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구글이 AI 검색 답변에 활용한 콘텐츠의 대가를 언론사와 웹사이트에 직접 지급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약 100개 디지털 언론사에 조용히 보상을 지급했다고 더인포메이션이 보도했다. 이번 실험은 ‘검색 노출과 방문자 유입이 보상’이라는 기존 질서에 변화를 예고한다. 그러나 지급액이 업체마다 크게 다르고 계산 근거도 공개되지 않아, 콘텐츠의 가치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할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을 남겼다.
미국 테크매체 더 인포메이션이 9월 29일(현지시간) 보도한 구글의 ‘AI 기여 파일럿’은 콘텐츠가 AI 오버뷰, 검색의 AI 모드, 제미나이 앱의 답변 생성에 기여하면 참여 업체에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디지데이는 앞서 9월 14일 이 프로그램을 취재했고, 구글로부터 양질의 콘텐츠에 보상하는 방식을 시험하는 초기 단계의 사업이라는 설명을 받았다. 이는 모든 언론사에 적용되는 정식 보상 제도가 아니라, 일부 참여 업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보상의 폭은 ‘공통 단가’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넓다. 더 인포메이션 보도를 인용한 아스테크니카와 더버지에 따르면, 몇몇 소규모 사이트는 수개월 동안 1,000달러도 받지 못했다. 일부 중소 웹사이트의 지급액은 광고 매출의 0.1%에도 못 미쳤다. 반면 최근 참여한 한 업체는 수개월 만에 5만~6만 달러를 받았고, 초기 참여 업체 중 한 곳은 연간 지급액이 10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개별 사례이지 참여 업체의 평균 지급액이나 전체 지급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돈을 받는 기준도 일반적인 기사 인용료와는 다르다. 디지데이에 따르면 구글은 콘텐츠가 사용된 횟수 자체보다 AI 답변에 ‘상당한 기여’를 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참여 업체의 구글 서치콘솔에는 월별 수익을 보여주는 항목이 나타나지만, 어떤 기사에 얼마가 책정됐고 금액이 어떻게 계산됐는지에 관한 상세 내역은 제공되지 않는다.
이 실험이 주목받는 까닭은 검색의 경제학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검색 결과에 기사가 노출되고 독자가 링크를 눌러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흐름이 핵심이었다. AI가 검색 화면에서 답을 완성하면 콘텐츠는 답변을 만드는 데 기여하더라도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성인 900명의 2025년 3월 검색 기록 6만8,879건을 분석한 결과, AI 요약이 나타난 검색에서 일반 검색 결과 링크를 누른 비율은 8%로, AI 요약이 없는 경우의 15%보다 낮았다. AI 요약 안에 제시된 출처 링크를 누른 비율은 1%였다.
더 최근의 검색 결과 분석에서도 비슷한 방향이 나타난다. 어드밴스트 웹 랭킹이 집계한 2026년 7월 미국 데스크톱 검색 자료에서 첫 번째 일반 검색 결과의 클릭률은 전체 검색 결과 화면 기준 20.02%였지만, AI 오버뷰가 표시된 화면에서는 9.69%였다. 차이는 10.33%포인트, 상대적으로는 약 52%다. AI 오버뷰가 있는 검색 결과 화면의 74.3%에서는 일반 검색 결과 클릭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AI 오버뷰가 없는 화면에서는 그 비율이 53.6%였다. 다만 이는 서로 다른 검색 화면을 비교한 관측치이므로, 클릭 감소분 전부가 AI 오버뷰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글은 트래픽에 관해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구글 검색 책임자 리즈 리드는 2025년 8월 공식 블로그에서 검색이 웹사이트로 보내는 전체 일반 검색 클릭량이 전년 대비 비교적 안정적이며, 방문자가 곧바로 검색으로 되돌아오지 않는 ‘양질의 클릭’은 소폭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웹사이트로 향하는 클릭 총량에 관한 구글의 주장과, AI 요약이 나타난 개별 검색 화면의 클릭률을 측정한 외부 연구는 지표와 분석 단위가 다르다. 전체 유입이 안정적이더라도 특정 언론사의 유입이 줄어들 가능성은 남는다.
쟁점은 지급액의 크기만이 아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5년 12월 구글이 웹 출판사의 콘텐츠를 AI 서비스에 사용하면서 적절한 보상이나 실질적인 거부 선택권을 제공하지 않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위법 판단이 내려졌다는 뜻이 아니라, 거래 조건과 선택권이 경쟁법상 문제가 되는지를 살펴보는 절차다.
독일에서는 뮌헨 법원이 AI 오버뷰의 부정확한 서술을 단순한 제3자 검색 결과가 아닌 구글 자체의 표현으로 보고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다만 그 판단은 허위 내용에 대한 책임에 관한 것으로, 언론사에 콘텐츠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은 아니다.
결국 구글의 파일럿은 콘텐츠에 직접 돈을 지급할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그 돈이 잃어버린 방문과 수익을 얼마나 대체하는지는 보여주지 못했다. 일부 업체에는 의미 있는 신규 수익이 될 수 있고, 다른 업체에는 광고 매출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수입에 그칠 수 있다.
즉 언론사가 이 제도를 평가하려면 지급 총액뿐 아니라 어떤 콘텐츠가 어떤 답변에 기여했는지, 보상액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공개된 파일럿의 가장 큰 빈칸은 바로 그 검증 가능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