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메타가 뭐야?” 딸아이가 학원 건물의 광고 현수막을 가리키며 물었다. ‘메타 학습법’ 이라는 단어가 필자에게도 생소하여 제미나이의 고견을 여쭈었더니 상당히 고차원적 답변이 돌아왔다. ‘메타 학습법이란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을 뜻하며, 여기서 메타 란 한단계 위에서 바라보는 것을 뜻한다.’ 7살 딸아이의 쉬운 이해를 위해 날아가는 ‘매’를 ‘타’고 저 멀리 하늘에서 바라보는 것이 ‘매타’ 란다 라는 회심의 드립을 날리자 딸아이는 조용하고 침착하게 시선을 피했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고 이내 분위기 타개를 위해 방안을 모색하던 중 불현듯 필자의 머릿속에 얼마전 알게 된 ‘메타 프롬프팅’ 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 AI활용의 메타 프롬프팅 AI가 보편화된 지금 상당수의 직장인들은 AI에 업무를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보고서나 이메일 작성, 요약과 번역 등의 1차적 업무는 사람보다 AI가 더욱 좋은 output을 보여주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이러한 업무를 사람이 직접 하는 것과 AI를 사용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은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AI 사용은 default이고 어떻게 하면 AI를 더욱 의미 있게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이불 밑으로 낯선 손님이 불현듯 찾아왔다. 급작스러운 통증과 함께 낮은 비명이 입술사이로 새어 나왔고, 온 몸은 이내 경직되었다. 하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힘을 빼고 평정을 되찾아야 한 다는 것을. 옆에 곤히 자고 있는 아내와 딸이 원망스러울 만큼 고통스러운 사투를 홀로 이어가던 중 갑자기 스르륵 사라지듯 자취를 감추었다. 이런 ‘쥐’다. 아침에 눈을 뜨니 아직도 종아리가 얼얼했다. 일어나자마자 안아달라는 딸아이에게 ‘쥐가 나서’ 안아 주기 힘들다 하니 귀엽게도 ‘쥐’가 어디 있냐고 되묻는다. 어원을 찾아보니 실제로 쥐가 갑자기 파고든 것처럼 근육이 꿈틀대고, 쥐가 문 것처럼 급작스러운 통증을 유발하여 명명되었다 한다. 쥐가 났을 때 ‘야옹’을 외치면 된다는 후배의 말이 어느정도 합리성이 있었음을 깨닫는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뭐 때문에 쥐가 난 걸까? ◆ 수축과 이완의 밸런싱 우리 몸의 근육은 뇌로부터 송출되는 전기신호로 움직이는데, 일반적으로 ‘수축’과 ‘이완’ 두 종류의 전기신호를 통해 움직임이 제어된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이완’은 ‘늘인다’ 라기 보다는 ‘수축하지 않는다’ 에 더욱 가까운 의미라 할 수
“많은 전문가들이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즉 범용인공지능에 도달하는 것은 5년 후가 될지 모른다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상위 단계인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즉 사람을 뛰어넘는 고도의 인공지능에 도달하는 것은 얼마나 걸릴까요?” 필자의 AI 강의 중 청자들이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장면이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정답은 ‘1년’인데, 이유는 의외로 명쾌하다. AGI를 개발하는 데는 인간들의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테지만, ASI는 인간이 아닌 AGI가 직접 고민하고 개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 재귀적 자기 개선 (Recursive Self-Improvement) ‘재귀적 자기 개선(RSI)’이란 AI가 자기 자신의 능력과 구조를 스스로 분석 및 개선하여 반복적으로 더 똑똑해 지는 과정을 뜻하는 용어이다. 해당 용어는 사실 Generative AI의 초기 시절에 등장했는데, AI 스스로가 본인이 내린 답에 대해 오류를 발견하고 재실행을 통해 자기 수정을 하는 과정이 그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그런 RSI가 최근 더욱 관심을 받
“저는 이제 2년차 되는 신입사원인데, 요즘 PPT 제작에 주로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매니저 피드백을 받으면 AI를 이용해 수정 및 반영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하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과연 이게 내 실력일까? 작업 시간이 빨라진 건 사실이지만 과연 이게 나의 능력 성장에 도움이 되는 걸까?” AI 강의 중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 날아들었다. 직접 시간과 공을 들여 손수 PPT를 만들어온 기성 세대에게 있어 AI는 작업의 효율화를 가져다 준 마법 같은 존재이지만, 시작부터 AI와 함께하는 지금의 세대에게는 본질적 고민의 기회마저 앗아 가는 경험치 도둑처럼 느껴질 지 모른다. 기성세대에게는 반갑게 찾아온 손님이었던 AI가, 현세대에게는 주인행세를 하는 이른 바 주객전도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 발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와 수렴적 사고(Convergence Thinking) AI와 인간의 역할 논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발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다. - 발산적 사고: 하나의 문제에서 많은 아이디어로 넓게 확장하는 사고 - 수렴적 사고: 여러 아이디어 중 가장 적절한 답으로 좁혀가는 사고 초기의 G
“나는 한 글자씩 읽느라 힘든데 아빠는 어떻게 한 번에 쭉 읽어?” 취침 전 책을 읽어주는데 갑작스레 딸아이가 물었다. 본인은 한 글자씩 눈으로 쫓느라 바쁜데 대충 한번 쳐다보고는 술술 읽어내는 아빠가 신기하고도 얄미운 모양이다. “본하야. 앞을 한번 쳐다봐 봐. TV가 보이고 책장이 보이고 서랍이 보이지? 근데 본하는 이거 볼 때 하나하나 순서대로 봤어? 아니면 전체를 한 번에 봤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제법 대견스럽다. 7년의 삶을 통해 이제는 자연스럽게 한눈에 시야를 포착하듯, 책 읽는 연습도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문장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올 것이라는 그럴싸한 답변을 하고 나니 갑자기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근데 왜 꾸준히 읽어야만 한눈에 들어오지?’ ◆ 일상 다반사 1. 얼마 전 일반유치원에서 영어유치원으로 옮긴 학부모의 걱정을 들었다. 영어 실력은 쑥쑥 성장하는 것 같은데 갑자기 한글을 까먹은 것 같다고. 분명 이전 유치원에서 한글을 다 떼었다고 생각했는데 2개월 남짓 지난 지금 한글이 흐릿해 지는 거 같아 걱정이라 하소연했다. 2. 숏폼을 즐겨본다던 회사 후배가 있었다. 즐겨 본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분야의
“으이그. 그러니깐 고운 마음으로 박을 키웠어야지.” 권선징악의 대명사이자 고전 명작의 아이콘 ‘흥부전’을 읽던 딸아이가 혀를 차며 안타까운 듯 읊조렸다. 일부러 다리를 부러트린 놀부에 대한 복수심으로 제비가 재앙의 씨앗을 물어 다 준거라 생각했던 필자에게는 상당히 신선한 접근이었다. 박씨는 같았지만 키우는 자의 마음가짐이 달라서 내용물이 달라진 것이라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던 찰나 휴대폰 속 ‘Figure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생산 체재’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 예비 신부의 3대 신혼 가전 요즘 예비 신부들에게는 3대 신혼 가전 로망이 있다고 한다.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라면,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건조기’, 이 (없어도 될 것만 같은) 세가지 가전은 꼭 기억해두자. ‘내가 하면 되지 뭘 그런데 돈을 써?’ 라는 꼰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결혼의 꿈을 접어야 할 정도로 이 세 가전의 사용은 보편화 되었는데, 가만 보니 이 가전들의 공통점에서 익숙함이 느껴진다. 요즘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시간의 효율적 사용 선호’를 들 수 있다. 유투브 영상을 2배속으로 시청하다 그것조차 아까워 AI로 축약본을
유난히 실수가 잦았던 한주가 마무리되는 나른한 토요일 아침, 딸아이의 피아노 학원 보강으로 뜻하지 않은 여유가 생겼다. 집안을 둘러보니 저 멀리 분리 수거통이 눈에 밟힌다. 일주일이나 신경 써주지 않아 토라진 것 마냥 플라스틱 패트 병이 수거 통 틈 사이로 혀를 비죽 내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엉덩이를 끌고 분리수거장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직장인들이 생활의 흔적을 정리하고 있었고, 필자 역시 그 대열에 자연스레 합류하여 일주일을 복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실수도 분리수거가 필요하지 않을까?” ◆ 일주일을 버티는 직장인의 비애 일에 치여 사는 직장인, 특히나 육아를 병행하는 직장인이라면 일주일 중 피로도가 가장 높은 날은 금요일이 아닐까? 이유인 즉 슨 일주일 간 회사와 집에서 차곡차곡 쌓여온 많은 일들과 그 속의 실수들로 인해 감정 소모가 누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누적이 되었을까? 퇴근시간이 늦어 분리수거장의 굳게 닫힌 문을 뒤로한 채 양손 가득 박스를 들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직장인처럼, 왜 우리는 그날의 일들을 바로 풀지 못한 채 일주일 내내 품고 있는 것일까? 하루하루가 여유 있는 삶이라면 매일
“저 이번주에 당근에서 경도모임 가볼까 합니다. 부장님.” 가까스로 ‘당근’을 알아들은 나자신을 칭찬하느라 뒤의 ‘경도모임’을 예상조차 하지 못한 필자의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육아의 꽃이라 불리는 당근 중고마켓 어플의 heavy 유저였던 39도 매너남에게도 ‘경도모임’은 금시초문이었다. 촌스럽게 ‘경영도서관 모임’ 같은 고리타분한 단어를 떠올리다가 는 머쓱한 표정으로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 경찰과 도둑 90년대 생들이 학창시절에 즐겨하던 게임 중에 ‘경찰과 도둑’ 이라는 게임이 있다고 한다. 참가자들이 경찰 팀과 도둑 팀으로 나뉘어 서로를 추적하거나 숨으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역할 기반 게임인데, 이것이 작년 말부터 ‘소셜링’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로 유행을 타고 있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모여 놀던 기성세대의 집합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경도(경찰과 도둑)모임은 당근과 같은 소셜 플랫폼에서 출발한다. 서로 검증되지 않은 낯선 타인들이 성별, 나이 만을 포함한 공지 글 하나로 모여, 짧은 시간동안 게임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자유로이 교류한다. 물론 온도를 통해 매너 확인이 가능한 당근 platform을 통해 모집한다는 1
“요즘 운동회는 무조건 무승부로 마무리한데요. 지는 팀이 생기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생기고 자존감이 하락한다고 엄마들이 컴플레인 한다더라구요.” “저도 들었는데 요즘엔 상장도 교실에서 안 주고 따로 교장실로 불러서 개별적으로 전달한대요. 못 받은 애들이 상처받고 위축 될까봐.” 회사 점심시간, 예비 초딩 엄마들의 도파민 터지는 대화에 절로 귀가 기울여진다. 얼마 전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는 지인에게 ‘망원경으로 교실을 감시하는 학부모’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적잖이 충격이었는데, 이건 새로운 결의 충격이다. ◆ 빼앗긴 들의 학생들 아무리 학창시절이 즐겁다 해도 학교생활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학업과 사회성 두 측면에서 끊임없이 성장해야 할 아이들에게는 지속을 위한 자극제가 필요한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도파민’이다. 필자의 과거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도파민 유발 인자들이 있었다. 점심시간 대충 밥을 털어 넣고는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반 대항 축구시합을 하곤 했는데, 한 운동장에서 열 팀의 경기가 동시에 이뤄지는 혼돈의 카오스지만 기어이 골을 넣어 이겼을 때의 짜릿함은 오후 수업 내내 가라앉질 않았다. 선
‘우리는 지금 핵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시대에 살고있다.’ 아이들의 개인화가 걱정이라는 부모들의 한숨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새로운 세대의 사회 소통능력에 대한 기성세대의 불만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개인화는 이제 MZ세대를 정의하는 하나의 특성으로 자리잡았고, 소통과 협력을 미덕으로 삼는 기성세대에게는 여간 못마땅한게 아니다. ◆ 개인화 시대의 정착 칫솔마저 AI 칫솔이 나올 정도로 AI가 만연한 요즘, 개인화 마저도 AI로 인해 가속화 중인데, 바로 학습 방식의 변화 때문이다. 기존의 학습 방식이 사람들과의 관계(선생님과 학생, 선후배, 친구,등) 에서 사회화를 기반으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었다면, 요즘의 학습은 친절하고 상세하며 섬세한 AI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는 과정으로 변모하고 있다. 덕분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적 소모를 굳이 겪을 필요가 없으며, 온전히 개인에게만 집중하며 원하는 지식과 깨달음의 습득이 가능해졌다. 이에 효율성을 강조하는 요즘 세대에게 있어, 대면 사회화 과정은 시간과 감정이 소모되는 후순위적 선택이 되어버렸다. 인구의 감소 역시 개인화에 한 몫을 하고 있는데, 유치원과 더불어 초중고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