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드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이런 농담이 있다. 해군 출신 친구에게 “해군이면 수영 잘하겠네?”라고 물었더니, “넌 공군 나왔으니 하늘을 날겠구나!”라는 유쾌한 답변이 돌아온다. 공군이라고 하늘을 나는 것이 필수가 아니듯, 해군이라고 반드시 수영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섬이나 바닷가 아이들이 수영을 잘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반면 빌딩숲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수영과 거리가 멀 것 같다는 선입견도 존재한다. 사실 바다도, 동물원도 없는 강남 한복판에 ‘물개’가 산다는 얘기는 과장이 아니다. 강남(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아이들은 실제로 수영 실력이 남다르다. 왜일까?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들은 수영장을 기본 커뮤니티 시설로 갖추고 있다. 최근 신축 아파트는 물론, 리모델링 단지까지 실내외 수영장을 갖추는 것이 표준이 됐다. 이는 해외 고급 주거단지의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뉴욕 맨해튼의 하이엔드 콘도미니엄, 런던의 초고가 아파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레지던스 등 세계 주요 도시의 하이엔드 레지던스 역시 실내 수영장, 유아풀, 아쿠아클래스룸 등을 필수 커뮤니티 시설로 제공한다.
‘수영은 필수’ 강남 엄마들의 교육 공식…강남의 압도적 ‘수영 인프라’
강남에서는 “수영은 어릴 때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강남권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 상당수가 스포츠센터 혹은 아파트 내 커뮤니티 개인교습을 통해 수영을 배운다. ‘10세 전에 수영, 20세 전에 자전거, 30세 전에 운전면허’라는 속설처럼, 수영은 한 번 배우면 평생 몸이 기억하는 운동이다. 강남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수영을 익혀두면 건강, 체력, 안전까지 챙길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최근에는 아파트 내 수영장이 보편화되면서, 수영을 배우는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강남처럼 ‘동네마다, 아파트마다’ 수영장이 이렇게 보편화된 사례는 드물다. 이는 강남의 주거문화와 교육열, 그리고 커뮤니티 시설의 고급화가 결합된 결과다. 강남권 신축 고급 아파트의 커뮤니티 센터에는 수영장이 필수로 들어가고 있다.
오히려 수영장의 레인이 몇개냐, 길이가 얼마냐로 커뮤니티의 등급이 결정될 정도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를 비롯해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서초 그랑자이, 래미안 대치팰리스, 디에이치 아너힐즈 등에도 고급 수영장이 운영되고 있다.
실제 데이터로 본 ‘강남 물개’의 위력…‘수영 국가대표’ 박태환도 강남 출신
강남 학생들의 수영 실력은 각종 대회 성적으로도 확인된다. 전국소년체전, 전국체전 등에서도 강남권 학생들이 수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역 내 수영 인프라와 조기 교육의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 수영의 살아있는 전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도 강남 출신이다. 박태환은 강남구 도곡동에서 성장했고, 서울 도성초-대청중-경기고(강남구 소재)를 거쳐 단국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400m 자유형에서 금메달, 200m 자유형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의 성장 배경에는 강남의 풍부한 수영 인프라와 조기 교육 환경이 큰 역할을 했다.
강남권이 서울 수영 엘리트 인프라에서 중요한 공간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서울대표 선발전이 열리는 서울체육고 수영장과 잠실권 학생체육 시설, 올림픽공원 인근 스포츠 인프라는 송파 생활권에 있다. 대회장과 훈련장이 가까우면 이동시간, 보호자 동행, 반복 훈련의 비용이 줄어든다. 이것은 ‘강남 아이가 선천적으로 물개라서’가 아니라, 물속에서 보내는 시간을 만들기 쉬운 도시 구조 때문이다.
강남의 물개는 도시가 만든다
강남·서초·송파에 ‘물개가 산다’는 말은 문자 그대로의 통계적 사실이라기보다, 한 도시 문화에 대한 비유다. 물과 멀어 보이는 초고밀도 도시에서 아이들이 수영을 배우는 이유는 바다가 가까워서가 아니라, 물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가정이 구매하고 조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강남 3구에는 수영을 일상화할 수 있는 고급 주거 커뮤니티, 스포츠 시설, 조기교육 수요, 엘리트 훈련 기반이 비교적 밀집해 있다. 박태환이라는 압도적 상징도 이 생활권의 학교 이력과 맞닿아 있다. 결국 강남의 물개는 타고난 종족이 아니라, 수영장·교육비·이동시간·부모의 선택이 만든 도시적 산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