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흉기에 찔린 기장이 조종실 문을 열었다. 승객과 승무원이 공격자를 제압했고, 마침 기내에 타고 있던 다른 조종사들이 비행기를 착륙시켰다. 9월 30일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이 사우디아라비아 타북에 비상착륙하기까지의 경위다. ‘영웅 기장’의 이야기인 동시에, 위기 속에서 여러 사람의 대응이 이어져 참사를 피한 사건이기도 하다. 다만 부기장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급강하한 737 맥스8
사건이 발생한 항공기는 보잉 737 맥스8이었다. AP통신, 로이터가 항공편 추적업체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여객기는 두바이 출발 약 2시간 30분 뒤 고도 3만3000피트(약 1만58m)에서 1만7000피트(약 5182m)까지 약 1분 사이 급강하했다. AP는 항공기가 요르단 국경 부근에서 불규칙하게 선회한 뒤 약 1시간 후 타북에 착륙했으며, 방향타 대부분이 떨어져 나갔다고 전했다.
급강하 수치는 보도마다 다르다. 로이터는 여객기가 30초도 안 돼 약 1만4000피트(4267m) 하강했다고 보도했다. AP의 약 1분간 1만6000피트 하강과는 측정 구간과 인용 자료가 달라 보이는 만큼, 두 수치를 하나의 확정된 비행 기록처럼 섞어 쓸 수는 없다. 기체 손상의 정확한 경위 역시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문을 연 기장, 들어간 승객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이 로이터에 설명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국적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은 부기장에게 찔린 뒤 피를 흘리며 조종실 바닥에 쓰러진 상태에서도 문 개방 장치를 눌렀다. 그 문으로 들어간 승객과 승무원이 부기장을 제압했다. 당시 탑승 중이던 플라이두바이 소속 조종사 두 명이 이후 비행기를 타북에 착륙시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승객 야니브 하윤은 급강하를 막으려고 조종 장치를 당겼다고 AP에 말했다. 그러나 그의 조작이 하강을 멈춘 결정적 원인이었는지는 공개된 조사 결과로 확인되지 않았다.
마차르는 약 15년 경력의 보잉 737 기장으로, 로이터가 확인한 비행 경력은 약 9750시간이다. 인도 스파이스젯에서 11년간 근무한 뒤 2022년 플라이두바이에 합류했다. 인도 대사관은 그가 타북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탑승자들은 대체 항공편으로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테러’ 판단은 조사 이후에
이스라엘 측은 부기장이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그가 오만 국적이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월 1일 AP 보도 시점까지 부기장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플라이두바이 역시 사건의 근본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항공사는 조사 기간 이스라엘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 조종사의 신원 확인과 보안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남긴 당장의 과제는 부기장이 어떻게 흉기를 조종실에 반입했는지, 급강하와 기체 손상이 어떤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그리고 조사 당국이 범행 동기를 확인할 수 있는지다. 극적인 생존담과 별개로, 이 질문들의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