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3 (화)

  • 맑음동두천 14.1℃
  • 흐림강릉 19.2℃
  • 맑음서울 15.7℃
  • 맑음대전 16.8℃
  • 맑음대구 18.0℃
  • 맑음울산 17.4℃
  • 구름많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2℃
  • 흐림고창 17.5℃
  • 맑음제주 21.2℃
  • 맑음강화 15.9℃
  • 맑음보은 16.2℃
  • 구름많음금산 17.8℃
  • 흐림강진군 18.8℃
  • 맑음경주시 16.3℃
  • 맑음거제 18.4℃
기상청 제공

빅테크

[CEO혜윰] AFP "AI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CEO"…'2조 달러 상장' 앞둔 아모데이, 가장 논쟁적인 CEO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산업의 가장 역설적인 얼굴로 부상했다. AI의 파괴력과 통제 불능 위험을 경고하며 개발 속도 조절을 촉구하는 동시에, 자신이 이끄는 앤트로픽은 사상 최대급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2조 달러의 기업가치를 노리고 있다.

 

‘안전 우선’의 과학자형 경영자인가, 아니면 위험 담론까지 사업 전략으로 흡수한 냉철한 기업가인가. AFP가 “가장 눈에 띄지만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CEO”라고 규정한 배경에는 이 이중성이 자리한다.

 

5년 만에 2조 달러 문턱

 

nypost, cnbc, Reuters, bbc, france24, emeraldbook, iraqinews, straitstimes에 따르면, 아모데이가 2021년 여동생 다니엘라 아모데이 등과 공동 창업한 앤트로픽은 불과 5년 만에 AI 업계의 상징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앤트로픽은 2026년 5월 650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965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2월의 3800억 달러에서 석 달 만에 2배 이상으로 뛴 수치다. 당시 회사는 기업용 클로드(Claude) 수요를 앞세워 연환산 매출이 470억 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상장 시장의 기대치는 더 높다. 로이터가 입수한 IPO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2조 달러를 웃도는 가치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는 확정 공모가나 확정 기업가치가 아니라 시장에서 거론되는 목표치에 가깝다. 상장이 성사되면 AI 스타트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그리고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비용을 공개시장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정면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성장 속도만 보면 기대가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앤트로픽의 2025년 매출은 약 46억 달러로 전년보다 12배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손실은 420억 달러에 달했고, 영업비용은 126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컴퓨팅과 인프라 비용만 73억3000만 달러로 전년의 약 3배였다. 순손실에는 약 340억 달러의 비현금성 회계 조정이 포함돼 실제 영업 현금 유출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지만, AI 모델 경쟁이 얼마나 막대한 자본을 빨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속도를 늦추자”는 창업자


아모데이를 다른 빅테크 CEO들과 갈라놓는 것은 성장 목표보다도 AI 위험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방식이다. 그는 지난 9월 3800단어 분량의 글 ‘We Must Pace the Frontier’에서 “AI 모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 자체를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안전·정렬(alignment) 기술과 검증 체계가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따라잡을 시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그가 제시한 처방은 세 단계다. 먼저 기업 내부에 접근권을 가진 독립 제3자 평가단을 두고 모델·훈련 과정·안전 절차를 점검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의 선도 AI 기업들이 공통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 간 국제 공조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앤트로픽은 첫 단계인 외부 평가자 접근을 자사 차원에서 우선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글은 앤트로픽 전 연구원 제이콥 콕슨의 퇴사 직후 나왔다. 콕슨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모두 자기개선 능력을 갖춘 초지능 개발 경쟁으로 “우리 생명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발언이 AI 안전론의 진정성을 부각한 내부고발로 읽히는 한편, 앤트로픽 역시 같은 초대형 모델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한다.

 

문제는 ‘속도 조절’이 경쟁 중단과는 다르다는 데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AI 위험을 이유로 감속론을 내세우면서도, 경쟁사 오픈AI의 신모델 공세에 맞서 최근 오퍼스 5.5를 출시했다. 안전성 경고와 제품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아모데이의 노선이 기술 발전을 거부하는 금욕주의가 아니라, 안전 검증 비용과 기준을 산업의 공통 규칙으로 만들려는 ‘규제 선점’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A와의 거리, 인맥의 교차


AFP의 두 번째 기사는 아모데이와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EA)의 관계를 조명한다. EA는 개인의 돈·시간·재능을 어디에 투입해야 가장 큰 선을 만들 수 있는지를 증거와 이성에 따라 따져보자는 느슨한 사상·자선 운동이다. 세계 빈곤 퇴치, 공장식 축산에 따른 동물복지, 전 지구적 재난 위험 예방 등이 대표 의제로 거론된다.

 

아모데이는 자신을 EA 공동체의 일원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앤트로픽도 AFP에 “회사는 특정 운동이나 이념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적 연결은 분명하다. 자선단체 효과 분석기관 기브웰(GiveWell)을 2007년 공동 설립한 홀든 카노프스키는 과거 아모데이의 룸메이트였고, 현재는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이자 아모데이의 여동생인 다니엘라 아모데이의 남편이다.

 

EA의 가장 큰 오점으로 꼽히는 인물도 앤트로픽의 초기 자금 조달 과정과 연결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EA를 공개 지지했고, 초기 앤트로픽 투자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2024년 사기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뱅크먼프리드의 범죄와 EA 전체, 또는 앤트로픽의 안전 정책을 직접 동일시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과도하게 단순화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EA와 ‘실존적 위험’ 담론은 워싱턴의 정치적 갈등을 키우는 고리로 작동하고 있다. AFP는 트럼프 행정부 내 일각이 AI 재난론을 과장된 공포로 본다고 전했다. 반대로 아모데이 측은 첨단 AI가 사기 지원, 정보 조작, 코드 훼손 등 예상치 못한 행태를 보일 수 있다는 자사 실험 결과를 들어, 위험 경고를 단순한 철학적 공포가 아니라 실제 제품 배포 이전에 검증해야 할 경영 과제로 규정한다.

 

국방 충돌이 드러낸 경영 철학


아모데이의 ‘안전 우선’ 기조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장면은 미 국방부와의 충돌이다. 앤트로픽은 자사 AI가 자율무기나 대규모 국내 감시에 쓰이는 것을 막는 안전장치를 해제하라는 요구를 거부했고, 미 국방부는 지난 3월 회사를 국가안보 공급망 위험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조치로 국방부 계약을 수행하는 정부 협력업체들의 앤트로픽 기술 사용이 제한됐다.

 

아모데이는 AI 기반 무기 자체를 원천 반대하지는 않지만, 현 세대 AI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자율무기 운용을 맡길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항소법원은 9월 국방부의 지정 조치를 유지하며 국방부 손을 들어줬다. 앤트로픽은 이 조치가 수십억 달러의 사업 손실과 평판 훼손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안은 아모데이를 둘러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를 압축한다. 지지자들은 국가안보 수요가 강한 상황에서도 자율무기와 대규모 감시의 선을 지키려 한 드문 창업자라고 본다. 반대 진영은 민간 AI 기업이 국가안보의 활용 범위를 사실상 결정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가 AFP에 아모데이를 “기술과 비즈니스에서 손꼽히는 전설적 인물”이라고 치켜세운 것도, 단순한 경영 성과가 아니라 AI의 군사·정치·윤리적 경계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장 후의 진짜 시험대


아모데이와 앤트로픽이 맞닥뜨린 본질적 질문은 단순하다. 안전을 말하는 AI 기업이 자본시장에서는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앤트로픽은 2025년 매출의 약 4분의 1이 두 고객사에서 발생했다고 투자설명서에 적시했고, 주요 고객들이 장기 계약에 묶여 있지 않아 지출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위험도 경고했다. 2025년 말 현금·현금성자산·단기투자 자산은 202억8000만 달러였지만, 향후 인프라 지출 약정은 5180억 달러에 이른다.

 

AI 안전론은 이제 윤리 선언을 넘어 비용·매출·규제·국방 계약·기업가치와 결합된 경영 변수가 됐다. 아모데이가 내세운 ‘속도 조절’은 연구실의 철학으로 끝날 수 없다. 외부 평가자가 실제로 어느 수준의 접근권을 갖는지, 위험한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때 매출 압박을 견딜 수 있는지, 군사적 활용의 금지선을 어디까지 지킬지가 상장 이후 검증될 것이다.

 

AFP가 포착한 아모데이의 ‘수수께끼’는 그의 개인적 성격보다, AI 시대의 기업이 떠안은 구조적 모순에 가깝다. 인류에 위험할 수 있다고 스스로 경고하는 기술을 가장 빠르게 상업화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안전장치를 지켜야 하며, 동시에 2조 달러 가치에 걸맞은 성장도 증명해야 한다. 아모데이의 다음 시험은 모델 성능 경쟁이 아니라, 이 세 목표가 실제로 양립할 수 있음을 시장과 사회에 입증하는 일이 될 전망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해킹으로 냉장고가 50도로 달궈졌다…프랑스 식품 공급망 덮친 ‘디지털 해동’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프랑스 슈퍼마켓 수백 곳의 냉장고와 냉동고가 밤새 식품을 녹이는 장비로 바뀌었다. 해커들이 냉장 설비 제어 시스템에 침입해 온도를 끌어올렸다. 일부 매장에서는 설비 온도가 최고 50도에 이르는 상태가 6시간 이어졌다.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이 대량 폐기됐고 화재도 발생했다. 결제망이나 고객정보가 아니라 식품을 보관하는 설비 자체를 겨냥한 공격이었다. 로이터, BBC, coolingpost, hvacrnews, CNN, xenospectrum에 따르면 공격은 현지시간 10월 11일 밤부터 12일 사이 발생했다. 인터마르셰와 네토, 쿠페라티브 위, 까르푸, 모노프리 등 여러 유통 체인이 영향을 받았다. 파리 검찰은 프랑스 주요 식품 유통업체의 인터넷 연결 냉장 설비를 겨냥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라며 수사에 착수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국가사이버보안청(ANSSI)에 조사를 지시했다. 이번 사건이 드러낸 취약점은 콜드체인이다. 식품을 생산·운송·보관·판매하는 동안 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공급 체계에서, 매장 냉장 설비의 제어권이 공격자에게 넘어갔다. 인터넷을 통한 원격관리는 여러 매장의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슈&논란] 삼성 오버이어 헤드폰 이름은 '갤럭시 스튜디오' 유출에 애플·소니 '긴장'…가격·사양·출시일은 미확정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삼성전자의 오디오 제품군이 이어폰에서 헤드폰으로 넓어질 조짐이다. 개발 정황이 포착된 오버이어 헤드폰에 ‘갤럭시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붙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gizmodo, economictimes.indiatimes, MacDailyNews, reuters, 9to5mac에 따르면, 제품이 실제 출시되면 삼성은 갤럭시 브랜드로 귀를 덮는 대형 무선 헤드폰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다만 이름부터 가격과 출시 일정까지 아직 삼성의 공식 확인은 없다. 미국 정보기술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10월 8일(현지시간) 안드로이드 개발자 Dy의 X 계정 ‘@evowizz’를 인용해 삼성의 오버이어 헤드폰이 ‘갤럭시 스튜디오’로 불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와 가젯360 등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디자인과 가격,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제보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 오디오 제품의 이름을 앞서 맞힌 이력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에 따르면 그는 개발 단계에서 ‘갤럭시 버즈 에이블’로 알려졌던 제품의 판매명이 ‘갤럭시 버즈 온’이라고 먼저 전했다. 삼성은 실제로 10월 1일 이 이름의 클립형 무선 이어폰을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