‘해당 지역 전체의 80%에 비가 내린다’거나 ‘하루의 80% 시간 동안 비가 내린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오리건주 연구에 따르면, 일반 시민 중 절반 이상이 강수확률의 이벤트 정의(내 위치에 비가 오는지, 지역 전체에 대한 확률인지 등) 자체를 오해하고 있으며, 단순히 퍼센트(%)를 실시간 예측으로 받아들인다.
국내 기상 예보의 정확도 통계는 강수유무정확도(ACC)로 산출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강수유무정확도는 90.9%에 달했으며, 월별로는 86~97% 수준이다. 하지만 강수확률이 높다고 해도 실제 비가 안 올 수 있으며, 낮을 때도 갑자기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예보가 ‘불확실성’이 내포된 통계적 추정치임을 보여준다.
해외 사례…기상청, 언론, 시민 이해도
세계적으로도 강수확률과 관련한 오해는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영국왕립기상학회(RMETS)는 ‘30% 강수확률’이 시간의 30%, 면적의 30% 등으로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지정된 시간/장소 기준으로 ‘비가 올 확률이 30%’임을 강조한다. 미국 기상청과 언론은 강수확률 공식과 대중의 오해에 대해 반복적으로 설명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기상 과학자들은 대중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예보의 ‘통계적 기초’와 ‘불확실성’을 함께 강조하는 교육 자료와 기사 작성, 예보 방식의 개선 등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즉 ‘강수확률 80%’는 오랜 통계에 기반한 경험적 예보치로, 반드시 ‘비가 확실히 온다’는 뜻이 아니며 해당 확률만큼 예측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독자들은 예보 수치의 본래 의미와 통계적 산출 방식, 그리고 예보의 불확실성을 이해해 생활 속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