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조직론] “노크하세요" 닫힌 방문과 팀의 침묵
퇴근 후 집에 오니, 아이 방문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다. 매직으로 또박또박 눌러 쓴 글씨. 그 아래에는 <절대 금지>라고 적힌 그림까지 정성이 가득하다. “노크하세요.” 쌍둥이 중 한 명이 자기 방문에 붙여둔 쪽지였다. 그런데 다른 아이 방에는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았다. 심지어 방문도 활짝 열려 있다. 같은 집, 같은 엄마,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쌍둥이인데 한 아이는 닫힌 문 앞에 선명한 경계선을 그었고, 다른 아이는 여전히 열려 있는 문으로 아무렇지 않게 나를 맞이한다. 처음에는 솔직히 서운했다. ‘내가 언제 그렇게 함부로 들어갔다고.’ 회사에서는 수백 명의 교육 과정과 조직문화를 설계하며, 리더들에게 심리적 안전감과 자율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구성원의 감정과 행동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정작 집에서는 아이 방문 앞에 붙은 종이 한 장에 때문에 마음이 혼란스럽다. 강의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말하던 ‘존중’이 아이 방문 앞에 서는 순간 무기력해진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회사 어딘가에도 저런 쪽지가 붙어 있는 건 아닐까. 말 없는 팀원의 등에, 회의실 문 앞에, 혹은 리더가 아무렇지 않게 열고 들어가는 누군가의
- 정화연 스페이스-인사이트너
- 2026-07-1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