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당초 예정된 11월보다 빨리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두 회사가 사들이기로 한 주식은 합계 55조원 규모다. 문제는 매입 종료 자체보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시장에서 그 물량을 받아낼 다음 매수 주체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거래소 자료를 바탕으로 두 회사의 매입이 전체 계획의 약 80% 진행됐으며, 현재 속도라면 10월 중순께 끝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도로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시장에서 장기간 매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같은 매입, 다른 목적
삼성전자의 매입 예정액은 약 15조원, SK하이닉스는 40조원이다. 다만 두 거래를 동일한 주주환원책으로 묶어 해석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는 매입 목적을 임직원 주식보상이라고 밝혔고, SK하이닉스는 취득할 보통주 2407만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자는 주식을 확보해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계획이고, 후자는 매입 후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의 수량 기준 집계에 따르면, 9월 28일까지 삼성전자는 예정된 5328만5968주 중 4980만주, 즉 93.46%를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예정된 2407만주 중 1715만주를 매입해 진행률이 71.25%였다.
배당 기대와 매수 공백은 별개다
삼성전자가 예고한 대규모 주주환원은 또 하나의 변수다. 삼성전자는 2026년 주주환원 규모를 약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하고, 3분기에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3분기 배당은 10월 말 이사회에서, 나머지 환원의 방식과 규모는 2026년 실적이 확정되는 2027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제시한 연간 주당배당금 1만3046~1만6115원도 확정 배당액이 아니다. 3분기 배당을 주당 4604원으로 추산하고, 남은 주주환원 재원 55조~75조원을 전부 배당한다는 가정에서 나온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실제로는 남은 재원에 대해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환원 방식을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공백을 얼마나 줄일지도 규모를 나눠 봐야 한다. 매일경제가 금융감독원 공시를 집계한 결과, 9월 한 달간 코스피 상장사 18곳의 자사주 취득 결정액은 5685억원이었다. KT&G의 3600억원 취득·소각 계획 등이 포함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매입 계획 55조원을 대신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앞으로의 관전 지점은 자사주 매입의 마지막 날짜 하나가 아니라, 외국인 수급의 전환 여부와 4분기 메모리 업황, 그리고 삼성이 실제로 확정할 주주환원 방식이다.

































































